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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고 화려해지는 핼리혜성

천문학자들이나 고성능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했던 핼리가 이제 서서히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해 아마추어들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망또 걸치고 달리는 듯

지난 1월9일 저녁 7시, 충남도고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 핼리혜성을 관측하려고 도고에 내려와 이틀밤을 허송한 1백50여명의 관측자들은 간간히 눈발이 휘날리는 상황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천체망원경 앞에 모여 있었다. 이제나 저제나 하는 순간, 눈발이 그치면서 밤하늘에 별들이 총총 빛나기 시작했다. 이때를 놓칠세라 아마추어 천문가들은 '페가수스'자리맨 우측별과 목성 중간에 위치한 핼리를 정확히 포착, 일반관측자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다. 망또를 뒤집어쓰고 지상을 향해 곤두박칠치는 듯한 모습이었다.

점점 커지고 화려해지는 핼리혜성

꼬리의 겉보기 각도는 10도

하늘의 방랑자 헬리혜성을 맞이하려는 지상의 열기가 그득하다. 조그만 눈덩어리에 불과했던 헬리는 이제 그 모습을 화려하게 변신, 장대한 꼬리를 늘어뜨리면서 태양에 가까와지고 있다(2월9일 근일점 통과).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회구에는 1월말부터 2월 한달 동안은 핼리의 변화 모습을 지상에서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지구에서 보는 핼리의 위치가 태양 뒤편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핼리혜성의 꼬리가 가장 발달할 때가 태양을 돌아 다시 지구에 접근하는 시기라는 점. 3월 초순이후면 다시 지구상에서 핼리를 관찰하는 것이 가능한데 그때부터 4월까지가 핼리가 자신을 가장 왕성하게 표출할 때이다.

'지오트'를 비롯한 6개의 핼리탐사위성들이 3월초 이후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 3월 초순의 핼리는 남동쪽 새벽하늘에 긴 꼬리의 장관을 이루면서 다시 나타난다. 밝기도 점점 밝아지고 꼬리도 상당히 발달하기 때문에 관측조건은 1월보다 훨씬 좋아진다.

핼리혜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4월10일경이다. 이때의 밝기는 4등급이며 꼬리는 10°이상(사람이 눈으로 보는 겉보기 각도) 펼쳐져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천구상의 위치는 전갈자리와 '켄타우르스'별 사이에 있으며 우리나라가 위치한 북위 38°를 기준으로 한다면 남쪽지평선상 고도 5°이하의 새벽하늘에서 관찰 가능하다. 이로부터 며칠간 사라졌다가 4월 중순 이후 남동쪽 저녁하늘에 다시 나타나나 밝기도 어두워지고 꼬리도 짧아진다.

남쪽지방으로 내려가면 핼리의 관측고도가 높아져 보다 쉽게 관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최적조건은 제주도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천문잡지나 여행대리점을 통해 해외핼리관광이 대성황이다. 사이판, 괌, 대만 등에서는 정만쪽 지평선 약30°(한국에서 보는 북극성 고도보다 약간 낮은 높이)에서 관찰가능하다. 조금 더 높이 보려면 적도 넘어서 남위 35°의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로 가면 한밤중 머리위에서 관측할 수 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 내륙지방은 기후가 안정되고 공간도 어두워 육안으로 보는 경우나 사진촬영의 최적지인 셈이다.

슬라이드를 통해 핼리혜성관측의 기초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촬영에 성공

천체망원경이 있다면 핼리혜성을 장기간에 걸쳐서 추적 할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대물렌즈 지름 6㎝인 경우 10등급까지 가능하다. 물론 이것은 어두운 장소에서의 이야기이고 조명이 밝은 도시에서는 그 기간이 짧아진다.

천체망원경의 가장 큰 특징은 배율을 조정하면서 관찰할 수 있다는 것. 저·중·고 배율로 변화시키면서 관찰한다면 핼리혜성의 두부를 상세히 보는 것이 가능하다. 천체망원경에는 반사망원경과 굴절망원경이 있는데 초보자가 취급하기 좋은 것은 대물렌즈 지름 6~8㎝의 굴절망원경이 좋다.

망원경으로 핼리의 위치를 포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망원경의 시야가 좁으므로 초보자는 답답함을 느낀다. 특히 지평선상에 낮게 깔려있는 핼리를 망원경으로 잡기가 어려우므로 쌍안경을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쌍안경은 50㎜×7, 즉 구경이 5㎝이며 배율이 7배인 것이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망원경, 쌍안경 모두 그 성능에 너무 신경쓰지말고 자신이 구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사용법을 정확히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한국아마추어천문협회(회장 : 박동현)에서는 1월7일부터 10일까지 3박4일간 충남도고에서 핼리과학캠프를 개최했다. 아마추어천문협회회원 24명과 일반 참가 학생 1백15명이 참석한 이 캠프에서는 낮에는 천문학에 대한 기초적인 소개와 핼리관측요령, 사진촬영방법 등의 강연을 하고 밤에는 실제 핼리를 관측하는데 주력했다. 1월9일이 그믐달이어서 관측조건이 좋으리라 예상했으나 대설주의보가 내려 핼리관측에 매우 고전하였다. 특히 둘째날은 핼리관측 가능시간인 해질무렵부터 8시까지 눈이 내리다가 핼리가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자 날씨가 맑아져 관측자들을 안타깝게 하였다. 마지막날 밤, 겨우 핼리를 천체망원경(16㎝)에 포착했으나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은 경우 20여분에 불과했다.

이때의 핼리밝기가 5.4등급. 서쪽하늘 지평선 고도 20°정도의 높이였다. 이론적으로는 육안관찰이 가능하였으나 실제로는 보통 현미경(7㎜×50) 으로도 전문가가 '저것이 핼리다'라고 지적해주지 않는 이상 핼리임을 식별하기가 쉽지 않았다.

과학동아 취재팀도 사진촬영을 시도했으나 워낙 기상상태가 좋지않아 실패하고 이틀후 서울근교 문산에서 저녁 7시10분 촬영에 성공하였다.
일반 국민들이 핼리혜성관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도 많다. 국립천문대에서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4월23일~24일 이틀간 전국적으로 천체관측회를 가질 예정이다. 경기도 일산에서 관측을 계속하고 있는 연세대 천문대산하의 한국 아마추어천문가회에서도 핼리의 고도가 높은 제주나 남해안에서 관측회를 개최할 예정. 3월 중순경에는 어린이회관 육영천문회에서도 제주도에서 관측캠프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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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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