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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한해로 시달리던 평야가 이제는 곡창의 구실을 하게 됐다.
 

평야란 성인과는 관계없이 해발고도가 낮고 기복이 작거나 거의 없는 넓은 땅을 가리키는데,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은 까닭에 사방으로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평야는 없다. 호남평야 나주평야 김해평야 논산평야 평택평야 김포평야 재령평야 안주평야 등 주요 평야는 모두 큰 하천을 끼고 그 하류에 발달되어 있다.
 

평야는 농업에 중요한 지형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논농사에 이용되고 있다. 논은 하천을 따라 올라가면서 그 양안에 거의 연속적으로 분포하지만 중상류에서는 골짜기와 더불어 논의 분포범위가 좁아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민들이 '들'또는 '벌'이라고 부르는 지형이 평야를 대표한다. 평야지대에서 핵심을 이루고 있는 지형은 예외없이 하천의 토사가 쌓여 형성된 충적지(沖積地)로 되어 있고, 평야지대에서 들 또는 벌이란 이러한 충적지를 가리키는 것이다.
 

하천 하류에 분포하는 넓은 충적지는 현재의 해면을 기준으로 형성된 지형이기 때문에 고도가 극히 낮은 것이 특색이다. 일반적으로 해발고도가 5m 내외이며, 높은 경우에도 10m를 크게 웃돌지 않는다. 평야지대에 수해(水害)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고도가 낮아 집중호우가 내릴 때 하천이 범람하기 쉽고,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벌이란 들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으나 원래 침수가 빈번한 저습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평야는 발달장소에 따라 지형의 구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한강 하류의 김포평야, 금강하류의 논산·강경평야, 낙동강하류의 대산평야, 재령강 하류의 재령평야 등은 바다로부터 떨어져 있어서 주로 범람원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평야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동진강·만경강 하류의 호남평야, 안성천 하류의 평택평야, 삽교천 하류의 내포평야 등은 조차(潮差)가 큰 황해에 트여 있어서 하천 양안의 범람원과 해안의 간석지를 농경지로 바꾼 간척지(干拓地)로 이루어졌다.
 

경기도 일산평야
 

삼각주로서 발달한 낙동강 하류의 김해평야에서도 간척지를 볼 수 있다. 이러한 평야는 간척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계속 넓혀져 왔다.

우리나라의 평야는 20세기에 들어와서 일제에 의하여 활발히 개발되기 시작했다. 넓은 범람원의 개발은 방수제(防水堤)의 축조와 수리시설의 확충을, 근대적인 간척지 조성은 높은 방조제의 축조 이외에 대규모의 관개용수원의 확보를 전제로 하는데, 이러한 사업을 위하여 설립된 것이 수리조합이었다.
 

평야지대의 충적지는 하천을 깨고 있지만 수해와 더불어 한해(旱害)가 자주 발생하여 대부분이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소규모의 보(洑)나 저수지로 관개하던 좁은 골짜기에서와는 달리 넓은 들에서는 들 전체를 관개할 수 있는 수리시설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평야는 근대적인 토목기술과 많은 자본의 투입으로 대규모의 방수제와 기타 수리시설이 설치되면서 벼농사의 핵심지 또는 곡창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수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방수제 이외의 배수시설을 설치했고, 관개용수는 대규모의 저수지를 만들거나 양수장을 강가에 세워 해결했다. 그리고 관개용수를 유도하는 수로망이 갖추어지고 새로운 농촌이 들어서기도 하여 평야지대의 경관은 획기적인 변화를 겪게 되었다.
 

평야는 동해안에도 발달되어 있다. 성천강 하류의 함흥평야, 수성천 하류의 수성평야 등은 동해안의 주요 평야이다. 동해안은 조차가 극히 작다. 그리하여 이들 평야는 간석지 대신 사빈과 해안사구로 전면(前面)이 둘러싸이게 되었다. 동해로 유입하는 하천의 하류에는 규모가 작지만 이와 같은 유형의 충적평야가 곳곳에 발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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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권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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