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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도체란 무엇인가

무한의 한 점에 도전한다

트랜지스터의 발명으로 시작된 반도체의 활용은 더 작고 빠르고 경제적인 미래소자의 개발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1948년 6월 30일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벨'연구소에서는 20세기 최대의 발명이라고 부르는 반도체를 이용한 트랜지스터가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최근의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쇼클리' '바딘' '브래튼'이 발명한 반도체와 이 반도체로 만들어낸 트랜지스터에 기인한다.

기체내의 전자의 움직임을 이용하는 진공관 시대에서 고체 내의 전자의 움직임을 이용하는 반도체시대로 넘어옴에 따라 소형화 고속화 고신뢰성 경제성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다분히 군사적 목적을 위해 발전의 시동이 걸린 반도체는 우주개발의 필요성에 의해 집적회로(IC)로 발전되어 오늘날 초대규모집적회로(VLSI)에 이르렀다. 또한 VLSI를 이용한 '인공두뇌'의 실현도 연구되고 있는 중이다.

전자회로의 주된 소자인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저항 컨덴서 등을 반도체기판 위에 다량 집적시키는 집적회로(IC) 제조기술의 발달은 가까운 미래의 충격파로서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보통의 경우 물질을 분류한다고 하면 먼저 기체, 액체, 고체를 생각한다. 이것은 그 물질을 이루고 있는 분자들간의 간격에 따라 나타나는 겉모습에 의한 분류이다. 그런데 분류의 기준을 전기적 성질 그 중에서도 전기전도성(conductivity)으로 정한다면 물질을 도체, 부도체(절연체), 그리고 반도체로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도체란 금, 구리 철, 알루미늄 등과 같이 전기를 잘 통하게 하는 물질을 그리고 부도체란 종이, 플라스틱, 고무 등과 같이 전기를 안 통하게 하는 물질을 가리킨다. 그런데 전기전도성이 고체보다는 훨씬못하지만 그렇다고 절연체라고도 할 수 없는 물질이 있는데 이러한 것을 반도체라 한다.

실리콘의 이중성
 

(그림 1) 실리콘 원자와 실리콘 결정의 구조


특히 전자전자적인 의미에서의 반도체라하면 그 전기도성이 온도, 불순물의 농도, 외부에서 가하는 빛, 그리고 제조방법과 가공방법에 따라 변화폭이 큰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반도체는 전기전도성에 있어서 왜 이러한 성질을 보여주는 것일까? 그것은 반도체란 물질의 내부의 생긴 모습에 의한다. 이제 그 모습을 살펴보자.

반도체의 재료로는 실리콘(Si), 게르마늄(Ge), 갈륨-비소화합물(GaAs) 그리고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으나 미국 캘리포니아지방의 첨단 반도체산업지대를 '실리콘밸리'라 하듯이 실리콘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실리콘은 지구상에서 산소다음으로 많이 존재하는 물질로서 모래의 주성분이다.

실리콘 원자는 1개의 원자핵과 14개의 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실리콘의 화학적 성질을 결정하는 최외각 전자는 4개이다. 즉 실리콘은 다른 물질과 반응할 수 있는 반응처가 4곳이므로 4가(價) 원소라 불린다. 따라서 실리콘원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실리콘은 (그림1)과 같은 결정구조를 갖는데 이러한 구조를 특히 다이아몬드 구조라 한다. 탄소원자들로 이루어진 다이아몬드가 그러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정구성의 기본단위는 점선으로 표시한 6면체이며 이것의 $\frac{1}{8}$쪽만을 상세히 나타내었다. 두 실리콘원자간의 검은 점은 각 실리콘원자가 하나씩 내어 놓은 두개의 전자로서 두 실리콘원자가 서로 공유하고 있는 공유결합을 의미한다. 이 구조를 2차원으로 그리면 (그림2)와 같으며 이 그림을 통하여 실리콘의 전기전도성을 설명할 수 있다.
 

