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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의 인공조절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구름씨 드라이 아이스를 뿌려 강수를 유도 구름 안개 우박 낙뢰 태풍도 조절이 가능

몹시 가물어서 비를 기다리는 경우나 심한 폭풍우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 우리는 날씨를 인공적으로 조절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1946년 11월13일 미국의 '빈센트 쉐퍼'가 드라이 아이스(dry ice)1.5kg을 조각으로 만들어 매사추세츠주 버크쉐어산 근처에서 비행기로 구름(고적운)에 뿌림으로써 인류사상 최초로 인공강수실험에 성공하였다.
 

구름에 드라이 아이스를 뿌린지 5분이 경과하면서 구름은 눈송이로 변하여 구름밑으로 6백m가량 낙하하다가 증발해버렸다.
 

날씨를 조절하는 방식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자연에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직접 주입하여 현상을 강제로 변화시키는 방식이며, 둘째는 약간의 에너지를 적절히 주입하여 현상을 일으키는 물리과정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세째는 지표면의 물리적 성질을 변화시켜 대기계와 지표면간의 열교환 과정을 변화시키고 따라서 이를 통해 장기적인 날씨의 변화를 꾀하는 방식이다.
 

오늘날 인공기상조절이라는 말을 쓸 때는 둘째 부류에 속하는 구름씨뿌리기(cloud seeding)에 의한 기상조절을 의미한다.
 

그러면 구름씨뿌리기에 의해 어떤 종류의 기상조절이 가능한가. 강수량 증가, 구름 및 안개의 소산, 우박억제, 낙뢰억제, 그리고 태풍제어를 예로 들 수 있다.

 

강수증가
 

관측에 의하면 자연상태의 구름 속에는 과냉각된 물방울만 있고 빙정(氷晶)이 없어서 강수과정이 진행되지 않는 구름이 많다고 한다. 빙정과 과냉각 구름방울이 공존하고 있으면 구름방울이 증발하여 빙정위에 승화하게 돼 빙정은 급속히 성장한다. 성장한 빙정은 낙하하면서 다른 빙정과 충돌·결합하여 눈송이로 자라고 다른 빙정은 과냉각 구름방울과 충돌하여 동결되면 싸락우박으로 자란다.
 

이들이 낙하하면서 기온이 높은 하층에 도달하면 녹아서 비가 된다. 따라서 과냉각 구름방울로만 되어 있어 강수과정이 일어나지 않는 구름에 빙정핵을 살포하면 강수를 유발할 수 있다.
 

빙정핵으로는 '본네거트'(Vonnegut)가 발견한 요오드화은(AgI)이 주로 쓰이며 그 결정이 얼음결정과 비슷하여 영하5도 부근에서 빙정핵 역할을 한다. 드라이아이스를 살포하면 구름속에 영하 78도의 저온 상태를 만들어서 구름방울이 지연동결, 빙정이 되게 한다.
 

구름이 0도 이상의 대기층에 생기면 순전히 물방울로만 되어 있어 강수기구가 앞의 경우와 다르다. 구름방울이 생기는 초기에는 수증기의 응결에 의해서 성장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충돌에 의한 성장이 우세해진다. 이 때 반지름이 20㎛이상인 물방울이 생기면 충돌이 아주 효과적으로 일어나 삽시간에 빗방울로 성장하게 된다. 이런 구름에는 반지름 20㎛이상의 물방울이나, 이 크기의 물방울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거대핵(巨大核)을 살포하면 강수를 유발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구름씨뿌리기 방법에 의한 증우실험은 세계도처에서 수행되었으며 통계적으로 10~20%의 증우(増雨)효과를 나타냈다는 긍정적 실험결과도 있다. 구름씨뿌리기에 의한 증우실험은 제한된 규모에서 성공한 예가 많지만 아직은 객관적이고 확실한 예측을 가능케 하는 수준에 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태풍 우박 낙뢰 등의 인공조절과 관계가 깊은 적란운

 

태풍제어
 

태풍의 눈을 이루고 있는 적란운벽의 외곽구름에 AgI를 뿌리면 과냉각 구름방울이 동결하면서 방출하는 잠열 때문에 구름이 발달한다. 이렇게 발달한 적란운은 눈 외곽에 새로운 벽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태풍의 눈이 커지게 된다. 그러면 이 부근의 바람은 약화된다. 1969년 8월18일~20일에 허리케인 '데이비'에 실험한 결과 풍속이 초속 50m에서 35m로 감소한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우박억제
 

우박이 성장할 수 있는 적란운 내부에 AgI를 과다살포하면 많은 우박의 싹이 생겨 구름안의 수분을 경쟁적으로 소모하게 된다. 따라서 각각의 우박은 부족한 수분공급 때문에 충분히 크지 못하고 떨어지면서 비로 낙하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효과적이 못된다는 의견도 있다.

 

안개소산
 

증우실험의 경우와 같이 빙정핵이나 큰 물방울을 살포하여 안개방울을 낙하시킨다. AgI나 드라이 아이스가 흔히 쓰인다. 그러나 기온이 0도 이상인 경우의 안개는 소산시키기 어렵다.

 

낙뢰억제


적란운속에 AgI를 많이 뿌리면 빙정이 많이 생겨서 작은 규모의 전기방전을 많이 일으킨다. 이 방전이 전하의 축적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수많은 금속침을 뿌려서 코로나 방전을 일으켜 전하의 축적을 방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실험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 초에 양인기 박사(현재 부산대 교수)가 AgI살포실험을 국내 최초로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후속연구가 없어서 더 이상의 연구결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공기상조절기술은 아직 실험단계이며 확실한 예측을 불허하는 상태이다. 따라서 이 기술의 실용화를 시도하려면 구름자체에 대한 연구를 더 강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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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승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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