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는 1, 2와 같이 눈에 보이는데 비해 ‘음수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수 아닌가? 그렇다면 꼭 필요한 수인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래서 음수를 설명할 때 흔히 빚에 비유합니다.
그런데 이방법은 양수와 음수의 곱셈을 설명하는 데는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19세기 초에 살았던 프랑스의 작가 스탕달은 자신의 소설에‘1만 프랑의 빚과 500프랑의 빚을 곱하면 어떻게 500만 프랑의 이익이 된다는 말인가?’라고 썼어요. 스탕달과 같이 유명한 지식인이 음수와 음수의 곱이 양수인 것을 이해할수 없었던 것은, 아직 음수가 많이 쓰이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음수를 빚으로 비유한 데에 더 큰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그 당시는 0, 즉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1을 빼면 처음처럼 아무것도 없는 상태, 즉 0이 되는 것이 더 타당하게 보이던 시절이었어요.
음수는 빚이 아닙니다. 음수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빚에 빗대어 설명한 한 예일 뿐입니다. 수학에서는 논리적인 일관성을 매우 중요시합니다. 예를 들어 자연수에서 성립하던 덧셈 법칙은 유리수에서도성립합니다. 만약 양수에서 성립하는 덧셈 법칙이 음수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면 음수란 수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음수 곱하기 음수가 양수가 되는 이유는 바로 이 일관성 때문입니다. 다음 계산에서 규칙을 살펴보세요.
5×3=15, 5×2=10, 5×1=5, 5×0=0
곱하는 수가 3에서 0까지 1씩 줄어들 때마다 그 결과는 5씩 줄어들고 있어요. 그래서 5×(-1)=- 5가돼야 합니다. 즉 양수와 음수의 곱은 음수지요. 그래서 (-5)×1=-5입니다. 이제 다음 규칙을 보세요.
(-5)×3=-15, (-5)×2=-10, (-5)×1=-5, (-5)×0=0
이번에는 5씩 커지고 있지요? 그러면 (-5)×(-1)=5가 돼야 합니다. 음수에 음수를 곱한 결과가 양수가 돼야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