(그림 2) 실리콘 결정의 2차원적 도식


극히 낮은 온도에서는 실리콘은 부도체이다. 전류는 전하의 흐름인데 실리콘의 모든 전자들이 원자핵에 공유결합으로 묶여 있어서 전하운반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온에서는 약간의 전자들이 공유결합에서 떨어져나와 그 자리에 정공(빈자리, Hole)을 남기고 자유전자가 되어 전하를 운반할 수 있게 되므로 실리콘은 도체에는 휠씬 못 미치나 약간의 전기도성을 갖게 된다. 이때 순수반도체에서는 자유전자의 숫자만큼 정공이 생기는데 이 정공 또한 양전하의 운반자로 보는 것이 반도체의 분석에 있어서 중요한 점이다.

자유전자가 되면서 남겨 놓은 정공으로 옆의 공유결합에 있던 전자가 옮겨 오면서 그 자리에 새로 정공이 생긴다. 이 정공으로 다시 옆의 전자가 옮겨 오면서 또 새로 정공이 생기는 방식으로 정공이 움직여 가는 것이다(그림3). 이것은 마치 동전을 한줄로 세워놓고 한쪽끝의 동전을 하나 제거하면 그 빈 공간을 이웃의 동전으로 메워 가는 것과 같다.
 

(그림 3) 자유전자와 정공


이처럼 음전하운반자인 자유전자가 양전하운반자인 정공의 두가지 전하운반자를 갖는 것이 반도체 구조의 특징이다.

그러면 다이아몬드구조를 갖는 실리콘은 반도체이면서 다이아몬드는 왜 부도체인가? 다이아몬드의 경우 탄소원자핵간의 간격이 실리콘원자핵간의 간격보다 작아서 전자가 원자핵에 강하게 구속되어 있다. 그래서 원자가 좀처럼 공유결합으로부터 빠져나올수가 없으므로 부도체인 것이다.

순수실리콘은 자유전자와 정공의 수가 같다. 그러나 실리콘결정이 전기전자적인 이용성을 갖도록 하려면 불순물을 첨가시켜 2가지의 전하운반자 중 하나는 다수운반자, 다른 하나는 소수운반자로 만들어야 한다.
 

(표 1) 주기율표의 일부분


불순물은 어떤 것이 쓰이는가. 먼저 (표1)의 주기율표를 살펴보자. 실리콘이나 게르마늄은 4가원소이다. 불순물로 쓰이는 붕소(B), 알루미늄(Al), 갈륨(Ga), 인듐(In)은 3족원소들로서 3가원소이며, 5족원소인 질소(N), 인(P), 비소(As), 안티몬(Sb)은 5가원소불순물이다. 먼저 (그림4)와 같이 실리콘 결정속에 비소를 불순물로 첨가시킨 경우를 생각해보자. 비소는 가전자가 5개이므로 실리콘과 결합하면 결정내에 공유결합에 참여하지 않은 전자가 하나 생긴다. 이 전자는 약간의 에너지만 얻어도 쉽게 자유전자가 되어 음전하운반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처럼 5족원소를 불순물로 첨가시킨 반도체는 전하운반자로서 다수의 전자와 극소수의 정공을 갖게 되며 N형반도체라 불린다.

 

(그림 4) N형 반도체


다음은 인듐을 불순물로 첨가시킨 경우를 생각해보자. 인듐은 가전자가 3개이므로 (그림5)와 같이 결정내에 빈자리 즉 정공이 생긴다. 이 경우엔 약간의 에너지로도 다른 공유결합에 있던 전자가 정공으로 옮겨올 수 있게 되어 정공이 양전하운반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3족원소를 불순물로 사용하면 반도체는 다수의 정공과 극소수의 자유전자를 갖게 되며 P형반도체라 불린다.

순수반도체에 불순물을 주입시켜 만든 불순물반도체는 소수전하운반자와 다수전하운반자를 갖게 되는 외에 이 운반자들이 적은 에너지를 외부에서 얻더라도 (이를테면 온도가 상온인 상태) 쉽게 전하를 운반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며, 또한 이들 운반자 중 다수운반자의 수가 순수반도체보다 많아져서 전기전도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전기전도성이 도체인 금속보다 낮다는것은 여전하다. 불순물의 농도는 목적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보통 실리콘원자 1백만개 내지 1억개당 불순물원자 1개 내외이다.
 

