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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數수스타그램

내 꺼인 듯~ 내 꺼 아닌~ 내 꺼 같은~ 인생샷



수학을 알면 평범한 사진도 얼짱★ 사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해요. 저는 수학으로 사진을 포장해 인스타그램을 數스타그램으로 활용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먼저 살이 찌면서 둥그레진 얼굴을 갸름하게 바꿔야겠어요. 저는 스마트폰 어플 ‘포토원더(Photo Wonder)’에 있는 ‘갸름하게’ 기능을 써봤어요. 손가락을 사진 속 턱에 대고 얼굴 안쪽으로 살짝 밀어보니, 턱선이 안으로 구부러지면서 점점 갸름해집니다. 각진 턱도 매끄럽게 만들 수 있어요. 단, 욕심이 지나치면 턱이 울퉁불퉁해지거나 아예 없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셀카★ 내 얼굴을 스스로 촬영한 사진.
인생샷★ ‘인생을 통틀어 가장 잘 나온 사진’을 뜻하는 유행어.
얼짱★ ‘얼굴이 짱(무척) 예쁘다’는 뜻의 유행어.]

‘보름달’을 갸름하게 만드는 픽셀의 마법



이 기능이 가능한 건 사진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인 픽셀을 변형시키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크게 확대하면 수없이 많은 사각형인 픽셀이 바둑판처럼 붙어 있어요. 소프트웨어는 시각적인 정보를 부호로 바꿔 픽셀 하나하나에 담아요. 그리고 벡터와 행렬을 이용해 이미지에서 나타내려는 색깔을 결정해요. 픽셀 하나는 아주 작은 점이지만 수없이 많이 모이면 직선이나 곡선, 다각형 면, 패턴, 심지어 3차원 입체도형도 되지요. 픽셀마다 색깔이나 패턴이 달라 명암효과를 내기도 하고 질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픽셀의 색을 조절하면 사진을 전체적으로 원래보다 밝거나 어둡게, 진하게, 또는 옅게 만들 수 있어요. 또 여러 픽셀이 이루는 선과 면의 모양을 바꾸면 전체적인 도형의 모습을 작거나 크게 만들 수도 있지요. 이런 방법으로 얼굴색을 밝게 하고, 부위별로 날씬하게 만드는 거예요.

영화와 애니메이션 같은 동영상도 픽셀을 변형해 색이나 모양을 바꿀 수 있어요. 동영상은 1초에 이미지 30장이 움직이는데, 이미지마다 픽셀이 200만 개 이상 들어 있어요. 이 픽셀들이 약 4000만 개가 넘는 다각형을 이룹니다. 몇 분짜리 동영상을 보정하려면 사진 수백 장을 하나하나 바꿔야 해 시간이 많이 들지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특수한 소프트웨어로 영상을 보정한답니다.

‘도자기 피부’의 비결은 나비에 - 스토크스 방정식

프로필 사진을 올렸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數스타그램을 시작해 볼까요? 아, 얼마 전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찍은 사진은 어떨까요? 그때 주변 사람들이 예쁘게 잘 나왔다고 해서 SNS에 꼭 올려야겠다고 다짐했었거든요. 그런데….

꺄악! 이 사진에도 문제가 있었어요. 찍을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제 무릎 위에 눈에 띄는 색깔의 지갑이 놓여 있었습니다. 저것만 없으면 완벽한 사진인데~.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사진을 찍을 수도 없지요. 심지어 얼굴에는 뾰루지 자국까지 남아 있어요!

포토샵을 이용하면 사진 속 얼굴의 점과 여드름 자국을 지울 수 있어요. 지우려는 픽셀의 색깔을 주변 픽셀 색깔과 같게 바꾸는 것입니다. 비슷한 방법으로 무릎 위의 지갑이나 책상 아래에 쓰레기통처럼 사진에서 없애고 싶은 사물도 지울 수 있답니다. 사물의 옆이나 뒤, 앞에 있는 배경을 복사해 붙여 넣는 원리지요. 이뿐만 아니라 오래된 사진에 남아 있는 접힘 자국이나 색이 바랜 부분, 일부분이 훼손된 디지털 사진도 복원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옆에 있는 배경이라도 빛이 들어온 각도나 양에 따라 색깔이 다를 수 있어요. 즉, 주변 배경을 복사해 넣었을 때 경계가 생길 수 있답니다. 그러면 누가 봐도 합성한 사진이라고 알 수 있지요. 이를 방지하려면 픽셀을 하나하나 수동으로 색깔을 보정해야 합니다. 시간이 아주 많이 드는 일이지요.
 

