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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미디어]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5월 4일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속 최고의 마법사인 닥터 스트레인지가 돌아옵니다. 예고편이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시각 효과와 충격적인 전개로 마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어요. 영화 개봉을 기다리면서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탐구해 봅시다!

 

 

MCU는 미국의 영화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에서 만든 슈퍼 히어로들이 공유하는 가상의 세계관이에요. 최근 MCU에서 눈에 띄는 것은 ‘멀티버스’라는 개념입니다. 멀티버스는 우리 우주 외에도 다른 우주가 여럿 존재한다는 ‘다중 우주’를 뜻해요.

 

멀티버스는 각 히어로가 존재하는 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덕분에 MCU의 세계관은 점점 넓어지며 더욱 강력해지고 있어요. 마블 스튜디오의 여러 히어로가 다른 히어로와 함께 영화에 등장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한 예로 2021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깜짝 등장했지요.

 

그런데 ‘닥터 스트레인지’ 1편에서 MCU 최초로 멀티버스라는 단어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이번에 돌아온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는 것처럼 멀티버스가 영화의 핵심 소재입니다. 주인공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금기의 주문으로 시공간이 뒤엉킨 멀티버스의 문을 열어서 새로운 존재들, 심지어 다른 세계의 스트레인지까지 맞닥뜨리게 된다는 이야기예요.

 

영화 개봉 전 멀티버스를 알아 두면 이번 영화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예요. 기자가 영화 속 멀티버스를 수학, 과학 관점에서 알려 드릴게요.

 

 

물리학의 시선으로 본 멀티버스

 

‘마법은 고도로 발달된 과학’이라는 말이 있어요. 그렇다면 영화 속 마법 같은 멀티버스는 과학적으로 말이 되는 걸까요? 멀티버스를 물리학의 관점으로 살펴볼게요!

 

멀티버스, 즉 다중 우주는 물리학에서 이론적으로만 존재해요. 게다가 물리학의 분야마다 다중 우주를 설명하는 방식도 다르지요. 영화 속 멀티버스인 디멘션과 평행 세계도 각각 다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먼저 디멘션은 입자 물리학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입자 물리학에 따르면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기본 입자’ 17개와 이들의 상호 작용을 설명하는 ‘표준 모형’이 존재해요. 기본 입자들은 입자마다 고유의 ‘결합 상수’들이 정해져 있는데, 이 상수가 어떻게 정해졌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여기서 결합 상수는 물리적 상호 작용의 세기를 나타내는 수예요.

 

일부 물리학자들은 다른 상숫값을 가진 기본 입자로 이뤄진 우주가 어딘가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상수가 달라지면 우주의 기본적인 구조도 달라지거든요. 따라서 디멘션을 우리 우주와는 다른 특성을 가진 17개의 기본 입자로 이뤄진 우주라고 생각하면, 다른 디멘션에서 보이는 초현실적인 구조도 이해할 수 있지요.

 

 

반면 평행 세계는 양자 역학 관점의 다중 우주로 해석할 수 있어요. 양자 역학에서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유명한 사고 실험이 있어요. 먼저 고양이가 상자 속에 있다고 해 볼게요. 이 상자 안에 50% 확률로 붕괴하는 방사성 입자가 있고, 이 입자가 붕괴하면 고양이는 죽습니다. 그런데 이 상자를 열어 보지 않는 이상 입자는 붕괴하거나 붕괴하지 않은 두 가지 상태를 모두 가져요.

 

그렇다면 고양이는 살아 있을까요, 죽었을까요? 두 가지 상태가 중첩돼 있어서 상자를 여는 순간 한쪽으로 갈라져요. 하지만 최초로 다중 우주를 주장한 미국의 물리학자 휴 에버렛은 상자를 열면 고양이가 살아 있는 세계와 죽어 있는 세계가 모두 존재하게 된다고 이야기해요. 이처럼 평행 세계는 닮아 있지만 각기 다른 결과를 가진 다중 우주의 모습인 거지요.

