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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서 시작된 난제 골드바흐의 추측

다시 오일러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리만 가설보다 더 오래된 난제 이야기다. 한 편지에서 시작된 소수에 관한 난제 ‘골드바흐의 추측’이다. 

 

 

골드바흐의 추측은 이 편지 한 통에서 시작됐다. 당시 최고의 수학자인 오일러에게 18세기 러시아 수학자 크리스티안 골드바흐가 편지를 보냈다. 난제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에 적힌 내용이었다. 편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면 둘 사이의 이야기로만 남을 수도 있었다. 

 

골드바흐는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났지만 대부분 러시아에서 살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왕립 학술원의 교신 책임관으로 일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며 수학 연구에 계속 집중하지는 못했지만, 지위 덕택에 유럽의 수많은 일류 수학자와 편지로 교류했고 특히 오일러와는 30년 이상 편지를 교환했다. 

 

오일러는 골드바흐가 보낸 편지 내용에 흥미를 느껴 꼼꼼히 살펴본 끝에 그의 추측을 아래와 같이 수정했다.

 

 

그 이유는 오일러와 골드바흐의 소수에 대한 견해가 달랐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소수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숫자 1을 소수로 생각하는 수학자가 많았다. 골드바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오일러는 1을 소수로 보지 않았다. 그리고 골드바흐의 추측에서 정수를 홀수와 짝수로 나누면 짝수의 경우에는 두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어 그의 추측을 수정한 것이다. 

 

현재 수학자들은 두 번째 명제만을 ‘골드바흐 추측’이라고 부르고, 첫 번째 명제는 ‘약한 골드바흐 추측’이라고 말한다.

 

 

갈 길이 먼 골드바흐 추측

 

골드바흐의 추측은 중학교 1학년도 이해할 만큼 간단하지만, 증명이 너무 어려워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이 추측을 증명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소수가 언제 등장하는지 아직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서다. 전 세계의 수학자는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골드바흐의 추측을 공략하고 있다. 

 

 

1937년 러시아 수학자 이반 비노그라도프는 ‘아주 큰’ 홀수에 대해서 약한 골드바흐의 추측이 맞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 뒤 수학자들은 101300보다 큰 홀수에 대해서 약한 골드바흐의 추측이 성립한다는 것을 보인다. 그러던 2013년 페루 수학자 아랄드 엘프고트가 연역적인 증명 방법을 써서 아주 큰 홀수의 하한선을 1030까지 낮춘 뒤 이보다 작은 홀수에 대해서는 컴퓨터를 이용해 일일이 따져봤다. 그의 동료인 데이비드 플렛이 컴퓨터로 세 소수의 합으로 이뤄져 있다는 걸 보인 것이다. 무려 4만 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이로써 약한 골드바흐의 추측이 증명됐다. 

 

하지만 불행히도 약한 골드바흐의 추측을 증명한 방법으로는 골드바흐의 추측을 풀기는 어렵다고 한다. 현재 컴퓨터를 이용해 4  1018배까지 모든 짝수에 대해 이 추측이 성립한다는 사실이 확인돼 있다. 하지만 이 수보다 큰 수에서 예외가 발견될 수 있다. 그 후의 짝수에 대해서 정확히 성립하는지 아무도 증명하지 못했다. 

 

 

2024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이채린 기자
  • 수학동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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