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맛, 귀여운 블록이야!’ 생김새만 보고 좋아했다가는 큰코다칩니다. 한두 칸 모자라 블록을 놓지 못하면 ‘웬수’라고 생각할 테니까요.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가로줄 또는 세로줄을 만들어 쓱싹 없애보세요!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아는 게임을 하나 꼽으라면 아마 ‘테트리스’가 아닐까요? 테트리스는 사각형 평면에 작은 정사각형으로 이뤄진 다양한 모양의 블록을 쌓는 게임으로, 블록들이 모여 빈틈없는 가로줄을 만들면 그 줄이 사라지는 게임입니다. 위에서 하나씩 떨어지는 블록이 쌓여 평면에 가득차면 게임 오버 되므로 계속 꽉 찬 가로줄을 만들어 지워야 하죠. 올해 35주년을 맞은 테트리스는 단순하지만 도전을 불러일으키는 매력 덕분에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그 인기만큼이나 테트리스와 비슷한 게임도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2014년 9월 터키의 게임 회사 ‘그램 게임즈’가 출시한 퍼즐 게임 ‘1010!’입니다.
1010!은 블록을 잘 배치해 빈틈없는 줄을 지운다는 점에서 테트리스와 비슷하지만, 큰 차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테트리스와 블록의 모양이 다르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테트리스가 블록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며 바닥부터 차곡차곡 쌓이는데 반해 1010!은 블록이 무작위로 3개 등장하며, 세 블록을 10×10 격자에 배치하면 새로운 블록 3개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1010!에서는 가로줄 뿐 아니라 세로줄도 지울 수 있다는 점도 다릅니다.
이렇게 블록을 배치하다 더 이상 남은 블록을 놓을 자리가 없으면 게임이 끝납니다. 언뜻 보면 테트리스보다 쉬운 것 같지만, 블록의 방향을 바꿀 수 없고 격자의 크기가 테트리스보다 작기 때문에 가로세로 3칸으로 이뤄진 3×3 블록이 등장하면 빈 자리가 없어 게임 오버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높은 점수를 얻으려면 꽉 찬 가로줄 또는 세로줄을 열심히 만들어 지운 뒤, 어떤 블록이 나오더라도 블록을 놓을 자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무작위 속 전략을 찾아라
1010!은 게임 오버 되기 전까지 얻은 점수를 비교해 순위를 매깁니다. 점수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얻습니다. 첫 번째는 블록을배치할 때 그 블록을 이루는 정사각형의 수만큼 점수를 얻는 ‘배
치 점수’입니다. 두 번째는 가로줄 또는 세로줄을 만들어 지웠을 때 얻는 점수로, 지운 줄 수에 10을 곱한 값입니다. 재밌는 건 동시에 여러 줄을 지울수록 점수가 높다는 건데요, 2줄을 동시에 지우면 20(=2×10)점이 아닌 30(=(1+2)×10)점을 줍니다. 즉 n줄을 동시에 지우면 (1+2+…+n)×10점을 얻을 수 있죠.
1010!에 등장하는 블록은 가로 또는 세로의 길이가 길어야 3칸인데요, 결국 3×3 블록이 가장 큰 블록이므로, 많아야 6줄까지 동시에 지울 수 있습니다. 만약 3×3 블록을 배치해 6줄을 한 번에 지우면 블록의 칸 수인 9점에 (1+2+…+6)×10=210점을 추가로 얻을 수 있으니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최고 점수는 219점인 셈이죠.
하지만 3개의 블록이 무작위로 나타나므로 전략을 세운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높은 점수를 얻는 것! 완벽한 전략은 없지만, 경우의 수를 이용해 되도록 높은 점수를 얻는 전략을 알아봅시다!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1010!은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나 남는 시간을 보내는 데 안성맞춤인 동시에 승부욕을 불태우는 게임입니다. 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생각이 들어도 게임 메뉴에 있는 랭킹에 들어가 전세계 플레이어들의 점수를 보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거든요.
테트리스와 게임 방식이 비슷해서 테트리스를 잘 하는 방법이 1010!을 잘 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테트리스 프로 선수들은 크기가 다른 사각형 모양을 모자르거나 남는 부분 없이 채우는 블록 조합을 외운다고 합니다. 사각형을 잘 만들면 세로로 길쭉한 블록을 놓아 한 번에 여러 줄을 지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비슷하게 1010!에 나오는 블록을 조합해 사각형을 빈틈없이 만드는 조합을 분석해보면 플레이할 때 블록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혹시 1010! 랭킹 1위에 도전할 분 있으신가요?
(친구들의 꾐에도 게임을 멀리했던 제가 기사를 연재하며 게임의 재미를 알았습니다. 재밌으면 그만인 게 게임이지만, 제작자가 만들어 놓은 재미 요소를 하나하나 분석했더니 더 즐겁게 플레이한 것 같습니다. 마무리가 길었군요. 게임도 수학도 여러분의 방식대로 즐기세요! 그동안 전지적 수학 시점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