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이화여대 김재은 교수


우리나라에는 성교육이 있는가? 성교육에는 두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성 그 자체에 대한 교육이고 다른하나는 성과 삶, 성과 인격, 성과 사회생활등과 같이 성에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교육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적 의미의 성교육이란 옛날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왜냐하면 오랜동안 유교문화에 젖어왔기 때문에 성을 공개적을 다루는것을 금기로 삼아왔기때문에 성 그 자체를 거론할 수 없는 풍토였기 때문이다.

남녀가 7세만 되면 자리를 같이 해선 않되고 더구나 같이 논다거나 같이 공부할수도 없었다. 이런 금기는 여자쪽에 더 엄격하게 적용되었다. 이런 상황은 해방전까지 지속되어왔다고 할수 있다.
해방이 되면서 새교육 풍조가 불어와 학교에서 남녀합석이나 남녀공학이 시작되어 남녀 7세 부동석은 깨어졌다.

남녀간의 관계를 어떻게 새로이 맺어 가야하느냐에 대해서는 교육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미국이 대표하는 서구의 남녀관, 성관이 각종 매체를 타고 물밀듯이 들어와 기성개념은 여지없이 깨어지고 그를 대신할 대안이 없는 채 혼란에 빠졌다. 오늘날에야 성교육의 본질이 무엇이가 하는 진지한 질문을 앞에 놓고 심각하게 다루어야하는 시점에 와있음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성에대한 교육은 가정과 학교에서 하는 정상적인것이있고 각종 매체나 사회교육기관이 하는 비형식적인 교육도있다.

우리나라 가정에서의 성교육은 두가지 양태가 있다.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은 도시거주 중산층에서는 다소 개방적이면서 과학적인 근거로 소화시키려 노력하고있다.

그러나 도시의 저소득층이나 보수적인 농어촌에서는 도리어 부모들이 아이들에게서 현재의 성과 그에 관련된것을 배우고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10대 성교육은 어떻게 되고있는가를 살펴보자.

1982년에 문교부에서 각급학교의 성교육자료집을 편찬할 계획을 세우고 위원회를 구성하여 요강을 만들었다. 그뒤 1982년부터 83년에 걸쳐 서울특별시교육위원회에서 성교육 자료를 만들었다. 학생용과 교사용을 따로 만들었다.

국민학교 5,6학년에서 고등학교 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남녀 어린이의 2차 성장의 차이와 성장에 대한 바른 관리, 몸과 마음, 어린이의 성장, 아름다운 자연, 생물의 번식과 성장, 사람의 탄생과 혈연, 자연과 인간등의 단원으로 되어있다.

중학교에서는 사춘기의 특성, 남녀의 2차성징, 사춘기정서의 특징, 청소년의 생명력, 나와 우리집, 가족과 더불어, 나의 설계, 신체적 성숙과 성적관심, 성충동과 사고, 성행동 고민과 해결, 사춘기의 교우관계, 남녀의 교제, 밝은교제, 남녀의 정결의 의의, 정결의 중요성, 정결의 유지발전, 성역할 행동의 과정, 사춘기의 성역할, 성역할 성숙을 위한 준비와 지도, 성차의 본질, 남녀관계의 변천, 남녀의 협력과 조화, 생식과 번식의 신비, 인류의 번영, 자연과 인간의 관계등 25개 단원으로 되어있다.

고등학교에서는 신체성숙과 정신발달, 내일의 주인공으로서의 고교생, 개성신장과 청소년문화형성, 남자의 생리·위생, 여성의 생리·위생, 성적질병, 성과 인간, 성윤리와 인격, 생명의 시작-생명체로서의 성장, 유전, 만남에서 사랑까지, 사랑의 본질, 만남과 책임, 결혼의 의의와 조건, 결혼의 준비, 결혼생활, 인구의문제, 가족계획의실제, 임신과 그 증세, 분만, 임신의 조절, 육아와 건강관리, 가족관계, 가정의기능, 조화로운 가정생활등 26개 단원으로 되어있다.

국민학교 상급학년은 성장상의 변화에 수반하는 자연스러운 남녀 2차성징의 차이를 가르치고 중학교에서는 사춘기의 특징과 성적관심과 성역할을 주로 가르치고 고등학교에서는 성윤리와 결혼, 가정생활 등을 가르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 자료집에 흐르고 있는 주요목표는 인간생명의 존엄성에 비추어 이성을 존중하는 의식과 태도를 가르치고 사춘기의 심신발달과 성적관심·충동에 대한 이해와관리, 조절과 중화등을 가르치려고하고있다. 또 이성교제와 순결에 관련된 품성도야에도 중점을 두고있다는 점에서 성 그 자체보다는 성과 관련된 여러문제를 종합적으로 가르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있다.

어떻게 보면 과학성보다는 윤리성에 중점을 두며 구체적인 행동지침으로서 보다는 태도로서 지니도록 하는 것이 초점이되어있다. 따라서 약간 초점이 모호한 경향이 있다.

이상이 공식적으로 성교육을 펼치려는 방향이다. 그러나 이런 공식 교육방침보다는 10대 성교육 현실의 바탕이 훨씬앞서고 개방되어 있는 경향이다. 이점이 교육현장에서 조화있게 다루어져야 할 과제일 것이다.

그리고 가정에서의 교육도 그렇다. 가족의 정신적인 협력이 깊고 크다해도 사회전반의 풍조가 이미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교육을 시키려는 것보다 자녀들이 가정의 따뜻한 분위기와 부모와의 인격과 인격의 유대속에서 스스로 배워가게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10대성교육-그것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다. 10대들이 범람하는 매체의 오도 속에서 방황하지 않도록 우리 실정에 알맞는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할것이다.

1987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김재은 교수

🎓️ 진로 추천

  • 교육학
  • 사회학
  • 심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