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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서울대 동시 합격 비결은?

 

총인구가 4만 3,000여 명인 경상북도 성주군에서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와 KAIST를 모두 합격한 학생이 있습니다. 바로 해석학을 연구하는 수학자를 꿈꾸는 이지원 학생이에요. 이 학생은 성주여자고등학교 개교 이래 52년 만에 처음으로 영재고, 과학고 학생이 즐비한 KAIST에 23학번으로 당당히 입성했습니다. 

 

Q. 언제부터 수학과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나요?

 

중1 때는 수학을 되게 싫어했어요. 선행학습을 거의 안 해서 그런지 중학교 오고 나서 수학이 너무 어려웠어요. 또 갑자기 숫자보다 x, y처럼 문자가 많이 나오니까 버겁게 느껴졌어요. 이때부터 성주군에서 운영하는 국립학원인 ‘별고을 교육원’을 다녔는데, 선생님께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러 가면 ‘얼마나 고민해봤냐’, ‘더 고민해봐라’라고 말씀하셨어요. 어쩔 수 없이 혼자서 고민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문제가 풀리는 거예요. 그때 생각보다 수학이 재밌어서 막연하게 수학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학과에 가겠다는 결심을 굳힌 건 고1 때였어요. 수학 교양서를 읽으면서 교과 과목을 넘어서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흥미가 생겼거든요.

 

Q. 어떤 책이었나요?

 

김민형 교수님이 쓰신 <;수학이 필요한 순간>;과 그 후속작인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에요. 이 책을 읽고 엄밀한 수학의 불완전한 면을 처음 알게 됐어요. 유클리드 기하학에는 공리 5개가 있고, 이를 부정하면 그 체계가 무너지는 게 아니라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생기잖아요. 그런 점에서 수학이 완벽하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책을 읽고 수학의 색다른 면을 발견해서 더 매력을 느꼈어요.

 

Q. 중고생 때 하루에 얼마나 공부했나요?

 

시험 기간 주말 기준으로 중학생 때는 8시간, 고등학생 때는 10시간 정도 공부했어요. 수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날이면 7, 8시간씩 수학만 했어요.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날로 정하면 그때는 그 과목만 열심히 했지요. 전체 공부 시간 중 수학에 투자한 시간이 40~50% 정도 돼요. 수학은 일단 문제를 많이 풀어야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이라고 생각해서 더 많은 시간을 쓰려고 했지요.

 

Q. 수학은 문제를 많이 풀면 좋은가요?

 

처음에 쉬운 문제를 많이 풀어서 기초 실력을 쌓아 올렸어요. 그다음 기계적인 문제 풀이보다는 생각하면서 푸는 문제를 위주로 풀어봤어요.

 

Q. 수학 공부할 때 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손과 발을 바쁘게 만드는 거요. 눈으로만 읽고 풀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지문이 길거나 어려운 문제는 그래프 등을 통해 이해해야 해요. 그런 문제는 일부러 똑같이 따라 적으면서 풀었어요. 문제를 읽는 속도는 느려지지만 그만큼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아져요. 또 문제가 안 풀릴 땐 일단 그래프를 직접 그리고 식을 몇 개라도 적어놓으면 생각이 더 잘 나요. 다른 문제부터 풀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도 적어놓은 걸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지요. 

 

그리고 교무실에 찾아가서 질문을 열심히 해야 해요. 내신 출제자는 선생님이잖아요. 그러니 선생님께 질문하면서 문제를 어떻게 푸시는지를 보는 게 중요해요. 문제를 들고 갔을 때 좋은 문제라고 말해주실 때가 있는데 그 유형의 문제는 내신 시험에 항상 나왔어요.

 

 

Q. 수학 문제가 안 풀릴 때는 어떻게 해요?

 

최대한 고민해보고 나서도 안 풀리면 답지를 봤어요. 대신 답지를 종이로 가린 다음 위에서부터 한 줄씩 읽으면서 제 풀이와 비교했어요. 다른 부분이 나올 때까지만 읽은 다음 제가 무엇을 잘못 생각했는지 파악해서 거기서부터 다시 풀어봤어요. 몇 번 반복했는데도 안 풀려서 결국에는 답지를 다 볼 때도 있지만, 답지를 한번에 다 보는 것보다는 이 방법이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Q. 수학 선행학습은 안 했나요?

 

한 학기 정도만 미리 공부했어요. 겨울방학엔 다음 1학기 내용을, 여름방학엔 2학기 내용을 공부했지요. 어차피 고등학교 2학년이라면 당장 평가받는 건 <;수1>;이니까 <;수1>;만 열심히 해서 성적을 잘 받고 나중에 <;수2>;도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조급하지 않았어요. 

 

Q. 개념이 이해가 안 되면 어떡해요?

 

저도 수업 시간에 몇 번 내용을 놓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교과서는 굉장히 친절해요. 앞의 내용을 제대로 공부했다면 혼자서 다시 봤을 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돼 있어요. 또 개념이 이해가 안 되더라도 문제집에서 유형별로 어떻게 푸는지도 알려주고 있어서 그 방법대로 문제를 풀어보면 오히려 이해가 되기도 했어요.

 

 

 

Q. 다양한 수학 공부법은 어떻게 터득했어요?

 

여기저기서 들은 방법을 저한테 맞는 방식으로 조금씩 변형해서 썼어요. 수학 오답 노트를 쓸 때 틀린 이유를 꼭 써야 한다는 것은 선생님한테 들었고, 답지를 한 줄씩 읽으면서 공부하는 것은 유튜브에서 봤어요. 

 

Q. KAIST에 지원할 때 고민이 있었다면서요.

 

제가 KAIST에서, 그것도 수학과에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진짜 많이 했어요. 하지만 가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자존감이 조금 내려갈 뻔하기도 했어요. 고등학생 때는 제가 못 푸는 문제가 있으면 제 주변에 풀 수 있는 친구가 많지 않았어요. KAIST에서는 대학 내용을 미리 배우고 온 영재고, 과학고 친구들이 다 풀 줄 알더라고요. 그런데도 제가 수업 내용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걸 보면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의 특별한 수학 공부법을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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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 김진화 기자 기자
  • 사진

    임인순
  • 디자인

    최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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