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만 년쯤 전 얼룩말의 변종인 쿠아가들이 남아프리카 초원을 누비고 있었다. 까마득히 오래 전에는 맘모스들이 시베리아의 들판을 주름잡았었다. 오늘날 맘모스들은 다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그러나 고고학적 발굴과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유골에힘입어 그런 사라져 버린 종들의 화석과 견본을 재구성하여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 진화를 연구하는 생화학자들이 말라붙은 가죽이나 뼈, 이빨, 등을 통해 기나긴 세월 속에서도 꾸준히 살아 남아 있는 미세한 유전 물질을 추적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앨런 윌슨의 제자인 러셀 하이거쉬는 19세기에 멸종해 버린 얼룩말의 변종인 쿠아가의 미세한 근육 가닥에서 약간의 DNA를 추출하는데 성공하였다. 그 DNA조각에는 동물의 미토콘드리아에 들어 있는 유전물질에 속하는 두 가지의 유전자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그것들을 말과 얼룩말에 대응되는 유전자와 비교함으로써, 러셀 하이거쉬는 쿠아가가 얼룩말의 사촌이며 말과 형제간이라는 그때까지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다시말해 말과 쿠아가는 이미 3백만 년 전에 갈라졌던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원들은 4만 년 전에 죽은 맘모스의 잔해로부터 유전 물질을 추출해 내려고했다. 외견상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맘모스의 화석이 시베리아에서 발견되어 달려갔지만 유감스럽게도 DNA는 박테리아에 의해 부식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