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교사](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8605/S198605N048_img_01.jpg)
과학교육에서 과학을 보는 견해는 두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하나는 과학이 '자연계 또는 물질계와 관련된 체계화된 지식' 이라는 것으로 백과사전식 정의인데 이는 교사가 체계화된 과학지식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며 주입하는 것이된다. 그러나 오늘날 과학지식의 양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과학교육에서 그러한 지식을 모두 전수 시킬 수는 없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과학교육에서 과학을 다른 입장에서 정의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게된 것이다. '브랜드웨인'에 의하면 과학은 '물질계를 탐구해서 사물과 현상에서 질서 있는 설명을 찾는 것'이라 하였다. 또 '웨버'는 '과학자들이 하는것과 같은 것'이라고 하였다. 즉 과학을 과학자들과 같이 자연의 이치를 탐구하는 과정 그 자체로 보자는 견해인 것이다.
과학에 대한 후자의 견해로 탐구학습을 전제로 하는 혁신적 과학교육이 등장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73년에 공포된 각급 학교 과학교육과정은 탐구과학으로 탈바꿈되었다. 학생들을 작은 과학자로 취급하고, 스스로 발견자의 입장에서 과학의 기본개념을 탐구·학습하도록 한 것이다. 81년도 개정에서도 같은 입장이 유지되었다.
이러한 탐구합습을 통한 과학교육이 실제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을까? 또한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는 고양되었는가? 이러한 질문에는 상당히 회의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다.
새로운 과학교과서의 체제는 탐구학습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학습할 내용의 설명이나 실험할 결과는 제시하지 않고 실험을 통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되어있다. 최근에 개정된 교과서에서는 종전보다는 실험의 양이 다소 줄어들기는 하였지만 모든 실험을 실시하면서 스스로 문제해결을 탐구하여 과학지식을 유도해 나가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실험 그 자체는 흥미있지만, 60~70명의 이질적인 과밀 학급, 시험에 대한 압박, 분단학습을 전제로 한 과학교구 등의 현실적 난관 때문에 실질적인 탐구학습을 통하여 과학을 공부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얻지 못하고 교사를 통해서 듣게 됨으로써 과학학습에 흥미를 잃게 되는지도 모른다. 또한 탐구학습의 방법적인 측면은 바람직 하지만 흥미와 동기유발 면에서 탐구의 테마들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것인가 하는 점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현행 과학교육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 1963년도부터 중학과학과정이 통합 과학으로 제정되었지만 물리·화학·지구과학·생물을 단원별로 편성하며 묶음으로써 교과서만 '과학'이라고 단일한 책으로 간행되었을 뿐 실제 지도는 물상과 생물로 나누어서 별도의 교사가 담당하고 있다. 또한 고등학교에서는 과학교과서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네 과목으로 지도되고 있다.
과학에 대한 이러한 분류는 고전적인 것에 불과하다. 자연현상에 대한 연구가 심화되어지면서 전통적인 분류는 한계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18세기 말 '루이지 갈바니'가 신경자극의 전달이 전류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으며, 이에 영향을 받은 '알렉산드로 볼라'는 전기를 연구하게 되었다. 또한 열대 지방 사람들의 혈액농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열역학을 얻게 되었다. 호흡은 산화작용의 특별한 형태로서 생명현상은 화학작용의 하나인 것이다.
물리학의 궁극적 목표는 입자의 집합과 변화로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며, 생물계와 무생물계를 구성하는 물질 사이는 단절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물학의 목표와 동일 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생명체의 모든 현상을 가장 적은 구성체의 물리적 화학적 상호작용으로 보려는 데카르터적인 환원주의적 접근이 있다. 이에 대하여 '폴 바이스'는 '살아 있는 시스템 속의 현상에 분자가 아닌 것은 없다. 그러나 오로지 분자만의 현상도 없다'라고 주장하면서 광범위한 개념구조의 필요를 역설하고 있다.
분자가 결합하여 세포를 형성하고 세포는 조직과 기관을 형성하고 이것이 마침내 인간이라는 한 개체를 형성하며 인간은 가족·사회·국가·세계를 형성하므로 절대적 의미에서는 부분과 전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학은 지속적인 사회활동의 표출이므로 그 교육은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의 연계적인 전체와 더 나아가 사회와의 관련 속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과학교육은 인간애에 입각하여 윤리적·도덕적 문제를 포함하여 과학의 사회적 역할에 출발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실생활의 문제를 학습내용에 도입하여 탐구를 통하여 학습효과를 높이며, 현대사회의 과학의 위치를 다룸으로써 통합적으로 지도하여 인류 미래에 대한 희망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