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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디자인 씽킹]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게임의 가치

사람들은 언제부터 게임을 했을까요? 그리고 게임은 우리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 호에서는 ‘세네트(Senet)’와 ‘리미션(Re-Mission)’, ‘드래곤박스 알지브라(DragonBox Algebra)’ 
‘씨 히어로 퀘스트(Sea Hero Quest)’ 등 네 종류의 게임을 통해 그 가치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이집트인의 세계관을 담은 보드 게임 세네트

 

 

기원전 3000년경부터 고대 이집트인들은 세네트라는 보드 게임을 즐겼습니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왕)의 무덤 속 벽화에서도 세네트를 하는 그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네트의 보드판은 총 3줄로 돼 있고 각 줄은 총 10칸의 사각형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2명의 참여자(플레이어)가 있어야 진행할 수 있죠.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례가 되면 한쪽 면은 흰색, 반대면은 검은 색으로 칠한 4개의 나무 막대기를 던집니다. 이때 나오는 나무 막대기의 조합에 따라 말이 이동할 칸수가 달라집니다. 말이 특수한 문양이 그려진 사각형에 위치할 때마다 플레이어는 각기 다른 지시사항을 수행해야 합니다. 자신의 말들이 보드판을 통과해 먼저 출구로 빠져나오게 하는 사람이 이깁니다.


이집트인들은 환생하기 위해서는 사후세계에 있는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고 믿었는데, 메헨(MEHEN)이라는 신이 지키는 관문에서 신과 세네트를 겨뤄 이긴 자에게만 현실 세계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고 여겼습니다. 이집트인에게 세네트는 단순히 즐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환생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기 위한 준비였던 거죠.

 

암 극복에 자신감을 주는 3차원 슈팅 게임 리미션

 

 

리미션은 2006년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호프랩에서 암 환자를 위해 개발한 3인칭 액션 슈팅 게임입니다. 비디오게임 개발사, 암 전문의, 간호사, 암 환자가 함께 논의해 게임 속 이야기를 설계했습니다.


리미션은 각기 다른 종류의 암에 걸린 캐릭터에 대한 소개로 시작합니다. 플레이어는 미세 나노 로봇을 조종해 자신이 고른 캐릭터의 몸속에서 자라고 있는 암 세포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리미션을 체험한 암 환자가 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에 응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만든 스토리입니다.


2008년 국제학술지 ‘소아과학’에는 북아메리카 지역과 호주의 병원 34곳에서 만 13세에서 29세 사이의 암 환자 총 370여 명을 대상으로 리미션과 치료 성과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암 환자들의 행동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일차방정식을 배울 수 있는 매칭 퍼즐 게임 드래곤박스 알지브라

 

 

드래곤박스 알지브라는 2012년 노르웨이의 게임개발회사 카훗(Kahoot)에서 출시한 매칭 퍼즐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수학 교사 경력을 가진 게임 개발자와 인지과학자가 협업해 만들었습니다.


드래곤박스 알지브라는 가운데를 기준으로 두 사각 영역으로 나눠진 화면을 일차방정식의 좌변과 우변으로 취급합니다. 그리고 수학 연산 기호를 이용해 미지수만 남기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면 됩니다. 이때 미지수를 몬스터 이미지로 바꿔 게임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카훗은 드래곤박스 알지브라를 1시간 30분가량 체험한 학생 중 93%가 일차방정식의 풀이법을 익혔다고 밝혔고, 2014년에는 이 게임을 통해 대수학적인 사고를 효과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습니다.

 

치매 연구를 위한 VR 게임 씨 히어로 퀘스트

 

 

씨 히어로 퀘스트는 게임 개발 업체 글리처스(Glitchers)가 영국 알츠하이머(치매) 연구소 등과 협업해 2016년 출시한 모바일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2차원 지도에 표시된 목적지를 확인한 다음, 3차원으로 바뀐 게임 세계에서 배를 조종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목적지로 가는 중 등장하는 장애물을 피하는 동시에 갑자기 출현하는 몬스터의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플레이어가 배를 조작하는 과정은 개발사에 전송되며, 치매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됩니다. 치매는 뇌의 인지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게 되는 질병입니다. 씨 히어로 퀘스트는 주변상황을 파악해 대응하는 플레이어의 능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치매의 전조 증상 중 하나로 알려진 공간지각능력에 대한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글리처스에 따르면 씨 히어로 퀘스트는 현재까지 4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합 117년이 넘는 시간동안 게임을 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의 방식으로는 약 1만 760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방대한 양의 치매 연구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하네요.

 

 

인류 역사에서 게임의 가치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게임은 상호작용을 통해 참여를 유도하면서 무언가를 전달하는 매체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삶에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하는지는 결국 우리의 몫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게임은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을 대변했습니다. 현재는 과학자와 예술가, 인문학자, 심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힘을 합해 수학 학습부터 질병 치료까지 다양한 목적을 위해 게임을 개발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세상에 유익한 게임을 만든다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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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오규환
  • 진행

    김진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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