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지난 6월 7일 췌장암으로 향년 50세의 나이에 별세했습니다. 그를 추모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6월 13일 국가대표 축구팀은 상대의 자책골에 이은 페널티킥 골로 레바논을 2대1로 제압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했지요. 의도하지 않은 골, 이른바 ‘무작위 골’이 승리에 기여한 셈입니다.
이처럼 팀의 전력으로는 예측하기 힘든 무작위 골의 패턴을 다니엘 메머트 독일 쾰른스포츠대학교 신체훈련 및 스포츠정보학연구소 교수팀이 찾아냈습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나온 7263골을 분석했는데요. 골키퍼나 골대에 맞고 나온 공을 다시 넣은 리바운드 슛, 선수를 맞고 굴절된 슛처럼 수비 실수로 생긴 골이 발생하는 6가지 기본 변수와 경기장 위치, 경기 상황 등 9개의 추가 변수를 고려해 골의 무작위성을 수치로 나타냈습니다.
그 결과 무작위 골은 무려 전체의 46%로, 특히 두번째 득점은 대부분 우연한 상황에서 들어갔고, 동점 상황에서 무작위 골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2012~2013시즌의 무작위 골은 해당 기간 골의 약 50%였으나 2018~2019시즌에는 약 44%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축구 경기가 점점 데이터 기반으로 진행되면서 무작위 골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메머트 교수는 “7개 시즌 동안 진행했던 축구 경기의 60% 이상이 무승부 또는 1골 차이로 끝난 만큼, 하나의 무작위 골만으로도 경기 결과를 크게 바꿀 수 있다”며 “골에 영향을 주는 우연한 상황을 훈련에 접목하는 데 이번 연구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스포츠 과학 저널’ 5월 24일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