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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의 정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주관예보를 지양하고, 대기의 역학을 근거로 수치예보모형을 사용한 한국형 최적 기상정보시스템이 확립되고 있다.


인간의 역사를 생산력발전의 역사라고 한다. 이를 좀더 다르게 표현한다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능력을 향상시켜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그것을 인간사회에 보다 유리하게 적용시키는 노력, 이것이야말로 인간역사의 필수적 요소이다.
 

자연현상 중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도 인간을 괴롭히는 것은 대기현상으로 인한 홍수 가뭄 태풍 등의 자연재해이다. 날씨를 정확히 예측한다면 애써 지은 농사를 하루아침에 날려보내지도 않을뿐 아니라 보다 계획성 있는 풍부한 삶을 구가할 수 있다.

 

다양한 시스템의 통합


의사가 환자를 진단키 위해 체온 맥박혈압을 측정하고 X레이 촬영을 하며 또 그 밖의 여러검사를 하여 그 검사 결과를 분석하여 회복을 위한 투약 수술 등의 진료를 하듯이, 기상전문가는 지표면 위를 덮고 있는 대기를 대상으로 기온 기압 풍향 풍속 습도 등의 기상요소를 관측하고 분석함으로써 현 대기상태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대기상태를 예측하게 된다.
 

현재 일부 선진국에서는 특수목적상 인위적으로 기상현상을 유발시키는 작업 등-진료에 해당-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기상시스템이라 함은 기상요소의 관측, 관측정보의 교환, 관측자료의 분석, 그리고 최종단계인 예보 및 분배에까지 이르는 과정을 의미하고 있다. 이것은 방대하고 다양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그림1)에서 볼 수 있다. 전세계 1백50여개국은 규모 방법상의 차이는 있지만 각기 대략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각 나라의 기상시스템에서 그 나라의 일반적인 과학기술-수학 물리학 등의 순수자연과학 및 전자기계공학 전산학 등의 응용과학기술-의 수준 및 경제적 측면에서의 국력을 엿볼 수가 있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그림1)에서 자동관측 로케트 항공기 부표 인공위성을 제외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통신 및 분석과정의 일부가 컴퓨터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근간 우리나라에서는 과학기술처의 정책적인 지원하에 중앙기상대, 한국과학기술원 시스템공학센타를 주축으로 하여 그동안 타분야에 비해 그 발전속도가 늦었던 기상시스템의 선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재 괄목할 성장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림1) 가상시스템의 구성

 

□관측

기상요소의 관측은 관측소에 의한 지상관측 외에도 (그림1)에서 보듯이 '라디오존데'(radidsonde, 기구에 전자파를 방사하는 장치를 부착, 특수파장대역의 신호를 지상의 컴퓨터에 보내 대기 상층에서의 풍향 풍속 기압 등의 정보를 산출)및 로케트에 의한 고층관측, 관측소가 없는 바다 위에서의 부표(buoy) 및 선박을 이용한 해양 관측, 레이다 기상위성에 의한 관측 등이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한 관측지점의 관측값을 측정할때 일일이 사람이 그 값을 읽어 기록하는 시스템이지만, 이미 선진각국에서는 감지기(sensor)에 의해 자동계측되어 전송되는 시스템(telemetry system)을 갖추고 있다. 자동관측장비의 국산화는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일단계로 감지기를 제외한 모든 부분의 국산화를 완료하여, 조만간 실제 운용 예정이다.
 

이러한 자동관측 시스템이 확립되면 산악지대와 같이 사람이 직접 상주하면서 관측하기 어려웠던 지역에 대한 기상정보도 무인관측으로 가능하게 될 것이다. 텔리미터리시스템과 함께 기상관측에 사용되는 신기술은 기상위성 레이다 등에 의한 원격탐사(remote sensing)기법이다. 원격탐사란 말뜻 그대로 관측대상을 멀리서 감지(感知)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상위성에는 지상 약 8백50㎞ 상공에서 북극에서 남극으로 선회하는 극궤도 위성(polar-orbiting satellite)과 적도상 약 3만6천㎞상에서 지구 자전 속도로 선회하여 상대적으로 정지하고 있는 정지위성(geostationary satellite)이 있다.
 

(그림2) 세계의 기상위성 시스템


(그림2)는 현재 운행중인 기상위성들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 NASA에서 쏘아올린, 비교적 해상력이 높지만(약 1㎞×1㎞)수신 횟수가 제한되어 있는(1일2회) 극궤도 위성 NOAA의 자료를 수신하여 해수면 온도, 수직기온 분포 자료획득 등 주로 연구업무용으로 이용중에 있으며, 일본이 동경 1백40℃ 상에 띄어올린 정지기상위성 GMS의 자료를 실제 예보업무의 기본자료로써 활용하고 있다. GMS사진은 해상도가 NOAA사진에 비해 떨어지더라도 NOAA사진보다 더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또한 매 3시간(1일8회)마다 수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활용도가 크다. 매 3시간마다의 수신도 오는 1988년 부터는 위성통신의 방법을 달리하여 매 1시간(1일 24회)의 수신이 가능하게 된다.
 

