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첨단기술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또 반대로 첨단기술의 개발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바로 군사부분이다. 이중에서도 우주에서와 해저에서의 공격, 방위능력의 향상은 통신기술을 이용, 가장 빠른 진보를 보이고 있다.
속칭 스타워즈가 고도의 첨단과학 기술에 의존 하는것처럼 바다속에서 전개되는 잠수함전쟁도 누가 보다 나은 하이테크를 구사하는냐에 따라 승·패는 갈려지게 된다.
현재 미국과 소련은 잠수함에 의한 탄도 미사일의 공격과 잠수함요격작전에 날로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미 해국은 소련의 잠수함공격에대해 '강력한 대응책'을 수립해 놓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의 방위능력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은 바다속은 땅위에 처럼 날로 시끄러워지고 있는데 소련의 잠수함은 날이 갈수록 소음을 덜 내는 신형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숨어있는 잠수함을 찾아내기가 그만큼 어려워 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숨바꼭질 작전
고양이와 쥐의 숨바꼭질에 비유되는 잠수함작전은 보다 정교한 과학 기술을 필요로 한다. 지상에서의 핵탄두 공격능력은 미국이나 소련 모두 반격의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지상의 마사일이나 전략 폭격기들은 아무리 잘 숨겨놓는다 하더라도 고공 정찰기와 위성 통해 쉽게 위치가 발각된다. 또 이동식 미사일도 공격능력은 향상됐지만 역시 바다의 기지(잠수함)처럼 안전하지는 못하다.
따라서 지난 25년 동안 미국과 소련은 탄도 미사일을 탐재한 핵추진 잠수함을 '가장 믿을 만한 억제력'으로 평가해 왔다. 만약 어둡고 소음이 많은 바다속을 투명하게 볼수 있는 나라가 있다면 승리는 그의 편이 될것이다. 그러나 어느 나라도 잠수함 탐지를 완전히 해 내는 첨단기술을 개발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목표를 향해 급속히 다가가고 있다.
「휴즈」항공회사의 장담
그런데 최근 캘리포이나에 있는 휴즈 항공회사가 엄청난 광고를 했다. 내용인즉 '바다를 투명하게', 적의 어떠한 잠수함도 찾아낼수있는 새로운 기술체계를 개발해 냈다고 선전한것이다. 미국의 손꼽히는 군수회사의 하나인 '휴즈'는 "이제 우리가 개발한 완전히 새로운 음파탐지시스템은 아무리 교묘하게 숨어있는 잠수함도 찾아낼수있다"고 자랑했다.
'휴즈'회사는 개발한 잠수함 탐지 시스템은 '서타스'(Surtass; Surveillance Towed Array Sensor System) 라고 불리우는 것이다.
'서타스'의 주된 요소는 'T-AGOS'라고 하는 예인선처럼 작은 배인데 현재까지 6척이 만들어졌고 곧 12척이 더 건조될 예정.
T-AGOS의 역할은 지정된 바다위에 정박하거나 한시간에 4마일정도의 느린 속도로 순항하면서 적의 잠수함을 음파로 찾아내는것이다. 음파탐지의 중요한 기술적부분은 비밀이지만 대강은 알려져 있다. 즉 이배는 약 3마일있나 되는 기다란 줄을 바다에 늘어 놓는데 이줄은 초(超)감도의 수중음파탐지의 기능을 하는것이다. 1백hz에서 3백hz까지의 저음도 포착할수 있다는것. 줄(케이블)은 여러방향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줄에 달려있는 여러개의 센서(탐지기)는 한곳에서 흘러나온 소리라도 각각 달리 탐지한다.
이렇게 모아진 소리는 위성으로 보내지고 위성에서는 미국내의 음파분석 장소로 다시 보내진다. 음파분석소에서는 강력한 컴퓨터로 소리를 분석해서 적의 잠수함이 숨어있는곳의 위치, 깊이등을 알아내는것이다. 이것은 마치 야생 동물이 작은 소리를 듣고 즉각 두뇌작용을 통해 소리가 나는 장소와 소리를 내는것의 정체를 파악하는것과 같다.
