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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과거인 2020년.
한국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이 살고 있었다! 
‘밀입국자’라 불리는 그들은 누구인가! 
 

 

우리 주변에 초대받지 못한 존재들이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고 있다!

 

최고 수준의 공학 지식과 코딩 실력을 갖춘 천재 공학자 한태술(조승우)은 혁신적인 성과를 쏟아내며 자신의 기업 ‘퀀텀앤타임’을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이미 완벽한 인물인 태술이 국민 영웅에 등극하게 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추락하는 비행기를 수리해 승객 261명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태술은 천재적인 두뇌와 빠른 판단력으로 무언가 비행기 앞 유리에 부딪혀 생긴 위기 상황을 모면한다.


이처럼 ‘대한민국 이공계의 기적’ 또는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그에게도 상처가 있다. 바로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던 형의 죽음이다. 형이 죽던 날 태술은 퀀텀앤타임의 사업 발표회만 신경쓰다 형의 말을 냉정하게 무시했고, 그날 형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그날 이후 태술은 형의 환영을 보며 괴로워하곤 한다. 


한편 시간 여행을 통해 2035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온 강서해(박신혜)가 머물던 미래의 대한민국은 매우 암울한 모습이다. 도시 곳곳은 전쟁으로 폐허가 됐고 공기오염으로 방독면 없이는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열악한 환경의 지하 벙커에서 생활한다. 2020년으로 온 서해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태술을 찾아야 한다며 돌아다니지만, 그녀 같은 시간 여행자를 뒤쫓는 단속국 때문에 일이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다. 어렵사리 태술을 만났지만 시간 여행의 비밀을 알게 된 태술까지 단속국에 쫓기는 신세가 되는데…. 도대체 2020년의 대한민국에는 어떤 거대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수학으로 옥에 티 찾기!

 

비행기 사고의 진상을 파헤치던 태술은 비행기에 부딪힌 것이 자신의 형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빠르게 펜을 잡고 종이에 쓱쓱 식을 써 내려가며 형의 추락 지점을 계산한다. 형의 추락지점이 김포라는 것을 알아낸 태술은 그 지점 주변을 깃발로 표시하고  샅샅이 뒤진다. 그리고 마침내 형의 물건으로 채워진 수트케이스를 발견한다.

 

 

태술의 계산을 다시 해봤더니….

 


드라마 속 태술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충돌 사고가 발생한 시점에 비행기는 경도 127.16°, 위도 36.987° 그리고 상공 5037m에서 초속 93.6m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 장면의 자문을 맡은 김규태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갑자기 하늘에 나타나 비행기와 부딪힌 물체가 포물선 운동을 한다는 가정하에 물체의 추락지점을 계산했다”고 말했다. 


포물선 운동은 지구 표면 근처에서 던진 물체가 공기 저항 없이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의 움직임이다. 이때 비행기에 부딪힌 물체는 비행기와 같은 속도로 튕겨 나간다고 가정한다. 


자, 그럼 태술의 계산을 하나씩 따라가 보자. 포물선 운동을 하는 물체의 수평 이동 거리는 초기속도를 0, 발사각을 Ɵ, 움직인 시간을 t라 하면 초기 속도×cos(발사각)×시간=0×cosƟ×t다. 비행기와 부딪힌 물체가 땅과 수평 방향으로 튕겨 나갔다고 가정하면 물체의 발사각은 0°이므로 93.6m/s×cos0°×땅에 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t)이다. cos0°는 1이므로 93.6m/s×땅에 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t)을 구하면 경도 127.16°, 위도 36.987°로부터 얼마큼 떨어진 곳에 비행기에 부딪힌 형이 있을지 대략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포물선 운동은 수평 방향으로는 등속도 운동을, 수직 방향으로는 자유낙하 운동을 한다. 그래서 같은 위치에서 시작해 포물선 운동으로 떨어지는 물체와 자유낙하 운동을 하며 떨어지는 물체는 동시에 땅에 닿는다. 자유낙하 운동 공식은 높이 h=1/2×중력가속도×시간2=1/2×g×t2이므로 시간에 따른 식으로 정리하면 와 같다. 물체가 비행기에 부딪힌 후 바닥으로 추락하기 전 높이는 비행기의 고도와 같으므로 떨어지는 동안의 시간은 로 약 32.06초가 나온다. 이제 물체의 수평 이동 거리를 구하는 공식에 이 시간을 넣으면 93.6m/s×32.06s=3000.82m로 태술의 형은 충돌 지점으로부터 약 3km 떨어진 지점에 떨어졌다고 추측할 수 있다.

 

실제 형이 떨어진 위치는 어딜까?

 


경도 127.16°, 위도 36.987° 지점을 구글 지도에서 검색하면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승두리 680-1번지가 나온다. 비행기는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가고 있었기 때문에 진행 방향으로 3km 떨어진 곳을 찾으니 대략 경기도 평택시 죽백동 658-2번지였다. 그런데 시지프스 속 태술은 “김포?”라는 말을 외치며 김포로 향한다. 이 장면에 대해 김 교수는 “정확하게 계산한다면 비행기와 부딪힌 물체는 경도 127.16°, 위도 36.987°에서부터 포물선 운동을 하며 떨어지기 때문에 계산처럼 평택 쪽에 떨어지는 게 맞다”면서도 “당시 극 중 상황은 비행기가 공항에 거의 도착한 상태여서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상황을 납득하도록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김포를 설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 공식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수학 기자의 눈으로 드라마 속 상황을 분석해 봤다. 이처럼 수학이나 과학적으로는 엄밀하지 않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도록 의도적으로 설정하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을 크게 뜨고 실제 상황이라면 어떨지 따져보는 것도 드라마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꿀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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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김미래 기자 기자
  • 도움

    김규태(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사진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JTBC스튜디오
  • 기타

    포스터 JTBC 
  • 디자인

    김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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