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에 새 연구소 완공단계
●2천년에는 3천억원 투자
●해양한국의 기반 구축
지구 표면의 70%를 덮고있는 바다. 바다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우주이다. 바다속에는 1천7백억 배럴에 이르는 석유를 비롯한 40여종의 광물자원이 있다. 또 연간 약8천만t이나되는 어획량으로 인류에 대한 식량기여도가 6%나 된다. 세계 각국은 지금 이 천혜의 보고 개발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2000년대에 인구가 60억을 넘고 지상의 모든 자원이 고갈될 때에 대비하여 해양개발은 우주개발과 나란히 인류사의 앞날을 열어주는 길이라고 생각되고 있는 것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도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아직은 초보단계이지만 해양개발을 위한 조사연구사업을 별여 나가고 있다.
해양연구의 산실
경기도 안산시(구 반월공업도시)의 서남쪽 해안 2만6천평 부지에 4천5백평 규모로 신축중인(87년 완공) 한국과학기술원 해양연구소(소장 허형택 박사)가 우리나라 해양개발연구의 산실이다.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남한 면적의 3.5배나 되는 34만5천㎢의 대륙붕, 1만2천7백89㎞에 이르는 해안선, 3천3백70개의 섬 등이 모두 천혜의 조건을 갖춘 우리나라 해양개발의 무대입니다. 이 무대에서 수산업, 조선공업, 해운업, 해양공간이용산업, 광물자원생산, 발전 등 사업을 이룩해갈 기초를 연구조사하는 것입니다"
허 형택소장은 할일도 많고 보람도 큰 이 연구소의 과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해양연구소는 지난73년에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술정책 추진을 위한 두뇌집단역할을 맡아 수행하기위해 발족되었다.
이 연구소에는 박사 28명, 석사10명, 기능·기술직 및 행정직 등 2백40명이 해양물리연구실, 해양화학연구실, 해양생물연구실, 해양지질연구실, 해양공학연구실, 환경공학연구실, 해양경제연구실, 해양정책연구실, 해양정보실, 연구지원실, 행정실등 11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해양물리연구실에서는 한반도 주변해역에서 해수역학, 해수특성, 조석·조류, 해황분석, 예보의 4개팀이 수산, 해양오염, 연안공학등에 필요한 기초연구를 맡고있다.
해양화학연구실에서는 바다물 속의 물질의 순환과 이동, 해양-대기, 해수-퇴적물, 해수-생물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맡고 있다. 또한 해수,퇴적물 및 해양생물의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는 방법연구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사업은 해양환경보전과 해양자원조사 분야다. 연안의 미생물이 늘어나는 상태, 중금속, 염화탄화수소 및 방사능에 의한 수질오염조사 등을 통해 인간활동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려는 것이다.
해양생물연구실에서는 해양생물자원의 이용개발과 해양환경보전에 필요한 여러 문제를 조사·연구하고있다. 즉 플랑크톤,저서생물,부유생물에 관한 일반적인 연구를 토대로 해양생태계의 구조를 밝히며 여러가지 환경문제의 해석에 실험결과에서 정립된 이론을 실제 적용하고 이를 이용한 해양생물의 증식과 양식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해양지질연구실에서는 해양지질 환경의 특성, 연안해저광물 및 골재자원,심해저광물자원(망간단괴 등), 원격탐사 기술을 이용한 해양지질,지층구조 및 해저음향특성, 퇴적분지의 고환경 복원과 진화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이밖에 해저케이블과 송유관 부설, 연안개발, 항만수로유지, 해양국방력 증강에 필요한 조사사업도 맡고 있다.
해양공학연구실은 연안역에서의 해수유동 등에 관한 현장 관측, 자료분석 및 수치모델연구 등 해양개발에 관련된 공학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환경공학연구실은 한반도 주변해역의 해양환경 보전과 오염방지를 위한 공학적 연구를 맡고 있으며 특히 환경수리공학에 의한 수치 모델링,연안개발에 따른 해양환경모니터링,환경영향 평가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해양경제연구실에서는 해양자원, 해운항만, 해양산업의 3개 분야로 나눠 해양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주로 맡고 있다.