T-AGOS는 공격용이 아니다. 따라서 적을 잡으려다 오히려 잡힐수 있게 '소리를 크게 내는 배'가 아니라는 것이다.
종래의 음파탐지선은 자체의 소음때문에 적에게 먼저 탐지될 위험이 컷는데 T-AGOS는 이점을 개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리는 사람손의 지문처럼 서로 다르다
사람의 귀는 꽤 예민한것 같지만 실상 아주 낮은 소리나 높은 소리는 듣지도 못하며 소리의 특성을 야생동물이나 음파탐지기 마냥 정확히 가려내지 못한다.
수중 음파탐지는 서로 상반되는 여건속에서 수행되고 있다. 한쪽은 소리는 사람손의 지문처럼 뚜렷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고감도의 음파탐지기라면 소리를 내는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가려낼 수 있다는 잇점이다. 또 다른 측면 즉 어려운점은 물속에서는 작은 소리라도 멀리 퍼져나가기 때문에 바닷속에는 여러가지 잡다한 소리가 뒤섞여있어 음파탐지에 혼선을 가져온다는것이다. 예컨대 뉴질랜드근해에서 폭탄을 터뜨렸다면 이 소리가 지구의 정반대쪽인 '버뮤다'근해에서도 탐지될수 있을 만큼 수중의 음파는 멀리 퍼져나간다.
최근 수십년간 지구의 바다는 보다 시끄러워지고 있다. 각종 선박이나 수중작업 장비의 증가 특히 해저 유전탐사활동 때문에 소음이 아주 많아진 것이다.
따라서 T-AGOS의 성공적인 작전수행은 이 배가 탐지한 음파를 얼마나 정확히 분석하느냐하는 분석컴퓨터의 성능에 의존하지 않을수 없다. 물론 T-AGOS에서도 음파분석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결국 지상의 분석소에 최종적인 분석을 의뢰하게 되는 것이다.
소련 잠수함의 기지처럼된 북극
현재 소련은 북극해를 거의 해상기지처럼 사용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본토의 육상기지에서 가까울뿐더러 북극해는 미국의 음파탐지를 막을수있는 최적의 장소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북극은 바다위의 빙산끼리 부딪치거나 깨어지는 소리로 항상 자연적인 소음이 계속된다.
따라서 잠수함의 소음은 쉽게 파묻혀버린다. 사정이 이와같으므로 미국의 해상공격의 제1선을 담당하고 있는 '미네아 폴리스 세인트 폴'같은 잠수함은 허위 경보때문에 골치를 썩히고 있는 것이다.
이 잠수함은 강력한 컴퓨터를 갖춰놓고 고정식 음파탐지기에서 보내오는 음파를 분석하고 있는데 하도 많은 소리가 잡히는 바람에 컴퓨터는 쉴새없이 분주하며 음파의 정리분석에 오류를 범하곤 한다. 함장인 '찰스 비어즈'는 "우리는 폐쇄회로 TV를 통해 음파자료를 본다. 그러나 컴퓨터가 완전히 가려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고급장교들이 인간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는 각종 소리를 결국 숫자로 나타내주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발달된 컴퓨터 기술로도 잡다한 소음을 모두 가려내는 데에는 충분치 못한 것이다.
'우즈 홀'해양연구소 소장인 '로버트 스핀들'박사는 대양에서의 음파탐지를 장기 일기예보에 비유하였다. 예측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이지만 기술이 진보할수록 날씨예보가 정확해 지는것처럼 음파탐지도 보다 정확해 지리라는것이 그의 견해였다.
소련-잠수함 건조기술에서 미국에 앞선듯
비행기나 잠수함에 설치한 컴퓨터의 기능에서는 미국이 분명히 앞서 있지만 잠수함자체의 건조기술에서는 소련이 미국보다 약간 앞섰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상당수있다. 소련 잠수함은 소음이 크기고 유명했었으나 요즘은 사정이 전혀 달라졌다.
미 해국에서는 소련의 엔지니어들이 소음제거에 현대의 최고기술수준을 분명히 마스터한것같다고 평가하고 있다. 엔진에서 나는 소리, 샤프트베아링소리, 잠수함 표면과 물과의 마찰소리,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소리등이 잠수함소음의 원천들이다.