태풍 집중호우 등의 상황감시에 우수하여 기상재해에 대한 경보체제의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레이다(radar)는 2차대전당시 등장하여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전쟁이후 기상분야에 적용되어 그간 많은 발전을 거듭하였다. 현재에는 강우량을 양적으로 측정함은 물론 강수입자의 운동까지 입체적으로 관측함으로써 강수역의 이동과 강수의 증감경향까지 예측 가능하게끔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관악산 정상에 레이다관측소가 위치하여 서울을 중심으로 하여 반경4백㎞내의 강우현상을 관측하고 있으나, 지형관계로 영동지방은 관측이 불가능하며 또한 제주도 남해해상의 태풍접근시와 같은 경우도 관찰영역 이외라고 할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빠른시일 이내에 제주도 당산봉에 새로운 레이다를 설치할 예정이며 또한 이동이 가능한 '모빌'(mobile)레이다를 구입하여 필요시마다 장비를 이동하여 시시각각으로 급변하는 폭풍 등의 기상 관측을 가능케 할 예정이다.

 

□통신

관측자료의 중앙송신 이외에도 중앙에서 생성된 일기도와 각종 예보보조자료들의 지방배포, 국제간의 자료교환 등에 통신 시스템은 필수불가결하다. 기상시스템의 신경조직인 통신도 기존의 유·무선전화 텔리타이프 등에 의한 방식에서 컴퓨터에 의한 통신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모든 기상시스템의 전산화 가운데 통신을 첫번째 목표로 삼아 지난 86년 4월부터 중앙과 지방, 중앙과 동경간의 자료 송수신을 컴퓨터화 하여 실제 운용 중에 있다.
 

서울의 중앙기상대 예하에는 부산 광주 강릉의 주변지역을 대표하는 3개 지대(支台), 그 예하의 30여개소의 측후소, 측후소예하의 약 50여개소의 관측소가 있다. 그밖에도 부설기상연구소, 기상기술원양성소, 김포공항측후소 등의 방대한 조직을 갖고있다.
 

중앙에서 수집한 국내자료는 국제적인 기상통신망을 통하여 각 지역중심(regional center:우리나라의 경우는 일본 도쿄) 으로 정해진 시각에 송신한다. 또한 거꾸로 주위국가들의 관측자료는 동경으로부터 수신하고 있다.
 

주된 기상현현상들의 공간규모가 수천㎞나 되므로 주변지역의 관측자료가 앞으로의 그 지역 상황예측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즉 우리나라와 같이 중위도 편서풍지역에서는 주된 기상현상이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므로, 현재시각 중국대륙 관측소의 관측자료가 앞으로의 우리나라 기상상태 예측에 불가결한 것이 된다. 반드시 서쪽의 자료만 필요한 것은 아니고가령 태풍의 경우는 남쪽자료가, 주간 예보(1주일 후의 예보)를 위해서는 북반구 전체의 자료가 필요하기도 한다. 따라서 일정시각 관측자료(지상관측은 하루4회, 고층관측은 하루2회)는 세계기상통신망을 통해 전세계 각 곳에서 상호교환되고 있다.

 

□분석

각종의 통신수단을 거쳐 수집된 자료들에 대한, 암호화된 기상전문(電文)의 경우는 해독 오류(error)제거를 위한 관측자료 품질검사 (QC:quality control), 그리고 합격자료들을 사용한 각종의 분석도 작성 및 현재의 가상상태 확인까지의 과정을 분석이라 일컫는다.
 

방대한 양의 관측자료는 WMO(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세계기상기구)의 규정에 의거 가장 경제적으로 조합된 암호체계를 갖고 국제적인 송수신을 거치게 된다. 가장 효율적으로 함축되었음에도 우리나라 중앙기상대의 경우 1일 1백만자 이상(이중 약80%가량이 국제송수신)의 방대한 암호들이 통신시설을 거쳐 송수신 되고 있다.
 

이러한 암호 해독 다음의 품질검사 과정은 일반 공장의 생산품 품질 검사과정이라 생각하면 된다(잘못 만든 생산품은 버리든지, 아니면 약간의 손질을 가하는).이러한 오류관측자료의 원인은 관측오류도 있지만 통신하는 과정에서 손상을 입게 되는 경우도 상당히 된다.
 

합격된 최종 관측자료들을 사용하여 각종의 현황 분석도들이 작성된다. 10여종의 지상 고층일기도들, 각종 편차도들, 단열선도 등……. 각각의 분석도들로 부터 획득되는 관측시간 현재의 기상상황은 종합되어 관심지역의 기상현상을 주변상황과 얽혀 설명가능케 하며 또한 다음 단계 예보의 기본자료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통신의 전산화와 함께 이 분석의 일부전산화가 이루어졌다. 암호화된 관측자료의 해독(decoding)과정, 약식의 품질검사과정, 각종의 현황분석도의 작성과정이 전산화되어 자동으로 처리되고 있다. 하루 수차례,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들의 전산화는 당연한 귀착이라 할 수 있다.
 

