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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진로 체험] 수학 사랑꾼, SW 개발자로 거듭나다

최호진 티맥스데이터 연구원

 

수학적 논리력은 SW 개발에서 어떻게 힘을 발휘할까? 코딩 경험 없이 어릴 때부터 수학 외길을 걸어 에르되시 수* 3 보유자이기도 한 최호진 연구원은 어떻게 SW 기업에서 일하게 됐을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하는 회사는 어떤 곳인가요?


티맥스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을 개발하는 회사예요. 과거에는 정보량이 적었지만 지금은 처리해야 할 정보량이 점점 방대해지고 있어요. 따라서 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해졌죠. 이때 쓰는 소프트웨어를 DBMS라고 해요. 


주로 외국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티맥스데이터에서 국산 DBMS인 ‘티베로’를 출시해 국내외에서 널리 쓰고 있어요.

 


    
현재 어떤 일을 맡고 있나요?


저는 서로 다른 데이터베이스 기종 사이의 동기화를 지원하는 SW 제품을 담당하고 있어요. 데이터란 기업에게 아주 중요한 자산이거든요. 그래서 안정적으로 정보를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 서로 다른 회사의 여러 DBMS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혹시 한 데이터베이스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좀 더 안정적으로 정보를 지킬 수 있고 조회용, 데이터 입출입용 등으로 용도를 구분해서 사용할 수도 있거든요. 이때 한쪽 기종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일어난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다른 기종의 데이터베이스에서도 같은 변화가 일어나게 하는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게 저의 일이에요. 티베로의 신형 설계에도 참여하고 있고요.


  
어릴 때부터 수학에 푹 빠지셨다고요?


네~.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기 때문에 중학교 때 이미 수학과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고등학교 때랑 대학교 때 프로그래밍 관련 수업을 한 번씩 들은 적 있는데, 그때 프로그래밍이란 게 굉장히 재미있는 분야란 걸 느꼈어요. 하지만 수학만 생각했었기에 다른 분야는 생각해 보지 않았죠. 


그렇게 학부, 석사까지 졸업하고 진로를 선택할 때에 이르러서야 SW 계열 취직을 결정했어요. 수학과이면서 특히 그래프이론 전공자라 간접적으로나마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입사해보니 크게 관련이 없는 거예요. 처음에는 따라가기 힘들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나요?


책도 찾아서 읽고 업무 시간에 배운 걸 완벽히 습득하기 위해 복습도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모르는 부분은 선배들께 질문도 많이 했고요. 석사과정 지도 교수인 엄상일 KAIST 수리과학과 교수님께서 질문을 많이 하라는 말씀을 항상 하시곤 했는데 그때 습관을 들인 게 큰 도움이 됐어요.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컴퓨터라는 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실히 이해해야 해요. 학생 때는 이런 공부를 해둘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으니까, 저처럼 뒤늦게 고생하지 말고 미리 알아두면 좋을 거예요. 

 

SW 개발에 수학이 도움이 되나요?


수학의 ‘참맛’은 A라는 정보가 있을 때 B라는 답을 유추해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저기로 어떻게 가는지 추리하고 어떤 정보가 있을 지 생각하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개발에서도 단계를 밟아가며 A에서 B로 도달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수학에서 뭔가를 증명하고 연구하는 과정과 비슷해요. 이런 방식을 수학에서만 쓰는 건 아니겠지만, 제가 수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 논리적인 과정에 있다 보니 개발도 똑같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거죠.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법이 개발자로서 기능을 개발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도움이 됐어요.

 

비전공자 개발자로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신다면?


수학이 소프트웨어 기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에요. 수학을 전공하고 SW 계열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이 있다면 스스로 노력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짧게 잡아도 대학 4년, 석사 2년까지 제가 수학만 할 동안 코딩 경험을 쌓아온 전산과 전공자들을 따라잡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았거든요.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고생이기도 해요. 그러니 우선은 좋아하는 쪽에 맞춰서 공부하되, 조금씩 SW 관련 지식을 익혀두는 게 좋겠네요.

 

 

 

용어정리

* 에르되시 수

헝가리 수학자 에르되시 팔과 몇 단계를 거쳐 연결돼 있는지 나타낸 수. 에르되시 본인은 0, 에르되시와 공동 논문을 쓰면 1, 1인 사람과 공동 논문을 쓰면 2가 되는 식으로 숫자가 커진다.

2019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박현선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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