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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유익한 여름을! 자연관찰을 위한 안내

피서도 하면서 자연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올 여름방학은 1석 2조의 기회.


피서철이다. 시계추같은 생활,더구나 1년중 가장 견디기 어려운 더위속에서 대부분 여행을 생각하게 되고 어디로 갈까를 정하지 못해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되는 때이기도 하다.

 

자연은 인간의 위대한 스승
 

피서여행은 경제사정이나 취향에 따라 목적지가 결정되는 것이긴 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자연을 접하려 한다는 것. 특히 공해에 찌든 대기속에 살던 도시인들에게는 청량한 공기를 호흡하며 마음껏 자연을 피부로 느껴보는 여름철 휴가여행은 매력적인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자연은 우선 마주 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즐거움을 안겨준다. 또 여행뒤에도 여전히 계속해야 할 생활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도 있다. 오히려 피로와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여행대신 '자연이 인간의 위대한 스승임'을 느끼고 그같은 자연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노력을 피서여행동안 기울인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과학적 탐구만을 위한 여행은 사실 전문가들에게나 어울리는 일인만큼 일반 여행자가 '과학목적의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하기 힘들뿐 아니라 적지않은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아인슈타인박사의 지적처럼 "과학자란 결국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탐정과 같은 것"임을 염두에 두고 자연이 펼쳐놓은 장관을 그저 아름답다고만 볼 게 아니라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는 것으로 과학적 피서여행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초중고교생들에게는 활자로만 익혀온 자연을 직접 보고 만지고 느껴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봄직도 하다.
 

□동굴탐사
 

수억년에 걸친 자연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은 역시 동굴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1천여개의 자연동굴이 있으며 규모가 큰 것만도 3백여개에 이른다. 이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은 충북 단양(丹陽)의 고수동굴을 포함, 11개이며 지방기념물로 지정된 곳도 15개나 된다.(표1)
 

(표1) 천연기념물 및 지방기념물 지정 동굴


이들 동굴과 가까운 곳으로 피서여행을 떠났다면 잠시 짬을 내 탐구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듯 싶다.
 

동굴에서는 빛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절감할 수 있다. 동굴에는 빛이 없는만큼 독자적인 영양체계를 갖춘 소화세균이나 유황세균을 제외하고는 제1차 생산층이 전혀없는 특수한 생태구조를 갖고 있다. 물론 동굴안에는 거미류를 비롯 수생갑각류(새우 톡톡이 등)등 종속영양체계를 이루는 생물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모두 외부에서 유입되는 유기물을 먹고산다. 결국 빛이 없는 곳에서는 생물의 생존이 곤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개 동굴내로 유기물이 들어오는 경로는 박쥐의 배설물이나 수직동굴에 빠진 동물의 사체 또는 식물의 잎 또는 가재기 등이 빗물과 함께 토양의 틈으로 새어들어오는 것 등이다.
 

또 환경에 따른 진화의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곳도 동굴이다. 동굴내 생물은 캄캄한 어둠속에서 사실 있으나 마나한 존재인 눈이 모두 퇴화되어 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화석으로 확인된 바로는 '갈로와곤충'은 이미 수억년전 눈이 극도로 퇴화돼 눈의 구조마저 없어졌다는 것이다.
 

동굴은 대부분 조개류, 산호 등 석회질이 바닷물에 용해돼 가라앉아 다시 침식 용식과정을 거쳐 생겨나기 때문에 대부분 묽은 진흙이 흘러내린 모습이다.
 

서늘한 냉기를 느끼며 동굴안으로 들어서면 고드럼처럼 매달린 종유석, 천정에서 떨어진 석회암방울이 굳어 자라나는 석순, 벽틈으로 흘러내려 폭포같은 모습을 띤 플로우스톤, 종유석과 석순이 맞닿아 생긴 석주, 동굴내 기류의 변화로 천정에 오목한 공모양으로 생기는 포켙 등이 가지각색의 모양으로 눈앞에 나타난다.(그림1)
 

(그림1) 동굴의 구조


드물기는 하지만 고수동굴의 경우 탄산칼슘이 방사형이나 나뭇가지처럼 바늘모양의 결정체를 형성, 마치 꽃을 연상시키는 '아라고나이트'가 붙어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종유석의 길이로 연대측정도
 

종유석의 길이로 그 나이를 알아보는 것도 흥미있다. 직경 5㎜ 길이 10㎝인 종유석은 14년, 직경 3㎝ 길이 50㎝인 것은 1천7백60년, 직경 10㎝ 길이 1m인 것은 약5만5천년의 세월을 두고 형성된 것으로 보면된다.
 