(그림2) 컴퓨터작성 일기도의 예


(그림2)는 컴퓨터에 의해 작성된 일기도의 예이다. 바람표시의 날개짓을 갖고 있는 기상부호들은 암호를 풀어 표현된 것이다. 이 기상부호들은 그 지점의 각종 기상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그림3)의 예를 통해 알아보자.
 

(그림3) 기상부호 및 그 의미
 

그림 ①②③은 아직 실용화는 안 되었지만 국내 개발에 착수되어 현재 진행중인 영상처리시스템 응용 기상정보표현의 한 예이다. ①은 현재 정지기상위성 GMS로부터 수신한 그대로의 이미지를 컬러영상처리시스템에 의해 처리한 결과이고, ②는 ①을 현재 일기도 등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지도도법인 일기도 좌표계(stereographic projection)로 변환시킨 이미지이며, ③은 ②의 일부와 기존의 등치선 표현을 중첩처리하여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중첩처리기술(구름사진과 기존의 관측자료의 중첩)의 국내개발은 결코 어느 선진 시스템에 비해 나무랄데 없어 이 분야의 밝은 미래를 예측해 준다.
 

① GMS이미지의 컬러 영상처리 ② GMS이지미즤 일기도좌표계 변환 ③ 기존의 일기도와의 중첩처리

 

□예보

전체 기상시스템 중 꽃이라 할 수 있는 예보는 비교적 사람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주관적 예보와 대기의 역학(力學:Dynamics)에 근거한 객관적 예보, 즉 수치예보(NWP:Numerical Weather Prediction)가 있다. 현상황은 간단히 표현하면 선진국은 객관과 주관, 그밖의 나라들은 주관예보체를 갖고 있다. 즉 궁극적인 목표인 객관예보체제 이전의 과도기라 할 수 있다.
 

비록 주관예보가 예보관의 판단에 맡겨진다 하여 무조건 경험에 의한 것만은 아니고 나름대로의 종관역학(synoptic dynamics)에 근거한 이론적 배경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공기입자들의 운동방정식(equation of motion), 질량보존의 법칙(mass conservation), 상태방정식(equation of state)등으로 이루어진 수치예보모형(NWP model)을 사용하여 시간에 따른 적분과정을 거쳐 미래상태를 예측하는 객관예보와는 그 접근방식이 근본적으로 틀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석과정에서 언급은 안했지만 일부 분석, 가령 지상의 등압선 묘화과정 같은 것은 선진국의 경우도 컴퓨터를 사용치 않고 사람에 의해 작성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전선(front)의 불연속면에 대한 처리와 같이 현상태로서는 컴퓨터에 의존할 수 없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예보의 경우도 주관적판단을 아직까지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즉 수치예보모형이 아직까지는 완전치 않음을 의미하며, 이것은 또다시 학문적으로 모든 기상현상의 메카니즘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수치예보모형의 완전성을 일단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12시간후, 24시간후 등의 단기예보의 경우는 예보관의 주관적판단의 역할이 더 크다. 그러나 이틀후, 1주일후, 2주일후 등의 중장기예보는 거의 수치모형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기상과 컴퓨터의 밀접한 관계는 현재 세계 각곳에 흩어져 있는 수퍼컴퓨터CYBER-205, CRAY-Ⅰ·Ⅱ, HITAC 등의 대부분이 기상분야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로도 충분히 설명가능하다.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되는 엄청난 계산량은 다른 어느 분야에서도 찾아볼수 없다. 컴퓨터의 진가는 기상시스템 전체중에서도 이 예보분야에서 나타난다. 지난 1960년대까지는 기상학의 이론적 발달이 컴퓨터 하드웨어기술의발달에 앞서 있었으나, 근래에 와서는 각종의 새로운 프로세서(proecssor)들, 가령 병렬처리장치등이 개발되어 컴퓨터의 용량, 속도들은 기상학이론의 발달을 앞지른 상태이기도 하다.

 

대형컴퓨터 도입 시급


우리나라는 주관적예보에 의존하고 있지만 현재 각국의 수치예보모형을 파헤치고 있으며 또한 그러한 과정을 거쳐 각모형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최종적인 한국형 수치예보모형을 확보할 계획으로 되어있다. 수치예보의 현실화를 위해서 인력 및 대형컴퓨터 확보가 우리 기상대의 당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기상예보는 일반상품처럼 눈에 번쩍 뜨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라가 윤택해질수록 기상서비스의 중요성은 더욱 중요해져가고 있다. 국민생활의 편리함과 안락함, 그리고 건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예를들어 미국의 '덴버'시에 사는 사람들이 정확한 일기예보 덕택으로 일년 동안 누리는 편리함과 안락함을 금전으로 환산해보니 약3천1백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날씨에 의해 항공기가 회항할 경우의 항공손실을 계산해보면 미국의 4개도시(시카고, 덴버, 뉴욕, 로스앤젤레스)에서 연간 2천5백만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음이 입증된 적이 있다(1978년).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의 정책적인 기상지원 및 중앙기상대를 주축으로 한 대학 연구소 간의 한국형 최적 기상정보시스템 연구활동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더욱 정확하고 신속한 예보시스템의 확립은 가까운 장래에 이룩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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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김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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