(그림 5) P형 반도체

 

다이오드에서 직접회로까지
 

(그림6) PN접합 다이오드의 구조와 회로기호


P형반도체 및 N형반도체를 이용하여 만드는 반도체회로소자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또한 기존의 소자보다 더 고속으로 작동하는 소자, 생체소자(Biochip)등 여러가지 새로운 소자도 계속 연구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어온 것으로서 반도체소자의 대표격이 되는 것이 다이오드와 트랜지스터이다. 다이오드 및 트랜지스터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으나 여기서는 가장 일반적인 용도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만 간단히 설명하기로 한다.

PN접합다이오드는 P형반도체와 N형반도체가 서로 면접촉을 이루고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다(그림6). 이 소자는 2개의 단자를 가지고 있는데 이 양단에 걸어주는 전압을 순방향으로, 즉 P형쪽에 걸어주는 전압이 N형쪽의 것보다 높게 전압을 걸어주면 이 다이오드를 통하여 P형쪽에서 N형쪽으로 전류가 흐르게 된다. 정공은 양전하를, 자유전자는 음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역방향으로 전압을 걸어주면 전류는 흐르지 않게 된다(그림7). 다이오드의 이러한 작용을 정류작용이라 하며 이 현상을 이용하여 다이오드로 정류회로(그림8) 및 논리회로(그림9)를 구성하게 된다.
 

(그림 7) 다이오드의 작동 원리


트랜지스터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접합트랜지스터(쌍극트랜지스터)와 전계효과트랜지스터(FET)가 그것이다.

접합트랜지스터엔 NPN형과 PNP형이 있다. 3개의 단자를 가지고 있는데 각각 에미터(E), 베이스(B), 콜렉터(C)라 불린다.

트랜지스터의 회로이용에는 증폭작용과 스위칭작용이 있다. 순수반도체에 불순물을 첨가하여 2개의 전하운반자 중 하나는 다수운반자로 다른 하나는 소수운반자로 만들며, P형반도체에선 정공이 다수운반자, 전자가 소수운반자, N형반도체에선 그 반대라는 것은 앞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림 8) 다이오드 정류회로


접합트랜지스터의 증폭작용에선 베이스에서의 소수운반자의 움직임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베이스에서 소수운반자의 움직임을 조절하여 증폭도를 조절할 수 있다. 접합트랜지스터는 이처럼 증폭 및 증폭조절작용이 있기 때문에 능동소자라고 불린다. 다이오드, 저항, 컨덴서 등은 그러한 기능이 없어 수동소자라 불린다.
 

(그림 9) 다이오드 논리 회로(OR회로)와 그의 진리표


접합트랜지스터는 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논리회로에서 스위치로 사용된다. 트랜지스터를 통하여 전류가 흐르는 상태와 흐르지 않는 상태의 2가지 상태를 왔다갔다할 수 있도록 회로를 구성하여 스위치 역할을하도록 해서 논리회로에 이용하는 것이다.

논리회로는 많은 기본논리회로로 이루어진다. 기본논리회로에는 NOT, OR, AND, NOR, NAND가 있는데 컴퓨터에는 주로 NAND와 NOR회로를 가지고 구성한 논리회로가 사용된다. (그림10)에 NAND회로를 나타내었다.

컴퓨터의 주기억장치에는 (그림11)과 같은 회로가 사용될 수 있다. 이와같은 회로는 '플립플롭'(flip-flop)이라 불리며 기억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집합으로 램이 구성된다.

전계효과트랜지스터의 동작원리는 접합트랜지스터와 다르나 용도는 비슷하다. 역시 증폭용 및 스위칭용으로 쓰이는 것이다.전계효과트랜지스터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으나 여기서는 디지틀논리회로에 널리 쓰이는 절연게이트형전계효과트랜지스터(MOSFET)라는 긴 이름을 가진 것에 대해서만 예를 들기로 한다.

