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똑똑한 동물이란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에요. 그런데 이번엔 꿀벌이 홀수와 짝수를 구별할 줄 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상상을 초월하는 ‘수학 천재’ 꿀벌을 만나 봅시다!
Q. 꿀벌 씨, 그렇게 수학을 잘한다면서요?
하하, 그런 셈이죠. 0의 개념을 이해하고, 간단한 덧셈과 뺄셈도 할 수 있거든요. 기호와 수의 개념을 연결할 줄도 압니다. 이번엔 호주 공동 연구팀이 여러 실험 끝에 저와 제 친구들이 1, 3, 5, 7, 9 같은 홀수와 2, 4, 6, 8 등 짝수를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Q. 어떤 실험이었나요?
먼저 연구팀은 꿀벌을 A와 B그룹으로 나누고 1~10개의 도형이 그려진 카드를 보여줬어요. A그룹의 경우 도형이 짝수 개 있는 카드를 고르면 설탕물을, 홀수 개 있는 카드를 고르면 맛이 쓴 물을 줬어요. B그룹에는 이를 반대로 적용하고, 두 그룹에 반복 학습을 시켰어요. 40번 정도 반복 훈련하고 나니, 꿀벌들은 평균 약 80%의 확률로 짝수 카드를 골라냈지요. 흥미롭게도 홀수 카드를 골라야 설탕물을 얻은 B그룹 꿀벌들의 학습 속도가 A그룹보다 더 빠르고 정답률도 높았어요.
Q. 홀수와 짝수를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지금까지 이 능력은 사람 외 어떤 동물에게도 발견된 적 없어요. 그만큼 추상적이면서도 높은 수준의 수적 개념이죠.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홀수보다 짝수 개념에 친숙해요. 짝수로 분류하거나 수를 셀 때 정확성, 속도 등이 올라가죠. 과학자들은 동물이 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아내면 사람에게 이러한 홀짝에 대한 치우침이 왜 나타나는지 밝힐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Q. 똑똑하면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아쉽게도 그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어요. 꿀벌은 카드 속 도형을 2개씩 묶어 짝을 이루지 못한 것을 구분한 거라는 추측이 나오고는 있어요. 인간의 뉴런(신경세포)은 860억 개나 돼요. 제 뉴런의 수는 96만 개 정도밖에 안 되죠. 그런데도 사람처럼 이토록 깊은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다니 놀랍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