방사선은 꼭 원자력발전 혹은 핵폭발에 의하지 않고도 곳곳에 산재해 있다.
우주에서 날아들어오는 방사선이 있는가 하면 우리가 딛고 서있는 지표면 혹은 지구의 중심부에서도 방사선은 항상 존재해 있다. 이같은 것을 통틀어 부르는 환경방사선은 크게 자연방사선과 인공방사선으로 분류되며 자연방사선은 다시 우주방사선, 지표방사선, 대기방사선 등으로 나뉘어진다.
이같은 자연방사선은 핵폭발 혹은 핵분열에 의한 인공방사선에 비해 급박한 위험은 없다 하더라도 만성적 피해는 충분히 예견되고 있다. 즉 지나치게 일광욕을 오래할 경우 우주에서 날아든 자외선에 의해 피부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등이 그 예.
물론 환경방사선에서 가장 피해가 우려되는 것은 방사선낙진 등을 포함한 인공방사선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는 어떤 방사선에 어떻게 피폭되고 있는 것일까.
□ 우주방사선
우주에서 날아든 방사선과 이것이 지구대기 또는 지표물질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성시킨 방사성 원소의 방사능이 모두 이에 포함된다.
은하계에서 지구로 날아드는 방사선은 87%가 양성자, 11%가 α입자이며 2%가 전자 또는 원자번호가 2보다 큰 원자핵이라는 것.
우주방사선의 강도는 11년마다 급격히 증가해 과학자들은 이것이 태양의 흑점폭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같은 절대강도 변화 이외에 지구의 위도에 따라서도 지자기의 영향을 받아 방사선량은 상대적으로 달라지며 고도에 따른 변화도 크다.
예를들어 현재 미국대륙을 횡단하는 제트여객기는 고도11km의 높이로 비행, 왕복할 경우 탑승자는 2~5밀리렘정도 피폭되지만 지구궤도를 비행한 아폴로7호(1968년8월)의 경우 1백밀리렘, 달궤도까지 진출한 아폴로10호(1969년5월)우주인의 경우는 4백밀리렘이나 피폭됐었다는 것. 일반인의 1년간 허용피폭량 즉 피폭돼도 질병 등의 위험이 없는 최대방사선량이 5백밀리렘인 것을 생각하면 아폴로10호의 우주인들은 단시간내에 매우 많은 양의 방사선에 피폭되었음을 알수 있다.
일반인이 1년간 피폭되는 자연방사선은 평균 1백밀리렘. 또 가슴을 X선촬영할 때는 한번에 1백밀리렘, 위를 투실할 경우는 1천5백밀리렘의 방사선에 각각 피폭된다고 한다. 이때 사람이 일시적으로 2만5천밀리렘정도 피폭되면 적혈구의 일시적 감소현상이, 20만밀리렘에 피폭되면 머리털이 빠지는 증세가 각각 나타나게되며 1백~5백렘일때는 골수손상, 2천렘이상이면 중추신경파괴와 함께 심할 경우 사망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우주방사선은 또 지구로 내려오면서 대기중의 미세한 물질들과 반응, 2차방사선 핵종을 만드는데 그종류는 트리튬 탄소 14등을 포함, 20여종에 달하고 있다. 미국방사선 방호 및 측정위원회(NCRP)는 최근 지구궤도의 성층권에 약 6만8천kg의 탄소14 핵종이 분포되어 있다고 집계하기도 했었다. 이들 2차 방사선 핵종은 대기중에 떠있다 비에 씻겨 지표면으로 떨어지게 된다.
□ 지표방사선
지구가 탄생될 때 생겨난 많은 종류의 방사성 핵종중 지구의 연령으로 알려진 45억년보다 긴 반감기를 가진 핵종들은 여전히 지표에 방사선을 뿜어내고 있다. 현재 확인된 단독생성 지표 방사성 핵종은 22종으로 대부분 농도가 낮아 인체에 큰 위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표 방사성 핵종중 자연계에 가장 널리 분포되어 있는 칼륨40은 섭취경로를 통해 체중 70kg인 사람의 근육속에 평균 1백40g 정도씩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국제방사선방어위원회(ICRP)는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지표암석은 평균 2.8ppm의 우라늄을 함유하고 있으며 일부암석은 1백20ppm까지 함유한 경우도 있다는 것. 일반적으로는 화강암계열이 우라늄 함량이 높으며 석회석과 퇴적암은 함량이 낮다는 것이다.
또 인체에는 평균 1백~1백25㎍의 우라늄이 함유되어 있으며 하루 1㎍정도가 사람에 의해 섭취되고 배설된다는 것. 이와함께 우라늄 붕괴 계열의 대표적인 핵종인 라돈은 하루 26mBq이 인체에 섭취되고 있으며 이중 80%가량이 골격에 흡수돼 미세한 방사선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 UN 방사선영향에 관한 과학위원회의 보고내용이다.
□ 인공방사선
핵폭발 원자력발전소사고 등이 위해한 인공방사능의 주범.
지금까지 환경방사능을 가장 크게 오염시켰던 것은 1945~1962년 사이에 행해진 핵무기 실험이었다. 이때의 실험들로 대기에 74gBq(기가 베크렐, ${10}^{9}$ Bq)의 트리튬이 오염된 것으로 NCRP는 지적했으며, 이 때문에 인체조직 어패류 및 해초류가 크게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같은 대기중 핵실험은 전세계의 자연방사능을 10~15%가량 증가 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핵실험은 직경 50 × ${10}^{-6}$ m 이하의 분진을 방사능 오염시켜 낙진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들 먼지는 3만피트 이상의 상층대류권에까지 상승, 기류를 타고 폭발지점에서 수천km까지 이동하기 때문에 장기간 넓은 지역에 피해를 주게 된다는 것.
핵폭발 이외에도 방사능 유출사고는 도처에 상존해 있다. 주로 방사능 물질의 운반과 취급부주의에서 생기는 사고가 그것. 미국의 핵규제위원회(NRC)에 따르면 1975~1985년 사이의 10년동안 미국내에서는 모두 1천34건의 핵사고가 있었다는 것. 이중 운반사고가 1백67건, 취급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2백3건이었다.
이들 인공방사선은 특히 강력한 방사능을 유출하는데다 막대한 양의 낙진을 형성하기 때문에 자연방사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피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열린 미국핵의학회의 세미나에서는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인해 5천~1만명이 수년내 암으로 사망할 것이며 1만명의 갑상선암환자가 발생, 이중 1천5백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또 일부 서방학자들은 체르노빌 사고로 인해 심지어 10만명 가량의 암환자가 향후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 체르노빌 주변지역을 사고 당시 여행했던 여행객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흉부 X선촬영을 한번 했을 때의 50배가 넘는 1천5백밀리렘의 방사능에 피폭됐던 사실이 밝혀졌었다.
이밖에 현재 지구궤도위에 쏘아 올려지고 있는 우주선의 추진연료에도 핵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대기오염의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과학연구 및 의학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들도 처리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일반수로에 폐기할 경우 인체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