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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앙~. 콜록콜록. 먼지 때문에 꽃을 찾을 수가 없어.”

과수원을 돌아다니던 작은 꿀벌 한 마리가 비틀거리며 날아왔어요.

농도 괴물이 꿀벌을 살포시 껴안으며 말했어요.

“과학자들이 꿀벌 실종 사건의 원인을 찾고 있어. 바로 ‘농도’를 이용해서 말이지!”

 

초미세먼지에 고장 난 ‘꿀벌 네비게이션’

 

우리나라에서 꿀벌들이 감쪽같이 사라졌어요. 봄을 맞아 양봉(꿀을 얻기 위해 벌을 기르는 것)을 시작하기 위해 벌통을 열었는데, 텅텅 비어있거나 죽은 벌만 들어있었지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겨울 동안 사라진 꿀벌의 수만 무려 78억 마리예요.

 

과학자들은 ‘농도’를 활용해 꿀벌의 수가 줄어드는 원인을 찾기 시작했어요. 국립산림과학원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정수종 교수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꿀벌의 수분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지요. 연구진은 중국 베이징에서 2017년 4월 말부터 6월 초까지 꿀벌 400마리의 움직임을 관찰했어요. 이 시기에 꿀벌의 수분 활동이 가장 활발한 데다 황사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76㎍/㎥만 넘어도 아주 심각하다고 보는데, 당시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무려 250㎍/㎥였어요. 꿀벌은 먼지로 인해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했고, 황사 이전에 45분 걸리던 비행시간이 77분으로 늘었어요. 황사 이후에도 길 찾기 능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지요. 정수종 교수는 이에 대해 “초미세먼지로 인해 하늘이 뿌옇게 변했고, 태양 빛에 의지해 먹이의 방향을 찾는 꿀벌이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짙은 이산화탄소 때문에 먹을 게 없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높아질수록 꿀벌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연구도 있어요. 루이스 지스카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환경건강학과 교수 연구팀은 1842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과 캐나다 남부의 이산화탄소 농도와 그 지역에서 주로 자라는 식물인  ‘미역취’ 꽃가루 속 단백질의 양을 비교했어요. 그 결과, 172년 동안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에서 398ppm으로 올랐고, 미역취 속 단백질 양은 30% 감소했어요. 특히 이산화탄소 농도가 갑자기 높아진 시기에는 미역취의 단백질 양도 크게 줄었지요. 식물의 꽃가루 속 단백질이 줄어들면, 꽃가루를 먹고 자라는 어린 꿀벌이 제대로 클 수 없어요. 꽃가루 속 단백질은 꿀벌의 성장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요.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꿀벌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거예요.

 

 

 

 

용어설명

 

수분식물의 수술 꽃가루를 암술에 묻혀 씨앗을 만들고 열매를 맺게 돕는 거예요.

 

황사 중국 사막 지대의 모래가 강한 바람에 의해 다른 지역까지 날리는 현상으로, 주로 4월에 발생해요. 누런 먼지가 대기를 뒤덮지요.

 

㎍/㎥ 미세먼지의 농도를 측정하는 단위로, ‘마이크로그램 퍼 세제곱미터’라고 읽어요. 1㎍은 1g(그램)의 100만분의 1만큼의 무게예요. 세제곱미터는 한 변의 길이가 1m인 정육면체의 부피를 나타내는 단위지요.

 

ppm이산화탄소, 산소 등과 같은 기체의 농도를 측정할 때 주로 쓰는 단위예요. 파트 퍼 밀리언(Part Per Million)의 줄임말로, ‘피피엠’이라고 읽지요. 기준이 되는 양이 100만일 때의 비율을 나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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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호 어린이수학동아 정보

  •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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