동굴에 사는 생물을 관찰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동굴에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고수갈로와벌레, 고수장님딱정벌레 등이 있긴 하지만 모두 관광객의 눈길을 피해 동굴 깊숙이 숨어 버렸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동굴안의 호수인 림푸울이나 림스톤에 서식하는 곱둥이 톡톡이 설설이 등은 되도록 접근해 망원경을 통해보면 관찰이 가능하다.
 

동굴이 환경개발에 따른 사람의 발길로 오염되어가고 있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비길데 없이 중요한 자연학습이다.
 

동굴개발로 내부에 조명등이 설치되면서 빛이 비추는 지역에 이끼류, 양치류와 같은 하등식물이 자라나게 되는데 언뜻 보기에는 잘된 일로 볼 수 있는 이같은 현상은 사실 공해다. 이른바 '녹색공해'로 불리는 이같은 현상은 겉보기에 아무런 영향이 없어보여도 사실은 동굴내 생태계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 이를 통해 자연환경이 '개발과 보호'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곱씹어보는 것은 의미있다.
 

동굴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장구한 역사를 통해 자연이 엮어낸 위대한 예술품들 앞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감상하는 일일 것같다.
 

□천체관측
 

어디로 가든 시커멓게 찌든 대기를 떠나면 한여름, 찬란히 펼쳐지는 우주를 마주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대기중의 습도등을 고려, 겨울철을 천체관측의 최적기로 여기지만 일반인이 몇시간씩 야외에서 추위를 견디며 별을 관측하기란 쉽지않다. 또 전문관측장치를 갖추기도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으로 별을 관측하기에 가장 적합한 계절은 역시 여름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금년 여름에는 눈으로 관측가능한 뚜렷한 천문현상이 없는게 한가지 흠. 금환-개기일식과 월식이 각각 두차례씩 있기는 하지만 월식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관측할 수 없다. 또 피서철이 지난 9월23일 오전 9시14분부터 6시간에 걸쳐 있을 금환일식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긴 하지만 생활에 쫓겨 제때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재미있는 별자리 찾아보기
 

여름철의 대표적인 별자리는 백조 거문고 독수리 전갈 궁수 등 5개. 별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북쪽을 향해 누워 가장 찾기 쉬운 백조자리의 주성인 데네브(꼬리라는 뜻)를 찾는다. 데네브는 북쪽끝의 왼쪽에 가장 밝게 빛나는 1등성으로 이것과 견우, 직녀성 등 1등성을 연결하면 '여름철의 큰삼각형'이 형성된다 (다음 쪽 그림 참조).
 

(그림2) 여름밤의 별자리


이 삼각형의 안에 십자형태로 연결되는 별자리가 바로 백조자리. 주성인 데네브는 지구에서 1천5백광년 견우성은 17광년, 직녀성은 26광년씩 각각 떨어져있다. 직년성은 특히 여름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며 청백색을 띠고있다.
 

밤하늘의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비스듬히 흐르는 은하수(우리말로는 용이 사는 내라는 뜻에서 미리내)를 따라 내려오면 '여름철의 큰삼각형'과 잇닿은 삼각형의 독수리자리와 궁수자리를 볼 수 있다. 은하수의 끝에 이르면 S자를 길게 늘여뜨린 모양을 한 전갈자리를 볼 수 있으며 그 한가운데 붉게 빛나는 1등성인 '안타레스'가 나타난다. '안타레스'는 특히 동양에서는 대화(大火)로 불리우며 더위를 알리는 별로 여겨져왔다. '안타레스'는 지구로부터 5백60광년의 거리에 있다.
 

