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 앞에서 김민형 교수님이 얘기한 알쏭달쏭한 수수께끼에 바로 답이 있군! 최고의 수는 세상 어디에나 있지.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 최고의 수란 어느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모든 수를 마음대로 움직이고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는 경지를 일컫는 것이야. 그건 바로 ‘빅데이터’!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정보를 인터넷에 올린다면 그 정보의 양은 얼마나 될까요? 빅데이터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세상의 모든 정보를 거대한 창고에 차곡차곡 담아놓은 것과 같아요. 매 순간 아주 빠른 속도로 만들어지는 ‘초 대용량’ 데이터죠.
우리가 구글과 네이버에 검색하는 단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사진과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과 해시태그, 이 모두가 데이터예요. 스마트폰을 켜는 순간 사용자의 위치가 기록되는 건 기본, 차를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로 가는 동안 차가 움직인 동선이 기록되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교통카드를 사용한 기록,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신용카드로 계산한 기록,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약을 처방받은 기록 등도 모두 어딘가에 남습니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데 사용돼요. 만약 유튜브에서 귀여운 강아지가 나오는 영상을 봤다면, 알고리듬이 이 기록을 토대로 다른 강아지 영상을 추천해줍니다. 마트에서 물건을 계산한 뒤 포인트를 적립할 때 실물 포인트카드 없이 휴대폰번호만 불러주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것도 데이터 덕분입니다.
매 순간 쌓이는 정보, 작물 키우고 산불 막고
땅이 넓은 미국에서는 농부들이 밭 여기저기에 온도 및 습도 센서를 뿌려놓는다고 해요. 센서는 온도와 습도를 측정한 결과를 무선 인터넷으로 농부에게 보내죠. 농부는 컴퓨터로 실시간 정보를 확인하면서 물이 부족하다고 확인된 곳에만 물을 줄 수 있어요.
빅데이터는 산불을 예방하기도 해요. 2020년 호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동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던 사건을 기억하나요? 산불 분석 회사 ‘테크노실바’는 낙엽에 수분이 포함된 정도와 날씨, 산불이 자주 나는 지역의 위성사진 등을 분석해요. 언제, 어떤 날씨에, 어디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할지 예측하죠.
데이터는 ‘숫자’라는 언어를 사용합니다. 숫자가 있어야 이 세상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담아낼 수 있거든요. 속도를 나타내는 숫자가 없다면 “가장 빠른 동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모든 동물을 모아놓고 동시에 달리게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설명하는 수, 우리의 삶 곳곳에 숨어있는 수 모두가 바로 최고의 수 아닐까요?
_ 인터뷰
“빅데이터는 미래도 예측해요”
어수동 : 빅데이터가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있을까요?
가능해요. 예를 들어 지금은 범죄나 사건이 일어난 후에 CCTV 영상으로 범인을 찾아요. 만약 범죄 데이터를 분석해 사건이 발생할 것 같은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밤중에 으슥한 길에서 한 사람이 급히 달려가고 있고 그 뒤를 누군가 뒤쫓고 있다면 이는 범죄의 신호일 확률이 높겠죠.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동시에 경찰에 자동으로 신고가 들어가는 거예요. 빅데이터를 활용해 범죄를 사전에 방지할 수도 있을 거예요.
어수동 : 누구나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나요?
그럼요. 이제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게 누구에게나 중요한 일이 될 거예요. 데이터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세상을 이끌 수 있죠.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하지만 데이터를 이용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만들어낼 수도 있어요.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숫자를 읽을 줄 알아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