MOSFET는 약해서 MOS라고도 한다. MOSSFET는 접합트랜지스터보다 동작속도는 느리나 제조공정이 쉽고 소비전력이 적으며 직접도를 높일 수 있어서 오늘날의 대규모집적회로(LSI 혹은 VLSI)에의 길을 열어놓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비록 MOSFET개별소자도 있지만 MOS하면 일단 집접회로를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10만개가 모여 이룬 집적회로

MOSFET에는 PMOS, NMOS, CMOS가 있다. PMOS는 전하운반자로서 전자를 이용하는 것인데 PMOS보다 제조공정은 좀 어려우나 속도가 빠르므로 더 많이 제조 사용된다.

지금까지 다이오드와 트랜지스터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이들은 모두 개별소자로 제조되어 회로의 구성원으로 쓰일수 있다. 앞의 (그림11)에서 보인 플립플롭회로를 개별소자로 만든다면 4개의 트랜지스터가 필요하다. 컴퓨터의 주기억장치에 개별소자로 만든 회로를 사용한다면 가장 적은 경우라 하더라도 2백만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필요하다.

2백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사용하여 회로를 구성하였다고 상상해 보라. 그 크기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개별소자로 큰 기억장치를 구성하는 것은 집적회로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생각하기엔 어처구니 없는 일인것이다.

직접회로란 무엇인가. 면적 수㎟의 실리콘기판에 매우 많은 수의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저항, 컨덴서 등을 만들어 넣어 일정한 회로기능을 나타내도록 한 것을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라 한다.

과거엔 개별소자들이 회로구성의 기본요소였으나 지금은 집적회로가 기본요소로 되었다. 집적회로제조업자들은 서로 다른 기능을 갖는 수많은 집적회로를 제조 판매한다. 회로설계자는 적절한 기능을 갖는 여러 집적회로들을 상호 연결하여 전체적으로 원하는 기능을 갖는 회로를 설계 구성하면 되는 것이다.

집적회로는 1950년대 후반 소형화, 고신뢰성, 고속성, 경제성 등의 필요성에 의해 개발되어 1960년대에 실용화되었다.

집적회로의 집적도는 어느 정도일까? 소규모집적회로(SSI)는 개별소자 1백개 미만, 중규모집적회로(MSI)는 1백~1천개, 대규모 모집적회로(VLSI)는 10만개 이상을 집적시켜 만든 것이다. 따라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생산이 가능하게 된 256KD램은 VLSI에 속한다. 오늘날의 VLSI의 실용화단계에 있으며 UVLSI(초초대규모집적회로? Ultra-Very Large Scale Intergrated Circuit)도 연구단계에 있다. 당연히 부딪치게 될 집적도의 한계를 향하여 끊임없이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진공관으로부터 도대체 어느 정도의 소형화를 이룩한 것일까. 그 대략적인 크기비율은 (표2)에 나타내었다. 엄청난 소형화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0) 트랜지스터 논리회로(NAND 회로)와 그의 진리표


작고 빠르고 경제적인 미래소자

(그림 11) 스태틱 메모리(static memory)에 사용되는 플립ㆍ플롭 회로


반도체소자로는 지금까지 설명한 일반적인 용도로서의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외에 여러가지 특수목적의 소자들이 많이 있있다. 발광다이오드(LED), 레이저반도체, 광전다이오우드, 광전트랜지스터, 싸이리스터, SOS소자, CCD(전하결합장치), 건(Gunn)효과소자, 써미스터, 베리스터 등등이 그것이다.

또 더 작고, 더 빠르고, 더 경제적인 미래의 소자를 만들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를테면 VLSI를 3차원으로 구성한다하든가, 새로운 재료를 실리콘대신 사용하다든가, 초전도와 같은 물리적 현상을 이용한다든가 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미생물이나 단백질같은 유기물을 재료로 하는 생체소자(Biochip)를 만들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미래의 소자들에 대한 연구가 결실을 맺을 때 더 많이 기억하고,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가 만들어져 '인공두뇌'의 제작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연 인공두뇌가 인간의 기능이나 감정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는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실현될 가능성이 ${10}^{-99}$%보다 작더라도 또한 비록 연구에 대한 부당성이 지적되더라도 연구는 계속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트랜지스터라는 획기적 발명이 현재의 인류생활에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획기적 발명을 향하여 불철주야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표 2) 집적회로의 발전
 

1986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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