은하수는 궁수자리부근에서 가장 넓게 퍼져있는데 바로 이곳에 은하계의 중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의 은하수의 서쪽에는 H자 모양의 '헤라클레스', C자를 옆으로 쓰러뜨린듯한 왕관자리, 일그러진 5각형 형태의 뱀주인자리 등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
 

또 이들 별과는 달리 계절에 관계없이 볼 수 있는 것으로는 북극성 북두칠성 '카시오페아' '케페우스' 등을 꼽을 수 있다. 북두칠성은 초저녁부터 북서쪽 하늘에 떠있으며 반대편 북동쪽 하늘엔 W자모양의 '카시오페아'자리가 있다.
 

별자리는 지구의 자전에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지기 때문에 사진기를 활용하면 이들의 움직임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우선 사진기를 받침대에 고정시킨뒤 북극성을 화면 한가운데 위치시키고 조리개를 2.8에 노출을 B에 맞춘 다음 셔터를 누른다. 필름을 ASA 4백 8백 또는 그 이상을 사용하고 주위에 불빛이 없는 곳을 택하는 것이 좋은 사진을 얻는 현명한 방법이다. 셔터를 열어두는 시간은 한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노출시간이 길면 길수록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해서 찍은 사진에는 지구의 자전에따라 1시간에 15도씩 반시계 방향으로 별들이 이동한 모습이 나타난다. 또 운이 좋으면 사진을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유성(별똥별)이 찍혀 있기도 한다.
 

□손쉬운 과학실험ㆍ관찰
 

특별한 실험기자재가 없이도 피서지에서 놀이를 겸한 과학실험ㆍ관측을 할 수 있다.
 

▲습도측정 : 현상하지않은 필름조각을 이용, (그림3)과 같이 습도계를 만들면 해변지역이 내륙보다 습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그늘, 숲속 등 각 지점별로 측정수치를 기록해 비교해본 뒤 장소에 따라 습도가 달라지는 까닭을 가족들끼리 토의해본다.
 

(그림3)~(그림6) 손쉬운 과학실험 및 관찰


▲날으는 말 : (그림4)와 같이 두꺼운 종이에 그림을 그린뒤 한가운데 나무젓가락을 끼우고 손으로 비벼 회전시키면 말이 산위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눈의 잔상효과의 하나로 TV가 이 현상을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림5)와 같이 그림을 그려 돌리면 새는 저절로 새장안으로 들어간다.
 

▲식물의 증산작용 : 육상식물은 뿌리로 흡수한 물을 생장과 광합성에 사용한 뒤 나머지 수분은 잎의 기공을 통해 체외로 내보낸다. 셀로판지를 (그림6)과 같이 작게 잘라 잎위에 얹어놓으면 증산작용에 따라 셀로판지의 앞뒷면의 습도가 달라져 휘어진다. 식물의 각 부위에 이같은 실험을 해 증산작용이 활발한 곳을 찾아본다.
 

▲인조진물에 모여드는 곤충 : 곤충채집을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는 것보다 나무에 설탕물을 발라놓고 이것을 먹기위해 모여드는 곤충이 무엇인지를 관찰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설탕물대신 소금물이나 과일즙을 발랐을 때의 차이를 분석해본다. 곤충을 관찰할 때는 특히 전체적인 모양과 발, 더듬이 등의 수, 그리고 움직이는 형태를 세밀히 관찰, 기록하는 것이 좋다.
 

▲컵에 뜬 얼음조각 들어올리기 : 피서지에서는 각종 음료수에 얼음을 띄워 마시게 마련. 이때 실로 얼음을 묶지않은채 들어올려 가족들을 놀라게 할 수 있다. 우선 실을 얼음위에 얹은 다음 식탁에 있는 소금을 약간 그위에 뿌려준다. 2~3분뒤면 실이 얼음에 얼어붙어 얼음을 들어 올릴 수 있다. 핵심은 소금.소금은 얼음을 녹이며 이때 얼음에서 열을 빼앗기 때문에 얼음표면의 온도가 내려가 실이 얼음에 붙은채 얼어버리게된다. 겨울철 눈내린 도로에 소금을 뿌리는 이유도 이같이 빙점을 높여 빨리 녹게 만들려는 것이다.
 

(표2) 여름방학 중 과학관련 프로그램 안내
 

1987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최수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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