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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13일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임시공휴일이라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모두가 반가워하는 날이지요. 물론 성인이라면 선거는 하고 놀아야겠지만요. 이날 오후가 되면 재미있는 드라마는 물론 인기 예능 프로까지 모두 결방하고 개표방송이라는 걸 합니다. 실시간으로 어떤 후보가 얼마만큼 득표를 했는지 알려주고 누가 당선될지 예측도 하지요. 시민들은 이 방송을 보면서 선거 결과를 점치고, 최종 결과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개표방송을 보다 보면 어리둥절한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이기고 있던 후보가 역전당해 떨어지고, 다른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일어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8시간 동안 이기고 있던 한명숙 후보가 새벽 4시 15분에 오세훈 후보에게 역전당했습니다.

4시까지 개표방송을 보다 잠든 시민들은 아침에 일어나 뒤바뀐 결과를 보고 많이 당황스러워했지요. 방송사에서는 한명숙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확신하고 앞다퉈 당선 축하 인터뷰를 내보내기도 했거든요. 2002년 대통령 선거 때도 이회창 후보가 중반까지 10만 표 이상 앞서갔지만, 저녁 9시 이후로 역전돼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걸까요? 표가 골고루 섞여 있다면 처음에 앞선 후보가 마지막에도 이길 것 같은데 말이지요. 정치학자들은 지역에 따라 지지하는 당이 다른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어느 지역에서 개표가 많이 됐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가 뒤바뀐다는 것이지요. 이를 뒷받침하듯 2010년 당시 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가 많았던 강남 3구의 개표가 새벽 4시 이후에 이뤄져 대 역전극이 벌어졌지요.
 


 

지거나 박빙이다가 압승할 확률이 67%?!

수학적으로 따져보면 어떨까요? 1878년 영국의 수학자 윌리엄 워트워드는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가 개표 기간 내내 계속해서 앞설 확률이 p-qp+q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여기서 p는 선거에서 이긴 후보가 얻은 표수이고, q(p>q)는 상대 후보가 얻은 표수예요.

이렇게만 봐서는 확률이 얼마인지 잘 와 닿지가 않지요? 예를 들어 p가 1000표이고, q가 500표로, 당선자가 3분의 2이상의 표를 얻어 압승했다고 가정했을 때 당선자가 개표 상황에서 계속 앞섰을 확률은 (1000-500)/(1000+500)=500/1500=13≒0.33으로 33%밖에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기고 있거나 박빙이다가 최종 결과에서 질 확률이 67%나 된다는 것이지요. 매우 놀랍죠?

워트워드가 발견한 이 공식을 지금은 ‘베르트랑의 투표용지 정리’라고 부릅니다. 위트워드보다 10년 늦게 독자적으로 이 공식을 증명한 프랑스의 수학자 조제프 루이 프랑수아 베르트랑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비록 증명은 늦었지만, 베르트랑 덕분에 이 문제가 유명해졌거든요.

이번 선거에서도 초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다가 대역전극이 나오게 될지 졸린 눈을 비비면서 개표 방송을 보는 건 어떨까요? 수학적으로 따져보는 덤까지 누리면서요.
 





 

 

 


참고 자료 : 스티븐 던바 , 마크 르노 , 폴 J. 나힌 <;당신이 10년 후에 살아있을 확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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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 이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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