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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늘어나는 비만증

임신중, 사춘기의 과식 그리고 운동부족을 피하자

도시생활은 뚱뚱이를 양산할수 있는 이상적조건을 갖추고 있다. 어떻게 하면 비만증을 피할수 있을까. 일본 '나이또 슈코'박사등이 쓴 글을 요약한다.


주위를 잠간 둘러보면 뚱뚱한 사람, 야윈 사람, 적당하게 날씬한 사람, 글래머 등 인간의 신체 상태는 실로 여러가지다. 이 신체 상태는 골격도있으나 대개 피부 밑의 지방이 결정한다.
 

지방이 배에 많으면 배불뚝이라하고 없으면 빈약한 체격이라 하게된다. 여성의 경우 뚱보와 글래머는 지방이 많은 부위가 약간 다른 차이에 불과하다.
 

지방증가는 상당히 억제 하기가 어렵다. 아무리 다이어트를 하고 감량시키려고 노력해도 체중이 줄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하면 아무리 먹어도 전혀 살이 찌지 않는 '야윈 대식가'도 있다.
 

살이 찌거나 야위거나 하는데는 여러가지 인자가 관계하고 있다. 그 인자를 살펴 비만에 이르는 과정을 알면 대책도 세울수 있을 것이다.
 

비만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는 시대에 따라 일정하지 않다. 그러나 여기서 살펴보려는 비만이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비만이 아니고 의학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른 것이다.

 

지방분이 많은 경우가 문제된다


의학적인 기준으로 어느 정도가 비만이라는 것일까. 보통 (신장-100)×0.9에서 구해지는 표준체중 보다 20% 증가한 경우를 비만이라고 한다. 다만 레슬링 선수등 근육이 단련된 사람은 비만이라 하지 않고 '과체중'이라 한다. 즉 지방분이 많은 경우만 비만이라 한다.
 

그러므로 젊을 때와 같은 체중이라 해도 나이가 들면 근육이 줄고 지방이 늘어나므로 결국 체중에서 차지하는 지방의 비율은 늘어나게 된다. 이런 경우는 이상한 표현이 되겠지만 '비 비만성 비만'이라 하여 비만에 포함시킨다. 10년 동안 체중이 조금도 늘지 않았다해도 지방은 착실히 늘고 있기때문에 결코 안심 할수 없다는 것이다. 비만과 식욕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동물은 공복을 느끼면 음식물을 찾게되고 발견하면 먹는다. 먹고나면 공복감이 없어지고 만복이 되면 먹기를 중지한다. 이렇게 동물의 '먹는다'는 행동은 공복과 만복을 느껴가면서 조절되고 있다. 공복감과 만복감을 느끼는 중추 신경은 '시상하부'라는 뇌 속의 기본적 생명유지활동을 하는 부위에 있다.
 

토끼 실험에서는 시상의 복내측핵(腹內側核·VMH)에 만복감을 느끼는 만복중추가 있으며 그 약간 바깥족에 있는 외측시상하야(外側視狀下野·LH)에는 섭식중추가 있음이 밝혀졌다. 토끼의 복내측핵을 전극으로 자극하여 파괴하면 토끼는 계속 먹기만 하여 체중이 보통 토끼보다 배의 속도로 늘어간다. 인간의 경우는 만복중추가 섭식중추 보다 더 고차원의 중추(연합야)에서 식욕이 콘트롤 된다.그것은 의지이다. 의지의 힘에 의해 식욕을 견제 할수가 있다. 예를 들면 권투선수가 감량에 견딜 수 있는 것은 몸무게를 유지하지 않으면 시합을 할수없기 때문이며 여성이 조금이라도 허리를 가늘게 하려고 먹고 싶어도 꾹 참을 수 있는것은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다는 고차원의 의지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식욕 또는 음식섭취행동에는 뇌라는 중추의 작용이 크다는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 중추는 그 자체가 멋대로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중추를 작동시키려면 중추의 감지부분(센서)에 공복 또는 만복 신호를 알려야 한다. 이 역할을 무엇이 맡고 있는가에 대한 몇가지 설이 있으나 아직 정설은 없다.
 

식후에는 혈당치가 높아져 복내측핵의 만복중추기능이 견제된다는 설이나, 절식 상태가 되면 지방조직에서 유리지방산이 피속으로 방출되어 증가, 섭식중추를 자극하여 식욕이 생기게 된다는 설 등이 그것이다.
 

