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을 넘어 이제 K-Culture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K-뷰티, K-드라마 등 한국형 스타일이 세상을 뜨겁게 하는 가운데, ‘K-수학’마저 먼나라에서 꽃피웠다고 해요. ‘알고리듬’의 어원, 대수학의 아버지, 알콰리즈미의 나라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수학 한류 축제 ‘Touch Math Festival’의 현장으로 떠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봅시다!
2020년 1월 23일,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The 3rd Touch Math Festival’이 열렸습니다. 3일 동안 진행된 이 페스티벌은 우즈베키스탄 초중고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수학 캠프로, 인하대학교가 타슈켄트에 설립한 타슈켄트 인하대학교(IUT)와 전국수학문화연구회(전수연)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행사입니다.
2016년 1월 6~8일 ‘The First Touch Math Festival’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린 후 2018년 7월 28~30일에 두 번째 페스티벌이 열렸고, 18개월만인 올해 1월 세 번째 행사를 열었지요.
앞서 두 번의 페스티벌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사원 내부 디자인을 수학적으로 해석해보는 등 다양한 체험수학 활동을 진행하며 수학의 중요성을 되새겼는데요, 많은 참가자가 수학의 흥미를 경험할 수 있었던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우즈베키스탄의 많은 수학 교사와 학생들이 이번 3차 축제가 열리기를 손꼽아 기다렸었다고 합니다. 이를 증명하듯 2회 때는 약 4000명이었던 참가자가 올해는 약 1만 명으로 늘어 Touch Math Festival을 향한 기대와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문수 전수연 회장(울산 제일중학교 수석교사)은 개회식에서 “IUT 수학체험전은 매번 준비하는 저희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3일 내내 행사장을 방문한 학생, 첫날 체험한 부스가 마음에 든다고 도우미 활동을 자원한 학생, 손자와 함께 체험하시는 할아버지의 모습 등을 보며 따뜻한 열정을 느꼈습니다”며 지난 행사의 소회를 전한 뒤, 올해 수학체험전을 재미있게 경험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국가를 넘나드는 즐거운 수학 교류
행사는 총 10개의 체험 부스로 꾸며졌습니다. 미니 블록으로 무게중심을 찾고 창의적인 모양을 구상해 피젯 스피너 만들기, 흰 돌과 검은 돌을 뒤집으며 규칙에 따라 모두 검은 돌을 만드는 멀린 게임 즐기기, 케플러 다면체라고도 불리는 별모양 십이면체 별 만들기 등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부스가 마련돼 어느 하나 빠질 곳 없이 문전성시를 이뤘지요.
축제가 진행된 기간인 1월은 우즈베키스탄에서 방학이 아니었음에도 많은 학생이 찾아왔는데요,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은 9월에 새학년을 시작하고 5월 말에 종업합니다. 중학교, 고등학교가 모두 나뉘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9년제 초·중학교로 운영돼 9년 동안 한 학교에서 공부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합니다. 대체로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이 9년 동안 연이어 담임선생님을 맡죠.
방학은 6월 초부터 8월 말까지고 따로 겨울방학이 없어서 축제가 열렸던 기간에도 학생들이 학교에 다녀온 뒤 참석했습니다. 타슈켄트시의 초등학교 과정은 삼부제로 운영하고 있어 오전에는 오후에 등교하는 초등학생이, 오후에는 오전 수업을 마치고 하교한 학생과 중학교 과정생 및 고등학생이 번갈아 가며 참석해 다양한 수학체험 활동을 즐겼습니다.
10개의 체험 부스 외에도 다양한 보드게임과 다빈치 돔 만들기 등을 할 수 있는 ‘이벤트 마당’ 20개도 진행했습니다. 현지 교사와 IUT 대학생들이 함께 이벤트를 운영했죠. 현지 도우미도 직접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현지 교사와 대학생 도우미들에게 설명서와 동영상 자료를 전달해 미리 학습하게 했습니다. 그 덕분에 더 많은 인원이 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각 부스에는 체험할 내용을 영어와 우즈벡어, 러시아어로 소개하는 설명서와 포스터를 붙여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현지 교사, 학생과의 교류는 축제 이후에도 이어졌는데요, 두 번째 축제인 ‘The 2nd Touch Math Festival’에서 현지 교사 도우미로 참가했던 두 분의 교사가 2018 제주수학축전에 초대돼 부스를 운영했었고, 이분들이 이번 세 번째 축제에서 현지의 보드게임 부스 운영을 주관해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2020 제주수학축전에도 현지 교사 두 명과 IUT 학생 한 명을 초대할 예정입니다.
▲ PDF에서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학·과학·정보 융합학교, 알콰리즈미고
축제 일정 이외에도 우즈베키스탄의 학교에 견학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우즈베키스탄의 미래를 이끌 IT 전문가를 양성하는 수학·과학·정보 융합학교인 알콰리즈미고등학였습니다.
알콰리즈미고등학교는 로봇 및 전자공학실, 혁신 및 가상기술연구소 등이 있어 학생들이 모바일앱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독립적인 작업으로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짜여 있었습니다. 또 학교의 모든 공간이 수학적 구조물이나 수학과 관련된 내용으로 가득차 있었죠.
힐로라 우마로바 알콰리즈미고 교장은 “지난 두 번의 Touch Math Festival에서 만난 선생님들과 부스 활동을 통해 배운 것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학교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며 이후 체험전에서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교육부에서도 이번 행사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학생의 수학 학습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수학교사 대상 수학체험 프로그램 연수를 전수연에 요청했고, 2021년 겨울에 120명의 우즈베키스탄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렇듯 Touch Math Festival은 단순 축제를 넘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수학교육을 여러 방면에서 함께 연결해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 여름에 열릴 제4차 Touch Math Festival에서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수학 문화를 교류하고 수학 학습방법의 변화를 이끄는 또 하나의 K-수학 한류 물결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