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침내 우리의 실력을 발휘할 때가 왔어. 제왕 가마돈이 우리 닌자고 시티에 쳐들어왔거든. 이제껏 받아온 닌자 훈련으로 우리 도시에 혼란을 일으키는 가마돈을 무찌르겠어! 그런데…, 아빠…? 가마돈이 우리 아빠라고?
충격이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닌자팀의 리더 로이드가 이런 일로 좌절할 수는 없지. 아까 얘기하려던 닌자에 대해 말해줄게. 닌자는 첩보활동, 파괴활동, 침투, 암살 등을 도맡아 활동하는 집단이야.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하지? 우리는 치밀하게 변장하고 적진에 침투하지. 주로 가면이나 복면을 써서 모습을 숨기는데, 옷만 바꿔 입는 닌자도 있긴 해.
참, 우리 닌자 친구들을 소개해줄게. 아래 사진 속에서 가장 왼쪽에 서 있는 친구는 카이, 불의 마스터야. 그 옆에 니야는 물의 마스터고 다음에 서 있는 콜은 흙의 마스터야. 하얀 머리를 한 쟌은 얼음의 마스터고, 제이는 번개의 마스터지. 그리고 나 로이드는 우리 닌자팀의 리더로, 모든 능력을 갖추고 있어.
우리 닌자팀은 고등학생이라 방과 후에 닌자 훈련을 받아. 최고의 닌자 우사부에게 검술이나 벽타기 같은 각종 싸움 기술을 배운다고. 둥그렇게 생긴 벽을 타고 올라가거나 통나무 하나만 이용해 호수를 건너는 것도 가능해. 물론 터득하는 데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 또 칼이나 표창을 던져 적을 공격하는 것도 우리의 주특기야. 우리 닌자들의 기술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고? 너희에게만 특별히 알려줄게.
수리검 속의 수학 비법
우리 닌자의 기술은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야. 오랜 숙련을 통해 다듬어야 해. 물론 닌자에게 본능적인 운동감각은 필수야. 그런데 수학을 공부하면 닌자 기술을 더 빨리 습득할 수 있을 거야. 지금부터 너희에게만 특별히 우리 닌자 기술의 수학적 비법을 알려줄게. 우리의 전술을 공개하는 건 단 한 번 뿐이니 잘 들어두라고.
우리가 들고 다니는 수리검을 본 적 있니? 수리검은 손에 들 수 있을 정도로 작은데, 던져서 적을 공격하는 투척무기야. 수리검의 모양은 다양해. 별 모양을 닮은 수리검이 가장 유명하지.
상하좌우 모두 대칭을 이루는 수리검은 수학이 아니면 있을 수 없었어. 무게중심, 대칭, 원주율과 비율을 모른다면 이런 독특한 모양의 칼을 만들 수 없었을 테니까. 그러나 모든 수리검이 대칭 형태는 아니야. 긴 봉 형태나 검 모양의 수리검도 있어.
그럼 이제 우리 닌자처럼 수리검을 잘 던지는 방법을 알려줄게. 우리처럼 숙련된 닌자는 적이 보이면 적절한 순간에 본능적으로 수리검을 던질 수 있어. 하지만 처음부터 잘했던 건 아니야. 수리검을 적에게 정확히 던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워야 했지.
닌자의 주특기, 침투와 정찰!
도구가 필요 없는 기술도 알려줄게. 혹시 우리 닌자들이 벽을 타고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본 적 있니? 설령 벽이 구부러져 있다해도 닌자들은 벽을 오르는 데 문제 없어. 힘의 작용만 이해하면 올라가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
우사부가 오셨어! 벽을 오르는 법을 몸소 보여주시려나 봐. 우사부가 달려오다가 벽을 오를 때는 세 가지 힘이 작용해. 아래로 당기는 힘인 중력과 벽이 미는 힘, 그리고 위로 밀어내는 마찰력이지. 마찰력은 벽과 평행한 방향으로 작용해. 마찰력을 크게 만들기 위해서는 벽을 미는 힘도 커야하는데, 그러려면 속도를 높여야 해. 벽에 빨리 달려가야 하지.
양쪽 벽을 타고 거미처럼 올라가는 거미 점프에도 비슷한 힘이 작용해. 먼저 수직인 두 벽 사이에서 폴짝 뛰어 손과 발로 몸을 지탱해야 해. 그리고 손과 발을 번갈아 가면서 거미처럼 위로 올라갈 수 있지. 떨어지지 않으려면 벽을 세게 밀어 마찰력을 강하게 만들어야 해.
임진왜란에 닌자가 나타났다!
자, 우리 닌자의 수학적 비법은 여기까지만 알려주도록 하지. 우리 비밀을 모두 알려줄 수 없으니까. 대신 우리 닌자에 대해 조금 더 알려줄게. 잘 알다시피 우리 닌자는 일본에서 시작됐어. 신비로운 모습 때문에 서양에서도 좋아하지. 만화나 영화에서 멋있게 나온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런데 사실 우리 닌자는 오래전부터 활동하던 집단이었어. 일본의 역사서 다이코기의 한 구절을 봐.
다음날 새벽에 닌자를 보내어 살펴보니 적은 한 명도 없었는데 명나라 군대는 요새를 청소해놓고 후퇴했다고 한다.(‘다이코기’ 14권 중)
임진왜란 중이던 1593년의 일본 기록이야. 임진왜란 때 조선과 일본이 싸운 전투가 크게 세 번 있었지. 진주대첩과 한산도대첩과 행주대첩. 이 구절은 행주대첩에 대한 기록이야. 그런데 다이코기에 나와 있는 일본 기록과는 달리 실제로 행주산성에는 명나라군이 아니라 조선군이 있었고, 후퇴하지 않았어. 그러나 일본 닌자가 행주산성으로 권율 장군이 이끄는 조선군 정찰을 나갔다는 이야기는 사실이야.
닌자는 행주대첩뿐 아니라 임진왜란 내내 활동했는데, 닌자에 대한 기록은 쉽게 찾아볼 수 없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전국시대에 일본 국내에서 활약한 스파이 닌자만 떠올릴 뿐이지.
아니,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어디선가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가 나고, 사람들의 비명 소리도 들려. 다행히도 우리 아빠는 아니야. 앗, 저건 야옹스라…! 야옹스라는 최강 보스 고양이야. 우리를 해칠 수 있는 진짜 강력한 적이지. 야옹스라가 우리 닌자고 시티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어. 우리 닌자들은 각각의 능력에 맞는 로봇을 타고 전쟁에 나가야 해. 나는 친구들을 모아 앞서 너희에게 알려줬던 기술로 이만 싸우러 가봐야겠어.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