또 최근의 연구에서는 유기산인 2-디옥시테트로네이트가 혈중에 증가하면 식욕이 감소되며 3-디옥시펜트네이트가 증가하면 거꾸로 식욕이 증가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고 있으면 혈액속에 유리지방산이나 3-디옥시펜트네이트 등이 증가하여 외측시상하야에 있는 공복 중추를 자극하게되어 '배가 고프다'고 느끼게 되며 고차 중추인 연합야에서 섭취 행동을 결정하여 '뭔가 먹자'하고 음식을 찾아 먹기 시작한다. 그러면 차츰 혈당이나 2-디옥시테트로네이트가 증가하여 복내측핵의 만복 중추가 자극되어 '배가 꽉 찼다'하고 섭취 활동이 중지된다.
 

앞에서 설명한 토끼의 복내측핵 파괴실험에서처럼 복내측핵이나 복내측핵에 이르는 경로가 파괴절단되거나 혈당 상승 등이 감지되지 않으면 만복중추는 채워지지 않는다. 그렇게되면 항상 공복감에 지배되어 계속 먹기만 하게된다.
 

인간도 이 부위의 뇌종양 뇌출혈일때 병적인 비만이 생긴다. 그러나 보통의 비만(단순성 비만)과 중추성의 장해와의 관련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다.
 

복내측핵─연합야─외측시상하야의 사이에는 신경세포 돌기의 연장인 신경선유네트워크가 있으나 이들 신경세포간의 정보 전달은 신경정보전달물질이 맡고 있다. 세로토닌이 정보전달에 쓰이면 식욕을 억제하고 도파민이 쓰이면 식욕이 증가한다. 세로토닌 작용에 저항하는 약물 시프로헵타딘을 투여하면 세로토닌의 작용이 억제되어 식욕이 생길수가 있다. 또 식욕억제약 속에는 도파민이나 노르아드레날린의 작용을 변경 시키므로서 중추에서 식욕을 억제하고 있는 것도 있다.

 

예방은 태아기 부터


뚱뚱해진다는것은 최종적으로 피하지방을 비롯한 지방조직의 지방세포라는 창고에 지방이 많이 저장되는 것이다. 과잉저장이 즉 비만인 것이다.
 

지방세포는 공같이 생긴 세포로 세포 속에 원래 지방을 가득 갖고 있다. 그때문에 핵등의 세포구조는 가득찬 지방에 압박당해 세포막에 바짝 밀어붙어진 형상을 하고 있다. 지방세포의 크기는 여러가지나 보통은 80∼1백20미크론인데 뚱뚱해지면 2백미크론 이상이 되는 수도 있다.
 

비만을 지방세포에서 보면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하는 과형성(過形成) 비만과 지방세포의 용적이 증가하는 비만성 비만의 두가지가 있다. 그러나 지방세포 수가 증가하는 시기는 일생동안에 세번밖에 없다. 첫번은 모체속에 있는 태아기의 출산전 3개월, 두번째는 생후 1년(특히 생후 1개월)까지의 영아기이며 세번째는 사춘기다. 사춘기의 세포수 증가는 태·유아기의 세포수 증가에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이 3회의 기간에는 세포수의 증가가 왕성하나 다른 시기에는 별로 증가하지 않는다. 때문에 태·유아기나 사춘기가 아닌때 비만해지는 것은 한개 한개의 지방세포의 크기가 점점 커져 지방도 점점 많이 저장된 비대성 비만인 것이다.

 

비만아의 양친도 비만일 경우가 많다.


이런점에서 임신중의 과식과 사춘기의 과식, 운동부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비만아 문제가 차츰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도시 어린이는 놀이터가 없어 신체를 활발히 움직일 기회가 적다. 또 식사와 간식 등의 과식으로 살이찌며 살이 찌면 운동부족이 되는 악순환으로 비만아가 늘어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비만아는 단순한 살찐 어린이가 아니고 성인병 비만증의 미니어처판이란것이 밝혀졌다. 즉 지금까지는 소아비만은 성인이 된후 비만이 되기 쉽다는 정도로 생각했다. 그리고 성인비만이 되면 당뇨병 동맥경화 심장병 등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좋지않다고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조사에서 국민학생 비만아중에 이미 당뇨병 고혈압 고지방혈증 등이 나타나 소아기부터 성인병이 발현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비만아의 가정을 보면 양친도 비만일 경우가 많다. 가족족으로 비만이 출현하는 원인에는 두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소질이며 또 하나는 환경이다. 어머니가 비만이고 아이도 비만일때가 많다. 그리고 지방의 침착부위와 신체의모습도 닮아 있을 경우가 많다.
 