해양정책연구실에서는 국가의 해양정책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해양정책 및 해양법 분야를 연구하고 국제적인 해양개발동향을 조사·분석한다.
해양정보실에서는 해양과학분야 전반의 광범위한 국내·외의 문헌 및 자료를 수집·정리하여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한편 국내·외의 해양 관련 기관에서 최신 정보자료를 입수 분석하는 등 장기 해양조사연구개발 계획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업무를 능률적으로 처리하기위해 VAX─11/780(3M Byte) 전산시스템에 의한 데이타처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지원실에서는 각 연구실의 연구조사활동에 대한 기술지원을 맡고 있다.
이런 각 분야가 연구소 설립이후 지금가지 37억여원을 들여 1백27건을 연구조사 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당면 과제는 신축연구소 완공
"우선 당면한 과제는 신축연구소를 완공하는 것입니다. 90억원 공사비로 83년에 착공하여 지금까지 본관 연구동과 기계설비동 등 연건평 2천6백평은 끝냈고 올해안에 해양공학 및 기기구조물동(1천2백평) 공사를 마칠 것이며 내년에는 나머지를 모두 완공할 계획입니다"
이 연구소는 현재 서울 강남구 서초동의 5층건물(7백평)에서 임시로 불편하게 일을 보고있다.
그러나 새 연구소로 옮겨가 본격적인 연구사업을 하게된다는 기쁨을 맞기전에 올해도 경사가 생겼다.
2월11일 해저탐사용 잠수정이 세계에서 13번째로 완공된 것이다. 길이 8m,높이 27m, 너비 2.4m, 무게 9t으로 3명이 타고 해저 3백70m까지 잠수하여 12시간동안 해저탐사 활동을 할수있는 이 잠수정은 코리아타고마조선소에서 건조한 순 국산이다.
"이 잠수정은 앞으로 우리나라 연안과 대륙붕탐사나 해저지질조사 등에 활발히 쓰일 것입니다. 그리고 경사가 또 한가지 생길 것입니다. 8백t급 종합해양탐사선이 새로 건조되고 있는 것입니다. 2천만 달러 규모의 차관도입계약이 작년 12월에 체결되어 88년 완공예정으로 현재 건조중에 있읍니다. 이 탐사선은 해저 6천까지 탐사할수 있는 기능을 갖추게 되므로 미국 일본 등 선진해양국 수준의 탐사활동을 할수 있게 됩니다"
지금은 지난 80년에 건조된 소형해양조사선 인천1호(83t) 1척밖에 없으나 앞으로는 3척이 입체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러나 삼면이 바다인데도 우리 해양과학분야는 국제무대에서 뒤떨어져 있다. 미국은 79년에 정부의 과학기술 투자비 총 2백57억1천5백만달러 중 4.4%인 11억3천9백만 달러가 해양부문에 투입되었고 같은해 일본은 정부의 과학기술 투자비 총 1조1천5백8억엔 중 3.5%인 4백3억엔이 해양분야에 투입되었다.
"그러나 늦지않았읍니다. 지금부터 모든 힘을 쏟아 열심히 하면 곧 선진대열에 나란히 설수 있읍니다"
허 소장은 의욕이 넘치는 표정으로 강조했다.
정부의 2000년대를 향한 과학기술발전 장기 계획에 과학기술 투자비가 전체적으로 국민 총 생산의 3.1%(약6조2천억원)로 계획되고 있는데 해양과학기술부문 투자액은 그중 4∼5%(약3천억원)로 계획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런 투자를 법률로 뒷받침하는 '해양개발기본법'이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될 예정으로 입법이 추진되고 있어 해양과학연구조사를 위한 기초가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느낌이다.
"인력수급문제도 잘 풀려가고 있읍니다. 현재 서울대학을 비롯한 9개대학에 해양관계 학과가 있어 1년에 약 5백명이 배출되고 있으며 해외파견 고급인력양성도 순조로운 편입니다"
허박사의 낙관론이다. 한참 설명을 듣고 있으니 우리나라 해양과학분야의 눈부신 발전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