소음제거는 잠수함표면을 방음재료로 덮어버리거나 엔진과 프로펠러의 기계적성능을 높혀 소음을 최소화하는것등의 방식이 있다.
잠수함 표면과 물과의 마찰을 적게하는 최근의 방식으로는 잠수함의 머리부분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점액같은 '폴리머' 용액을 안에서 밖으로 내뿜는 방법이 있다. 또 하나의 방식으로는 작은 거품을 구름처럼 내뿜어 물과의 마찰을 적게하는것이다. '폴리머'용액을 이용하는기술은 소련 잠수함이 이미 채택하고 있는것으로 보여지며 미국에서는 실험실에서 성공적 결과를 얻었을뿐이다.
소련은 또 핵추진에 선체는 '티타늄'으로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깊게 잠수하는 알파급의 잠수함건조에 성공했다. (최초의 것은 1970년)
알파급의 잠수함은 시속48마일, 잠수능력 약 2천5백ft나 된다. 미국 잠수함은 최고속도 35마일에 잠수능력은 소련것의 절반이 약간넘는 1천4백75ft밖에 안된다.
극 저주파 통신과 84마일 길이의 안테나
그러나 깊게 잠수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것만은 아니다. 또 깊숙히 들어갈수록 통신이 어렵고 만약 통신을 잘하기위해 고주파를 사용하면 손 쉽게 위치가 탄로난다.
소련 잠수함이 미국잠수함보다 깊게 잠수하지만 그만틈 통신능력도 향상시켰는지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이제까지 잠수함에서쓰는 주파는 저주파(Very Low Frequency)였다. 그런데 저주파를 수신할때에는 잠수함이 해면가까이 부상해야한다. 이것은 잠수함에 대단히 위험한것.
올 여름에는 극 저주파(ELF:Extra Low Frequency)통신이 가능해 진다. 지난 25년 동안이나 개발해온것으로 84마일이나 되는 긴 안테나를 사용해 송·수신을 한다.
'미시간'주와 '위스컨신'주에 걸쳐 안테나가 설치돼 있는데 알려지기로는 지구의 어느곳에서나 즉 북극의 해저에 까지 통신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극 저주파는 시간이 길어 여섯개정도의 글자나 숫자를 송·수신하는데 15분이나 걸린다는 난점이 있다.
통신관계 전문가들은 따라서 긴급시에는 잠수함이 해면 가까이 올라와 VLF 수신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ELF 통신만으로는 작전수행에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보다 진보한 통신기술은 레이저를 이용하는것이다. 현재 미 국방부(펜타곤)와 '노드롭' '록히드'회사에서 개발중인 레이저통신은 항공기와 위성을 중계매체로 해서 지상기지와 잠수함을 연결하는 것이다.
미 해군은 최근 순수한 파란색의 빔(파장길이 0.459마이크론)을 실험했다고 발표 했는데 이것은 제논-클로라이드(Xenon-Chloride)레이저로 알려졌다. 이 레이저는 2만ft의 공중에있는 비행기에서 수백ft 깊이의 바다속과 통신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것이 실전용으로 쓰이려면 잠수함도 새로운 탐지 시설을 해야한다. 따라서 시간이 걸리게 된다.
스타워즈도 환상처럼 정밀기술을 응용하고 있지만 잠수함전쟁도 마찬가지여서 앞으로 어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전쟁 과학과 기술에관한한 미국이 앞서있는것처럼 보일때 소련도 이미 착수했거나 오히려 한발 앞서있는 것이 확인되는 때가 자주있다. 잠수함에서의 VLF통신과 레이저도 소련이 한발 앞서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고도의 첨단기술이 정교하게 상대방을 괴멸시키도록 발전되고 있지만 너무 발전한 나머지 엉뚱한 피해를 낼 가능성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한 해군장교는 이렇게 기자에게 말했다. "나는 물론 실제 전쟁이 날경우, 우리의 어뢰로 적의 선박을 모두 격침시키기를 바라고 있죠. 그러나 나는 때때로 우리의 어뢰가 조그만 소리를 내고 있는 바다의 모든 고래를 선박으로 오인, 그것을 맞추게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