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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책] 선택의 순간을 설명하는 몬티 홀 문제

우리가 살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찍어서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이런 선택의 순간에 관한 ‘몬티 홀 문제’가 있어요. 1963년부터 40년간 방영된 미국 오락 프로그램인 ‘Let’s make a deal(거래를 합시다)’에 나온 문제로, 당시 진행자인 몬티 홀의 이름을 따서 붙였어요.

 

 언뜻 생각하기에는 어차피 남아 있는 문이 둘뿐이므로, 바꾸나 안 바꾸나 차이가 없어 보여요. 하지만 답은 ‘바꾸는 쪽이 유리하다’예요. 이유는 간단해요. 처음 문 뒤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은 1/3, 나머지 두 문에 있을 확률은 2/3입니다. 진행자의 제안을 거절하고 처음 문을 고수해 차가 있는 곳을 맞히려면 처음부터 차가 있는 문을 골라야 하니까 그 확률은 1/3이에요. 

 

그러나 문을 바꿔서 차를 고르려면 처음에 염소가 있다고 알고 있는 문을 제외한 문을 선택해야 해요. 나머지 문 중 한 문에 차가 있을 확률이 2/3가 될 수밖에 없어요.

 

 만화에서 재희는 5개의 선택지를 가진 5지선다형 문제에 대해 친구들에게 설명하면서 몬티 홀 문제를 언급하는데요. 이 문제를 5지선다형 문제에 적용하면 아래와 같은 질문으로 바꿀 수 있어요.

 

 

해답은 뭘까요? 처음에 뽑은 답이 정답일 확률은 1/5, 즉 20%지요. 답지를 바꾸지 않는다면 확률은 1/5로 변함이 없어요. 모든 확률을 더하면 1이 돼야 하고 정답이 될 수 있는 답지는 2개뿐이니, 처음에 뽑은 답지를 버리고 다른 답지를 선택하면  2/5, 즉 80%의 확률로 정답이 되지요. 따라서 답지를 바꾸면 정답이 될 확률이 4배가 돼요.

 

 같은 원리로, n지선다형의 경우 몬티홀 문제로 바꿔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아요. 여기서 n = 3, 4, 5…예요.

 

 

처음에 뽑은 답지가 정답일 확률은 1/n이지요. 답지를 바꾸지 않는다면 확률은 1/n로 변함이 없어요. 정답이 될 수 있는 답지는 2개뿐이니, 처음에 뽑은 답지를 버리고 다른 답지를 선택한다면 (n-1)/n의 확률로 정답이 되지요. 따라서 답지를 바꾸면 정답이 될 확률이 (n - 1)배 더 많아요.

 

 그런데 이렇게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요. 수학에서는 증명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알고 있는 것, 증명하고 싶은 것, 수학 개념 등을 먼저 정확하게 표현해야 해요. ‘정의’, ‘정리’, ‘문제’ 등의 형태로 나를 비롯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하죠.

 

 현대 사회에서는 서로의 경험과 생각이 달라 같은 사실을 보고도 다르게 표현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사안에 따라 회사와 노동자,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전쟁 당사국들과 주변 국가들의 표현 등이 너무 달라요. 사실 같은 일을 두고 나와 부모님 그리고 다른 가족들의 표현이 다른 경우도 많지요. 그럴수록 정확하고 객관적인 표현이 중요해요. 그래야 지금 같은 사안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는지, 어떤 부분에 집중하고 해결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거든요.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정확한 표현을 바라기보다는 자신이 먼저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표현을 하면 좋겠지요.

 

 이런 능력은 앞서 말한 것처럼 수학에서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수학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몬티 홀 문제와 관련된 퀴즈를 하나 내면서 이 글을 마무리할게요. 3지선다형의 경우 답지를 바꾸면 정답일 확률이 2/3이고, 5지선다형의 경우 4/5이니 5지선다형 문제가 더 쉬운 걸까요?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여러분 스스로 생각해보길 바라요! 

2024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김정한(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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