 

 

영화 속 멀티버스는 과학보다 재미로!

 

하지만 MCU 속 멀티버스를 물리학으로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 속에선 주인공이 다른 디멘션에 도착해도 모습은 바뀌지 않고 주변만 바뀝니다. 입자 물리학적으로 다른 디멘션에 도착한다면 기본 입자들이 다른 값을 가지기 때문에 닥터 스트레인지 모습도 바뀔 거예요.

 

멀티버스에서 온 또 다른 스트레인지와 닥터 스트레인지가 만나는 예고편 장면도 물리학적인 오류가 있어요. 양자 역학적 다중 우주에서 고양이가 살아 있는 세계와 죽어 있는 세계는 각각 존재하거든요. 이처럼 다중 우주는 서로 독립적이기 때문에 상호 작용할 수 없답니다.

 

사실 물리학계에서 멀티버스는 인기 있는 주제가 아니에요. 다중 우주는 가설로만 존재할 뿐 실재한다는 증거는 없거든요. 게다가 과학은 설명력과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다중 우주론은 현상을 설명하는 것도 아닌 데다가 우리가 미래에 어떤 일을 겪게 될지도 말해줄 수 없기 때문이에요.

 

수학의 시선으로 본 멀티버스

 

닥터 스트레인지 1편에서는 영혼의 세계로 가는 아스트랄 디멘션, 악당 도르마무가 있는 다크 디멘션 등 멀티버스 중에서 디멘션이 주로 나왔어요. 그런데 수학이 숨어 있는 디멘션도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만델리버스 디멘션은 수많은 ‘프랙털’로 구성된 세계예요. 프랙털은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닮은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구조를 말해요. 이 디멘션에서는 손가락에서 다시 손이 자라는 기이한 현상도 나타나지요.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의 특수 시각 효과를 담당한 알렉시스 워이스브롯도 미국의 ‘학생들을 위한 과학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속 초현실적으로 뒤틀린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망델브로 집합’이라고 불리는 기하학적 패턴을 이용했다”고 밝혔어요.

 

프랙털이라는 단어는 망델브로 집합을 연구하다가 탄생했어요. 망델브로 집합은 프랑스 수학자 브누아 망델브로가 프랑스 수학자 가스통 쥘리아의 문제를 변형해 시각화하고 수학적 정의를 내린 거예요. 쥘리아는 z라는 수가 있을 때 다음 과정을 계속하면 수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했어요.

 

 

망델브로는 이 문제를 변형해  z1 = 0이고 n이 무한대로 커졌을 때도  zn 값이 존재하려면 c는 어떤 값이어야 하는지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시각화했지요. 그러자 부분과 전체가 닮은 ‘프랙털’ 구조가 나왔답니다.

 

 

미러 디멘션에서 찾은 아르키메데스 나선

 

미러 디멘션은 마법사들이 수련하거나 적을 가둘 때 사용하는 디멘션으로, 미러 디멘션에 들어가면 현실 세계에 영향을 주지 않고 물체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어요.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도망치는 스파이더맨을 미러 디멘션에 가두지요. 그곳을 유심히 본 스파이더맨은 “아르키메데스 나선형이야? 미러 디멘션은 그냥 기하학인가? 나 기하학 잘해!”라고 말하며, 기하학적 특성을 이용해 오히려 닥터 스트레인지를 거미줄 한가운데에 매달아요.

 

‘아르키메데스 나선’은 중심으로부터의 거리가 회전각에 비례해 커지는 소용돌이 모양을 말해요. 미러 디멘션 속 스파이더맨은 아르키메데스 나선처럼 규칙적인 나선 형태를 띠는 주변 지형을 이용해 거미줄을 쏠 수 있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중심에 두고 각 줄의 반경을 계산해서 거미줄을 친 것이지요.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의 거리나 각도를 계산했는지는 모르겠네요. 자나 각도기 능력이라도 있는 걸까요?

 

2022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 김진화 기자
  • 도움

    김동욱(고등과학원 물리학부 연구원)
  •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디자인

    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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