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깊게 잠수하며 쉬지 않는 잠수로보트가 등자,해양공학의 신기원을 기록하고 있다
무인(無人)잠수함이 등장한지는 20여년이 되지만 그렇게 쓸모가 많은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에 크게 발달한 하이테크 즉 전자, 통신, 로보트공학의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만든 '잠수로보트'는 대단히 능력있는 잠수함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상에서 원격조정하는 로보트 잠수함은 보다 깊게, 보다 오래 잠수할뿐만 아니라 보다 잘 복잡한 해저일을 해낼수 있어 상업적인 목적이나 군사용 또는 과학적인 해저탐사에 아주 중요하게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바닷속을 겨우 3백m밖에 들어가지 못한다. 또 보통의 잠수함은 바닷속에서 8시간이상 계속 있을수 없다. 로보트 잠수함은 이런 장애를 받지 않아도 된다.
타이타닉호의 잔해도 발견
작년 9월 그 유명한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발견하는데 '아르고'라는 이름이 붙은 로보트잠수함의 덕을 크게 보았다. 사람들은 실내에 편하게 앉아서 아르고가 보내는 사진을 통해 잔해를 관찰할수 있었다.
아르고같은 로보트는 바다위에 떠있는 모선에서 원격조정된다. 조정은 탯줄같은 전선을 통해서 한다. 바다밑의 자료는 비디오신호와 센서로 모선에 보내며 모선에서 처리해 스크린을 통해 볼수 있다.
신호는 아날로그와 디지탈로 하며 채널이 몇개가 된다.
최초의 잠수 로보트가 등장하기는 지난66년. 미 해군이 지중해에서 수소폭탄을 실은 비행기가 충돌사고로 실종되자 수소폭탄을 찾기위해 로보트잠수함을 동원했다.당시는 물론 지금과 같은 고도의 전자 통신장비를 갖추지 못했다.
상업적으로는 70년대에 북해(北海)유전 탐사에서 이용됐다. 현재 로보트잠수함은 7백개가 넘는다. 제조회사는 미국의 '아메텍 스트라자'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이탈리아에 모두 10여개가 된다. 최근 몇달동안 석유값이 떨어져 로보트잠수함에 대한 상업적가치가 조금 떨어졌지만 업계에서는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무진장한 해저개발의 전망을 생각할때 로보트잠수함의 시장은 매우 낙관적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상업적용도로 쓰여진 잠수로보트가 한일은 잠수부가 일하기에는 너무나 힘들고 위험한것들이었다. 예컨대 구멍을 뚫는다든가 바위사이에 파이프라인을 수리하거나 설치하는 일 등이다.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일을 하려니 로버트의 기능이 아주 다양해 질수밖에 없다. '버스비'라는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쓰여지고 있는 로버트잠수함의 70%가량이 적어도 1개의 정밀한 '손'을 가지고 있어 수리작업이나 조립작업을 할수있다는 것이다.
'RCV-150'이라는 로보트는 6백m나 잠수할 수 있고 고객의 요청에 따라서 1천5백m의 심해까지도 들어갈수 있도록 메이커에서 만들어준다. 이 로보트에는 탐조등, TV카메라, 수중전파탐지기가 달려있고 물건을 집거나 썰수 있는 팔도 있다. 이팔은 길게 뻗을때 1m길이나 되며 60파운드의 물건을 들어 올릴수 있다.
해상의 통제실에서는 조이스틱으로 로보트를 조정하는데 마치 비행기조종사가 비행기를 조종하는것처럼 날렵하게 로보트를 움직이고 있었다.
이것과 자매제품인 RCV-225G라는 것은 주로 바다속을 재빠르게 왔다갔다하면서 관측을 하거나 큰 물건을 움직이는데 유용하도록 만들어진 것인데 팔길이가 뻗어 났을때 2m70cm나되며 1백20파운드의 무게를 들어올릴수 있다.
잠수 로보트의 설계에서 긴요한것은 가볍고 물속에서 되도록 오래견디도록 만드는 것이다. 메이커들은 따라서 새로운 재료인 중합체나 아주 가벼운 거품재료(Chemical foam)를 보다 많이 쓰고있다.
지난 77년에 만들어진 '전갈'이라는 이름의 '스코르피오'로보트는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잠수 로보트라는 평판을 받았는데 이것은 해저 유전탐사작업에서 구멍을 뚫는일과 쏟아져 나오는 기름의 양을 조절하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설치에 쓰여졌다. 지난해에는 보다 개량된 '수퍼 스코르피오'가 제작됐다. 현재까지 팔린 스코르피오의 숫자는 모두 57대.
해저 1km까지 잠수할수 있는 스코르피오는 두개의 조작팔을 갖고 있으며 7개의 기능팔을 갖고 있다. 동력으로는 액화수소를 사용한다. 스코르피오의 힘은 25마력, 수퍼 스코르피오의 힘은 60마력이다.
잠수 로보트는 통신회사에서도 많이 사용한다. 해저 케이블은 어선등의 그물때문에 자주 손상이 된다. 미국의 '벨'연구소는 자체에서 스카랩(SCARAB)라는 커다란 로보트를 설계했고 '아메텍'회사가 두개를 만들어냈다 (비용6백만 달러).
스카랩은 해저 2km나 잠수한다. 소형트럭만한 크기로 중량은 6천3백파운드가 된다. 두개의 팔을 갖고 있으며 한개의 팔이 5가지의 기능을 할수있다. 거대한 바다가재같이 생긴 스카랩은 알루미늄 프레임에 부력탱크를 갖고있고 7개의 제어기로 어느 방향으로나 움직일 수 있다. 장비로는 두대의 줌 카메라, 한개의 고정TV카메라, 35mm스틸카메라, 수중전등 그리고 깊이, 바닷물온도, 수압을 측정하는 계기를 갖추고 있다. 또 특이한것은 '로케이터'라는 위치를 알리는 계기를 갖고 있어 해상에서 조종하기가 편리하도록 돼 있다. 네개의 자기계(magnetometer)로는 해저에 묻힌 전선을 찾는다. 이 자기계는 25hz의 전류를 탐지해 낸다. 해상의 통제실에는 세 사람이 있다. 그들은 모니터를 해 가면서 갖가지 동작을 지시한다.