아이가 여러 명이면 그중 특정의 아이만이 비만인 경우도 많다. 이것은 비만의 소질이 유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요즈음 도시 어린이들은 신체를 활발하게 움직이며 노는일이 적어 운동부족이 되고 있다. 거기다 식사외의 간식으로 양적으로 풍부한 식생활에 젖어 과식상태에 빠져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섭취물 내용을 보면 빵, 라면, 청량음료수, 과자류 등을 많이 먹고 동물성단백질 등은 의외로 적어 질적으로 반드시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이다.

 

비만의 정신적 인자


소아의 비만은 성인 비만의 미니어처판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그러면 성인의 비만에 대해 몇가지 각도에서 분석해보자.
 

먼저 비만자의 섭식행동 패턴을 살펴보자. 결론부터 말한다면 비만자는 공복감이나 만복감을 스스로 느끼는 것이 약하고 미각(味覺) 시각(視覺) 시각(時刻) 등 다른 자극에 의해 식욕섭식이 조정되고 있다. 첫째 맛에 영향을 받기 쉬워 맛이 있으면 많이 먹고 없으면 먹지 앟는다. 편식이 강하고 좋아하는 것이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는 사람은 살이 찌게 된다. 다음으로 보통사람이라면 식사를 양껏하고 나면 새로 다른 요리가 나와도 더 먹지 않지만 비만자는 태연하게 차근차근 먹어치운다. 즉 포식 뒤에도 만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또 걱정이 있거나 불안하거나 하면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것이 보통인데 비만자는 거꾸로 먹는 양이 늘때도 있다. 또 재미있는것은 항상 저녁식사를 6시에 한다면 시계 바늘을 1시간 빨리 해놓아도 6시를 가리키면 비만자는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아도 "아! 저녁식사 시간이다"하고 식사를 거뜬히 해치운다. 그러나 비만자는 식사준비가 귀찮거나 하면 섭식량이 줄어든다.
 

식탁에 식사준비가 되어있으면 없어질 때까지 먹어치우지만 셀프서비스거나 냉장고나 찬장에서 끄집어내 다시 손질을 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요리면 먹지 않게된다. 이렇게 비만자는 만복감을 느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복감도 느끼기 어렵게 되어 있다.
 

이런 섭식행동 패턴을 정신심리학적 각도에서는 어떻게 볼까. 정신분석의 시조 프로이트는 구애기(口愛期)에 충분한 애정을 받지못하면 정신상태가 구애기에 그대로 고착되어 성인이 된 후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풀이하고 있다. 즉 유아는 생후 바로 어머니와 유방을 통해 접촉하면서 애정을 확인하는데 이 구애기에 충분히 애정을 느끼지 못하면 성장과정과 성인후에 과식으로 그 욕구불만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심신(心身)의학의 입장에서는 인간의 정신상태를 공격과 의존으로 나눠 설명한다. 즉 무엇인가에 대해 노하고 적의를 갖고 공격하고 싶은 욕구가 정확한 대상으로 향하게 되지 않거나 밖으로 나타낼 수 없게 되면, 안으로 향하여 심장과 혈관계로 튕겨가 고혈압이나 협심증을 일으킨다. 거꾸로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싶고 보호받고 싶은 욕구가 있어도 부모나 친구로부터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역시 그 불만이 신체의 내부로 향해 이번에는 소화기계나 호흡기계의 이상을 일으킨다. 이 증상이 과식, 비만, 기관지천식 등이다.
 

구미에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비만은 우리가 상식선을 넘어선 것으로 체중이 1백 50㎏ 이상되는 정도의 것이다. 그때문에 외과수술에 의한 치료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그 수술이란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관인 소장을 대부분 잘라내고 절단부를 위에 잇는것인데 장에 음식물이 흘러드는 것을 늦추기위해 위에서 장으로 통하는 통로를 좁히고 있다. 그래도 감량효과가 불충분 할때는 위 턱뼈와 아래 턱뼈를 줄로 묶고 유동식만 섭취하게 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실로 잔인할 정도의 방법이라 생각되겠지만 이런 수술로 감량이 되고 나서 줄을 풀면 다시 살이 찌는 사람도 적지않다. 비만에는 여러가지 인자가 작용하여 완성된다. 비만이 되면 많은 불이익이 생긴다. 비만을 극복하기위해 미리 노력을 해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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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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