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서 이미지를 아주 크게 확대하면 이미지가 작은 정사각형들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 정사각형이 디지털 이미지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픽셀’입니다. 이 픽셀에 다채로운 색을 입혀 작품을 만드는 예술을 ‘픽셀 아트’라고 하는데요. 오늘 전 세계가 주목하는 픽셀 아티스트 주재범 작가의 작품을 가지고 왔어요.
나 양화대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사로 유명한 노래의 주인공 서울 ‘양화대교’ 예요. 가로등 빛에 하얗게 반짝거리는 도로의 모습이 픽셀로 표현돼 있어요.
하늘에 닿을듯
맑은 하늘 아래,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리듯 고고히 서 있는 서울 ‘롯데월드타워’예요. 하늘에 가닿을 것처럼 우뚝 서 있는 모습을 픽셀들을 계단처럼 배치해 나타냈어요. 석촌호수 수면에 롯데월드타워가 일렁이는 모습까지 묘사했네요.
_ 인터뷰
최소한의 픽셀로 최대의 표현을
Q. 픽셀 아티스트가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2010년 좋아하는 이미지를 블로그에 올리려니 프로필 사진이 필요했어요. 그때 우연히 ‘포토샵’의 빈 레이어(컴퓨터 프로그램에서 그릴 수 있는 창)를 봤는데, 그 안에 네모 모양의 픽셀이 눈에 들어왔어요. 문득 ‘이 픽셀에 색을 채워서 나를 그려보자’는 생각이 들어 시도해 봤어요. 제 얼굴을 그린 픽셀 아트를 본 지인들이 재밌다며 하나둘 자신을 그려달라고 요청해서 이때부터 사람을 픽셀로 그리기 시작했지요. 이후 픽셀 아트에 재미가 들려 ‘모나리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같은 명화를 픽셀로 그려 블로그에 ‘명화 시리즈’로 올렸는데 이게 인터넷에 퍼지면서 삽시간에 유명해졌어요. 그렇게 본격적으로 픽셀 아트를 시작했습니다.
Q. 작업할 때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저는 최대한 적은 개수의 픽셀을 이용해 그려요. 픽셀이 많아질수록 사실감이 넘치는 그림을 만들 수 있지만, 몇 개의 네모만으로 어떤 대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픽셀 아트의 매력이거든요. 또 대상을 최대한 나만의 모양과 색깔로 재해석해 그리지요. 대상과 똑같이 표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을 그리기 위해 대화를 나눴는데 성격이 불같이 급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그 사람의 머리 색이 검은색이라도 붉은색으로 나타내요. Q. 픽셀 아트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Q. 픽셀 아트를 잘하기 위한 비결이 있을까요?
일단 좋아하는 것들을 작은 네모로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 해보세요. 그러다 보면 나만의 그리기 스타일을 찾게 돼요. 곡선과 45° 각도의 대각선을 주로 활용한다든지, 눈은 네모난 모양으로 그린다든지처럼요. 저는 그림 안에서 다양한 대상이 대칭이 되게 표현하는 것이 그리기도 편하고 아름다워 보이더라고요. 여러분의 스타일을 찾아봐요!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나요?
현재 2차원인 그림뿐 아니라 3차원의 영상, 블록, 조각 등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픽셀로 더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이건 다소 허황된 계획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세상 모든 사람이 픽셀로 만들어진 얼굴 사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주민등록증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