수학적 법칙으로 티끌 없애

수학자들은 이미지를 복원할 때 경계까지 매끄럽게 복원할 수 있는 ‘전산유체
역학 알고리즘’을 개발했어요. 전산유체역학이란 액체나 기체가 움직이는 현
상을 나타내는 편미분방정식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활용해 구현하는 학문이에요. 이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어색한 경계를 액체나 기체가 흐르듯이
매끄럽게 만들 수 있어요.

손상된 부분의 주위에 있는 색깔뿐 아니라 남아 있는 선과 없어진 선의 경계
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인지해 매끄럽게 만들지요. 우리가 사진보정 어플이나 포토샵으로 원치 않는 티끌이나 사물을 지울 때도 이 원리를 사용한답니다.
이제 점이나 여드름 자국 하나 없이 조선백자처럼 깨끗한 피부를 온라인에 자랑할 시간이네요!
 

합성? 수학으로 보면 딱 걸린다!

띠리링~! 방금 전 인스타그램에 누군가가 사진을 올렸다는 알림이 울렸어요. 알림을 클릭하는 순간, 사진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윽, 사진을 보는 순간 數스타그램으로 자신감이 빵빵하던 저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건 수학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을 것만 같았거든요.

며칠 전 조혜인 기자가 이탈리아 로마로 여행을 간다고 자
랑하더니, 기어코 콜로세움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린 것이 아니겠어요(61페이지)! 저는 이에 질세라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사진첩을
아무리 뒤져도 원하는 사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고
요? 저는 미국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흑흑.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혹시나 해서 사진을 크게 확대해 봤더니 콜로세움과 사람의 픽셀 크기가 달랐어요. 그러니까 조혜인 기자는 자기 사진을 콜로세움 사진 위에 합성한 것이었어요. 깔깔! 포토샵에 있는 펜툴로 사진에 있는 사람의 테두리를 따라 그은 다음, 잘라서 원하는 배경 사진에 합성하는 방식이에요. 이 방식을 이용하면 나이아가라 폭포는 물론, 이집트 피라미드나 남아메리카 마야 문명 유적 앞에 서 있는 제 사진도 만들 수 있답니다.

저도 한 번 제 모습을 나이아가라 폭포 사진에 합성해 보겠습니다.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삐죽 삐져나온 머리카락까지 정성스레 잘라서 나이아가라 폭포 사진에 붙였습니다. 어때요, 감쪽같지요?



통계로 잡아내는 위조 사진

사진이 합성됐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많습니다. 가장 쉽게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그림자의 각도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바로 옆에 서 있는 사람인데 나와 그림자 방향이 전혀 다르다면, 합성했다고 의심해볼 수 있지요. 또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사물이 바닥에 붕 떠 있는 듯이 보이거나, 빛을 받은 정도가 다를 때도 사진을 합성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합성한 사진을 크게 확대해도 알 수 있습니다. 가로세로 길이가 똑같은 픽셀들이 바둑판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합성한 경계 부분에서 픽셀이 찌그러지거나 잘려 있지요.

전문가들은 수학모형을 이용해 사진 속 인물들이 빛을 받는 정도가 유사한지, 인위적으로 반복된 부분은 없는지, 픽셀이 미세하게 찌그러지거나 잘려 있는 부분은 없는지 알아냅니다. 이 수학모형은 미적분과 선형대수학, 통계학 등을 이용해요. 특히 사진을 이루는 픽셀의 통계를 이용하면 위조된 사실을 정확히 집어낼 수 있답니다. 비슷한 색깔, 비슷한 모양끼리 픽셀을 분류한 다음 100% 똑같은 패턴을 가진 부분이 있는지, 사진을 이루고 있는 픽셀과 전혀 다른 정보를 갖고 있답니다.

이렇게 수학을 알면 온라인 속 멋진 사진의 비밀을 알 수 있어요. 사진을 예쁘게 보정하거나 부자연스럽게 합성된 사진을 찾아내는 원리가 무엇인지 알겠지요? SNS를 시작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다면, 사진을 보정하는 다른 방법에는 어떠한 수학 원리가 있는지 한번 알아보세요. 끝으로 SNS에 올린 프로필사진을 기쁜 마음으로 제공해준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고자료 :  (Michael Morte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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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수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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