비행기 블랙박스 찾아내기도
스카랩은 통신관계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작년 여름에는 해저에서 블랙박스를 찾아내 뉴스의 제목을 장식했다. 인도항공의 747기가 아일랜드연안에서 3백29명의 승객을 태운채 추락했다.
이때 스카랩은 해저 1.6km에서 16km깊이의 추락예상지역을 뒤졌다. 그러다가 블랙박스에서 나오는 신호를 포착하고 다가가 카메라로 블랙박스를 찍었다. 블랙박스는 약 2.2km의 해저에 있었다. 잠수부라면 들어갈 엄두도 낼수없는 깊이인것이다.
스카랩은 블랙박스를 발견하자 위에서 조정하는대로 팔을 뻗혀 부숴진 블랙박스를 들어 올렸다.
잠수 로보트는 이밖에도 고깃떼를 찾아내거나 다른 방법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해저에서 사진을 찍고 군사적으로 해류의 흐름을 측정해 해양지도를 만든다거나 어뢰의 제거 그리고 수중음파탐지등의 여러가지 일도 한다.
잠수 로보트의 유용성 그리고 경제적이득이 확실해지자 기술자들은 보다 정교하고 작동하기가 쉬운 로보트를 만들기위해 힘쓰고 있다. 바다속은 지상보다 활동하는데 조건이 훨씬 나쁘다. 어둡고 예측할수없는 급류가 흐른다.
현재 해상과 해저를 연결하는 동축케이블은 광섬유로 바뀌어지고 있다. 광섬유는 동축선보다 1백배나 많은 자료를 동시에 보낼수 있다. 또한 조정도 간편해져서 예컨대 윈치는 광섬유를 사용할 경우 보다 작고 값싸게 될수있다. 조작개선은 조이스틱의 저항을 통해 이뤄질것이다. 지금은 TV스크린을 보면서 오퍼레이터가 조이스틱을 이리저리 움직여 작업지시를 한다. 앞으로는 조이스틱에 저항을 느끼게함으로써 보다 작동이 정확하고 쉽게 될것이다.
TV스크린을 보면서하는것은 가끔 작동을 틀리게 한다. 왜냐하면 수중 카메라는 어느 일부분만 크게 비춘다든가해서 오페레이터의 판단을 흐리게 할수 있기 때문이다.
잠수 로보트가 일일이 지시대로만 하지 않고 어느정도 자동적으로 일할수 있다면 오퍼레이터의 업무는 엄청나게 줄어들것이다. 영국 스코틀랜들의 '해리옷왓트'연구소는 최근 마이크로 프로세서등을 이용해 잠수 로보트가 혼자서 방향을 잡고 미리 지시된 장소로 찾아가는 기능을 개발해 내었다.
최종 목표는 완전 자동화
잠수 로보트설계의 보다 야심적인 계획은 MIT의 '맨'기계연구소 에서 추진되고 있다. 주된 내용은 대형 컴퓨터와 로보트의 통합을 이루는것. 즉 오퍼레이터가 일일이 작업 지시를 하지 않고 잠수할장소, 작업내용 등을 미리 컴퓨터에 입력해서 잠수 로보트가 이지시를 그대로 따르게 하는 것이다.
설계대로만 된다면 로보트의 기능이 훨씬 향상될 것이다. 현재 물건을 들어 올릴때 수압이 깊이에 따라 다르고 또 물건이 수중에서는 몹시 흔들리기 때문에 오퍼레이터는 여간 조심해서 작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것은 컴퓨터를 활용할 경우 쉽게 해결이 된다. 물론 입력을 정확히 해야한다는 전제가 따르지만.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있고 또 적용하려고 하고 있지만 잠수 로보트의 최종 단계는 완전자동화라고 하겠다. 통제실에서 아무런 지시도 하지 않고 동력도 공급하지 않아도 작동하는 그런 로보트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것이 만들어진다해도 5년이내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예상이다. 현재 여러곳에서 실험은 진행중에 있다.
예컨대 케이블 대신에 무선전파나 레이저를 이용하고 동력은 고성능의 바테리를 쓰는것 등이다.
완전하지는 못해도 부분적으로 자동화한 잠수로보트가 몇개의 민간 연구소와 군사연구소에서 만들어지기는 했다. 자동수중차(AUV, Autonomous Underwater Vehicle)라고 불리우는 로보트는 영국과 프랑스에서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해상으로부터의 조정을 받지 않는다. 그 대신 여러가지 복잡한일을 해내지는 못한다. 즉 해저의 일정한 지점에서 사전에 지시받은 일만을 해내고 물위로 돌아온다.
국제잠수공학연구소가 개발한 자동원격조정잠수함(ARCS)이라는 로보트는 얼음이 뒤덮인 대양아래에서 일할수 있도록 설계됐고 현재 실험중에 있는데 이것은 니켈-카드늄바테리로 동력을 공급받고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의해 사전지시를 받는다. ARCS는 약 4백m해저까지 잠수할수 있으며 5노트의 속도에 잠수시간은 13시간이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이런 반자동 로보트는 완전자동 로보트의 앞단계 제품이 될 것이다. 진정 '지능있는 로보트잠수'는 현대의 진보된 기술을 완전히 갖춰야 한다는 조건을 요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