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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간 1천종 이상의 신규물질 합성시도

생체내의 이용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지속성 제제의 연구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약리연구실에서 실험동물인 마우스의 피를 빼는 작업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인간의 생명을 구해야 하는 제약산업은 그 목적의 특수성으로 인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치밀한 연구개발이 요구된다. 특히 우리나라도 87년 7월부터 물질특허를 도입할 예정으로 있어 외국으로부터의 물질 및 기술의존도가 높은 제약업계로서는 독자적인 제품개발이야말로 기업의 사활이 걸린 대명제가 돼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60년의 전통을 지닌 유한양행이 83년 4월 국내제약업계 최초로 독립적인 시스템을 갖춘 중앙연구소를 설립,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경기도 시흥군 군포읍의 유한양행 안양공장에 자리잡고 있는 중앙연구소는 건평 8백여평의 규모에다 시설비만 15억원이 넘는 최신식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의 특징은 고학력의 연구진과 국내제약업계 최고수준의 투자액. 70명의 연구소직원중 박사가 6명, 석사가 24명이나 된다. 기술개발투자액은 매출액의 2.5%수준인 14억여원에 달하는데, 국내 3백1개 제약회사의 매출액대비 기술개발비가 평균 0.5%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라고 하겠다. 이 비율은 곧 3%까지 높아질 전망.
 

한마디로 유한양행 중앙연구소는 우리나라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연구소라 할 수 있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여건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연간 1천종의 신규물질 합성
 

무엇보다도 신약(新薬) 하나를 개발해내려면 무려 1만개의 신규물질을 합성해 보아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이제까지 중양연구소에서 합성해낸 신규물질이 2백여종이며, 앞으로 연간 1천종 이상의 신규물질합성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한다면 10년후라야 신약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1만개의 신규물질을 합성해야 신약이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은 선진국 기준이다. 아직 제약수준이 낮은 우리 경우는 좀더 적은 수의 신규물질합성으로 신약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한가지 약을 개발하려면 수천가지의 물질을 합성해 독성검사 약리실험 등을 거듭해내야 하므로 마치 바닷속에서 석유를 찾아내는 작업과도 비교된다.
 

이처럼 신약개발이 어려운 까닭에 10년 후 신약이 개발돼나온다면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개발비도 엄청나 1건당 6백억~9백억원이 든다는 것. 그동안 외국제약회사와 기술제휴해 모방 ·개량단계에 머물렀던 제약업계의 수준을 도약시킬수 있는가의 시험무대가 바로 이곳인 셈이다.
 

아무튼 신약개발이라는 대장정을 시작한 셈인데 약품개발방향에 대해 김충섭소장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최근의 제제연구동향은 생체내의 이용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속성 제제 및 새로운 제형의 연구개발에 촛점이 맞춰지고 있으므로 이곳에서도 12시간 지속형 비타민 C제제를 개발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소장에 의하면 고혈압 등 성인병계통의 신약과 항암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이며, 현재 개발중인 것으로는 미생물발효제품인 소염효소제라고 한다. 4년의 연구를 거쳐 요즘 공업화단계에 있는데 염증의 치료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수천·수만개의 신규물질이 합성되면 이의 독성검사 약리검사를 되풀이하고, 실제 약형태로 만들어 동물 및 인체실험을 거듭해야 한다. 이러한 개발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 중앙연구소는 합성연구실 제제연구실 발효연구실 유전공학연구실 약리연구실 분석정보실 등 6개 연구실을 설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갖추고 있다.

 

국내굴지의 동물실험실 갖춰
 

이중 특색있는 곳은 약리연구실. 약효를 검사하기 위해 각종 기기 외에도 동물들을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쓰이는 실험동물은 마우스(mouse) 랫(rat) 토끼 기니아피그(guinea pig)등인데 워낙 수요가 많아 자체내에 사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실험동물사육은 제약업계는 물론, 국내 전기업을 망라해도 손꼽히는 규모라는 것. 현재 마우스 2천5백마리를 비롯, 랫 2천5백마리 토끼 2백마리 등이 일정한 환경조건하에 사육되고 있다.
 

약리연구실에서 마우스의 피를 빼는 작업을 하고 있던 한 연구원은 "마우스 1마리에서 보통 2cc가량의 피는 빼는데 보통 1주일에 1천마리의 피를 뺀다. 이 쥐들의 피를 분석, 약리작용을 연구하는 것이므로 약리연구실의 필수작업이다. 특히 여성연구원들은 처음에는 이런 작업을 꺼려하지만 연구원이면 누구든지 다루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류의 건강을 지켜줄 한알의 약을 만들기 위해 고학력의 두뇌과 첨단의 장비가 동원되고 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동물들이 희생당하는 곳이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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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황의봉 기자
  • 사진

    김용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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