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심장부는 엔진이다. 이 엔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호하면서 사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자동차의 수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동차의 수명이 엔진에 달렸다면, 엔진의 수명은 엔진오일에 의해 좌우된다. 결국 엔진오일의 성질을 잘 알고 적합한 것을 사용하는 게 자동차의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엔진이 작동하여 원활하게 동작한다는것은 엔진 각부의 부품끼리 서로 비벼대고 미끄러지는 운동을 한다는 뜻인데, 이때 생기는 마찰이 엔진을 마모시키므로 엔진오일이 필요하게 된다.
엔진오일의 기능으로는 첫째 마찰감소 및 마멸의 방지다. 두 금속 사이에 강인하고 튼튼한 유막을 형성, 두 금속이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완전윤활 내지 경계윤활을 유지케 한다. 둘째, 마찰부위의 열을 엔진오일이 윤활하면서 흡수, 냉각시킨다. 세째, 하중의 분산작용을 한다. 즉 엔진의 작동중 마찰부의 부하가 급격히 변동할 경우 이 충격하중을 유막이 흡수·완충하면서 전액체에 고루 분산시켜 주므로 마찰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엔진오일은 엔진 마찰부에 유입된 각종 불순물을 흡수하는 세척작용, 금속표면에 강인한 유막을 형성, 공기와 차단시켜 녹슬지 않게 하는 방청작용, 실린더와 피스톤 사이의 압축가스누출을 방지하는 기밀작용 등을 한다. 엔진오일은 주로 원유에서 추출한 석유계윤활유로서, 파라핀계 탄화수소. 나프탄계 탄화수소. 방향족 탄화수소 등의 종류로 분류되는 순수 탄화수소화합물에다 윤할유의 기본적인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첨가제를 첨가한 것이다. 이 첨가제로 인해 윤활유의 물리화학적 성질이 크게 변화하는데 다음과 같은 특성을 구비하여야 한다.
▲ 적당한 점도를 유지해야 한다. 윤활유의 점도는 유막의 두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막이 필요 이상 두꺼우면 윤활유 자신의 내부마찰로 열이 발생 되며, 얇으면 약간의 충격하중에도 유막이 파손되어 마모나 파손을 초래한다. 또한 점도는 온도에 따라 변화하므로 가능한 한 온도에 따른 점도의 변화가 적은 것이 요구된다.
▲유동점이 낮아야 한다. 유동점이란 윤활유의 스스로의 무게에 대해 유동이 가능한 최저온도를 말한다. 윤할유는 이 유동점이 낮아야만 저온에서 시동을 걸때 쉽게 마찰부위로 흐를 수 있게 된다.
▲산화 안정성이 좋아야 한다. 윤활유는 고온으로 가열되고 산소와 계속적으로 교반 접촉되므로 산소와 결합하여 쉽게 산화된다. 윤활유가 산화되면 각종의 유해물질을 생성하여 엔진 베어링을 부식시키거나, 각부분에 타르 등을 부착시켜 엔진의 작동을 어렵게 하거나 고착시키므로 산화에 대한 저항력이 큰 윤활유가 요구된다.
▲기포발생에 대한 저항력이 커야 하고 또 불순물의 퇴적을 방지하는 청정작용이 커야 한다.
이처럼 엔진오일의 역할이 중요할 뿐 아니라 그 특성 또한 민감하다 하겠다. 이제 엔진오일을 선택하는 요령을 살펴보자. 엔진오일은 반드시 점도와 함께 엔진의 사용가혹도를 만족시키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먼저 엔진오일은 외기의 온도에 따라 알맞는 점도의 것을 선택하여 주입해야 한다. 즉, 여름철에는 점도가 높은 오일을 주입하고 겨울철에는 점도가 낮은 오일을 주입하는 게 좋다.
과거에는 일정한 온도에 적합한 정도를 지닌 엔진오일 즉, 단점도오일(single grade oil)을 사용했으나 요즘은 사용가능한 온도의 범위가 넓은 다급점도 오일(mult grade oil)이 주로 이용된다.
주로 보급되는 대표적인 다급점도 오일은 5w-20(극한지용). 10w-30(봄 가을 겨울용) 20w-40(혹서용) 등이 있다. 예를 들면 10w-30의 엔진오일은 10w의 -20℃ 부터 SAE30의 사용범위인 봄이나 가을까지 사용이 가능하므로 매우 편리하여 널리 사용된다.
점도에 의한 오일의 선택은 다급점도 오일의 출현으로 사실상 관리나 선택에 큰 어려움이 없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10w-30을 주입하면 4계절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내연기관의 발달은 소형이면서도 큰 출력을 내는 엔진의 제작을 추구하므로 엔진의 작동 상태는 내연기관의 발달과 더불어 점점 가혹한 상태하에서 작동하게 된다. 사용조건이 가혹한 상태란 높은 온도와 높은 압력. 그리고 부하의 변동이 매우 심한 상태에서의 작동을 말한다.
이렇게 사용조건이 가혹한 엔진과 그렇지 않은 엔진에 주입하는 엔진오일은 서로 다르게 제조되고 구분되어야 한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엔진의 사용조건에 따른 엔진오일을 SA부터 SF까지 6종 (가솔린엔진용). CA부터 CE까지 5종 (디젤엔진용)으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육상용 내연기관 윤활유를 1종, 2종, 3종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KS1종은 API SA급에, KS2종은 API SB급에, KS3종은 API SC급 및 SD SE급에 해당된다.
현재 사용중인 대부분의 자동차는 KS3종 또는 API SC 또는 SD급이상(SE, SF등)을 사용하여야 하며 그 이하 사용시는 엔진의 조기마모를 일으켜 수명을 단축시킨다. 이상과 같은 모든 규격은 엔진오일통에 표시되어 있다.
일부 윤활유교환업소에는 아예 KS 3종이나 API SC급 이상(SD, SE,SF)의 엔진오일이 없는 곳이 허다하며, 아주 몰지각한 업소에서는 자동차에 사용할 수 없는 KS 1종을 1급으로, API SA급을 A급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윤활유 교환시에는 주입되는 엔진오일의 규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엔진오일은 사용함에 따라 산화되고 노화되며, 윤활유 속의 첨가제가 소비되어 윤활류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기 직전에 반드시 윤활유를 교환해주어야 한다. 엔진오일은 보통 5천km마다 교환(메이커의 지시에 따를 것)하는 것이 보통이나 양질의 첨가제가 첨가된 고급엔진오일은 1만km 주행까지도 사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