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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쌤 수학공부 꿀팁] 수학으로 소통하고 수학으로 관계 맺기

전남대학교사범대학 부설중학교 이옥자교사

수학은 혼자 고민해 문제를 푸는 시간이 많은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죠. 하지만 실제 수학자는 매우 활발하게 교류하며 ‘함께’ 수학을 연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수업에서도 힘을 합쳐 수학을 배워나가도록 지도하는 수학 교사가 있습니다. 2018 대한민국 수학교육상 수상자이기도 한 이옥자 선생님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저는 수학의 여러 매력 중 분배법칙이 지닌 공평성이 특히 좋아요. 제 수학 수업도 분배법칙처럼 모든 학생에게 보편 타당하게 녹아내리기를 꿈꿔요. 그 시간에 배워야 할 수학 지식이 소외되는 학생 없이 모두에게 녹아들길 바라는 거죠.”


수학을 가르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묻자 이 선생님이 답했습니다. 이 선생님은 2014년에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2020년에 수학교육상을 받고 싶다고 적었는데 2년 빠른 2018년에 그 목표를 이뤘다고 회상하며, 상을 받은 10명의 선생님들의 공통점이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한 명까지 함께 배울 수 있게 노력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능, 기초지식, 관심도가 제각각인 한 학급을 같은 방향으로 끌어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수업 방법을 연구한 결과, 이 선생님은 ‘소통’이 수업의 핵심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제아무리 특별하고 새로운 수업도, 교육과정을 줄여 쉬워져도, 유럽식 교육을 적용해도,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가 제대로 맺어지지 않으면 결국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거죠.


“유행하는 수업법은 많아요. 하지만 학생들과 선생님의 인간적인 거리는 자꾸 멀어지는데 교육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니 정작 수포자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선생님은 수업이란 자신이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쳐주는 시간이 아니라 수학을 통해서 학생들을 만나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학생들끼리도 서로 수학으로 관계 맺는 시간이 되도록 수업을 구성합니다. 
 

 


모둠 활동으로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여!


학기 내내 수학 수업은 모둠 활동으로 진행됩니다. 모둠을 짤 때부터 최적의 구성이 되도록 신경을 쓰며, 편성 후에도 모둠 내 소통이 잘 이뤄지는지 계속 살피고 관계 맺기가 잘 되지 않는 것 같으면 다른 모둠에서 파견을 보내기도 합니다. 


모둠 내 모든 구성원은 각자의 역할을 맡게 됩니다. 모둠원이 수업을 미리 준비하도록 관리하는 ‘꼼꼼이’, 모둠 내의 결과들을 기록하는 ‘기록이’, 수학적인 부분이나 활동을 다른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이끔이’, 학습지를 나눠주고 교구 등을 거둬오는 ‘나눔이’ 등의 역할이죠. 


칠판에 모둠별 점수를 적고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플러스나 마이너스 포인트를 쌓는데, 모둠원 중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점수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서로 알려주고 도와주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한 모둠에는 성적이 좋은 학생과 예체능 계열 학생 등이 섞여 있고, 풀어야 하는 문제도 교과서 관련 문제와 성냥개비 옮기기 같은 사고력 수학 퀴즈가 섞여 있습니다. 특별한 배경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고력 문제는 오히려 수학 성적이 낮은 친구들이 먼저 풀고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는 학생들의 말에, 모든 구성원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할 수 있게 신경을 썼다는 이 선생님의 노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선생님은 2001년 모둠 수업을 시작한 이후, 해마다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며 지금의 수업에 이르렀습니다. 수업을 개선할 때는 항상 학생들과 함께 논의합니다. 학기 말에 평가를 받고 새 학기에는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 건지, 어떤 방식으로 점수를 매길 건지 합의하죠. 학생들의 이해가 기반이 된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참여도가 높은 겁니다.  

 


꼼꼼한 공책 정리로 완벽히 개념 이해!


학생들이 모둠 활동과 함께 도움이 되는 요인으로 꼽은 두 번째는 ‘공책 정리’였습니다. 이 선생님은 영상 자료나 프레젠테이션보다는 판서를 중심으로 수업하는데, 학생들은 빠짐없이 공책 정리를 해야 합니다. 대신 수업시간 외 숙제는 따로 내주지 않습니다. 필기를 귀찮아할 것 같은데 의외로 공책 정리가 학생들의 호응이 높다고 합니다.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영상을 활용한 수업으로만 배우는 경우가 있는데, 수학은 특히나 손으로 쓰는 게 도움이 되는 학문이에요. 학생들도 공책 정리를 해서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학생은 정리를 너무 잘 해서 ‘내가 이렇게 잘 가르쳤나’ 싶을 정도였어요.”


이 선생님의 공책 정리는 개념을 이해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펜으로 글씨만 따라 적는 것이 아니라 색종이를 오려 붙이기도 하고 작도를 하며 증명을 하기도 해 공책을 작성하고 나면 잘 정리된 자신만의 개념 책이 생깁니다. 


2학년 박한휘 학생은 “문제를 풀 때 공식을 쓰기 보다는 왜 그 공식이 나왔는지 설명하는데 집중하는 것도 개념 이해를 확실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수학교사 동아리로 노하우 교류!


이 선생님은 학생뿐만이 아니라 교사끼리의 소통도 더 나은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고 믿고 수학교사 동아리 ‘스담스담’을 만들었습니다. 스담스담은 경력이 긴 교사와 경력이 짧은 교사가 멘토-멘티를 맺고 서로 노하우나 정보를 주고받고, 수학책을 선정해 독서토론을 하고, 연수 등을 신청해 함께 공부하는 등의 정기 활동을 합니다. 


멘토-멘티를 맺었다고는 하지만 꼭 경력이 긴 교사가 경력이 짧은 교사를 가르치는 형식은 아닙니다.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와 신입 선생님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오가며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선생님의 설명입니다.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교사와 교사 어느 관계든 인간적인 유대감과 공감을 바탕으로 소통한다면 공부 방식에 상관없이 더 나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 선생님의 믿음처럼, 여러분도 수학을 공부하다 어려움에 부딪힌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친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거나 선생님께 고민을 나눠보세요. 한층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2020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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