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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2016 태국 탐사대 따뜻한 겨울 바다에서 자연을 배우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1월 초, 2016 태국 탐사대는 태국 남부 사뚠 지역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바다에서 특별한 체험을 했다. 하얗고 고운 모래가 잔뜩 깔린 무인도에서 소라게도 만나고, 파도가 칠 때마다 자갈돌들이 와글와글 들려주는 바다 이야기도 들었다.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이 지역 최고의 귀염둥이, 듀공을 만났고, 또 태국 학생들과 함께 듀공과 바다를 살리기 위한 체험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탐사대원들은 이곳에서의 경험이 즐겁고 신기한 것만큼, 바다와 동식물을 지켜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2016 태국 탐사대가 겪은 ‘뜨거운 겨울 바다 이야기’를 들어 보자.

캄팡위따야 친구들과 함께 화석 찾기!

달달달달…. 시골 향기가 물씬 나는 길을 지나 캄팡위따야 학교에 도착했다. 이곳은 건물마다 분홍색과 연보라색으로 예쁘게 칠해져 있었다. 분홍색과 흰색 교복을 곱게 입은 학생들이 교문 앞에서부터 과학실험실까지 걸어가는 동안 미소를 띠고 한국에서 온 친구들을 맞았다.

탐사대는 현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다. 캄팡위따야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시탐마라트 누타디라 교사는 지금까지 사뚠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모은 화석과, 직접 만든 박제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화석이 만들어지는 원리와 화석을 찾는 노하우를 설명했다. 탐사대원들은 금방이라도 팔딱거릴 듯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 물고기 화석과 실제 허물에 흙을 채워 넣어 만든 뱀 박제를 보고 입을 떡 벌렸다.

탐사대는 누타디라 교사와 현지 학생들과 함께 차를 타고 약 5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바위산으로 탐사를 나섰다. 이 바위는 아주 오래 전에는 바닷속에 있었지만 점점 해수면이 낮아지면서 바깥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고생대부터 신생대까지 바다와 육지 생물 화석이 가득하다.

탐사대원들은 바위를 하나하나 훑으며 옛 동물의 흔적을 살폈다. 오랫동안 풍화작용을 겪으면서 전체가 아닌 일부만 남아 있으므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위 표면을 손으로 더듬으면서 화석을 찾아다녔다. 김민상 탐사대원이 가장 먼저 삼엽충 화석을 찾는 데 성공했다. 이외에도 탐사대는 촘촘히 가시가 나 있는 물고기와 달팽이처럼 패각이 말려 있는 암모나이트, 그리고 껍데기 무늬가 남아 있는 조개 화석도 찾았다.

이유민 탐사대원은 “사진으로만 봤던 화석을 직접 찾고, 또 만져보면서 관찰하니 신기했다”면서 “화석이 우리에게 속삭이는 옛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소라게와 열대어 떼의 바다를 지키려면?

사흗날 아침, 탐사대원들은 아침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빡바라 선착장에 모였다. 모터보트를 타고 따루따오 해양국립공원에 속하는 따루따오 섬, 리페 섬, 아당 섬, 라위 섬과 그 주변에 있는 카이 섬, 끄라당 섬 등을 돌아보기 위해서였다.

아직까지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깨끗하고 맑았다. 탐사대원들은 스노클을 달고 뽀글뽀글 거품을 내며 금방이라도 ‘언더 더 씨’ 노래가 들릴 듯한 화려한 바닷속을 구경했다.

바닷속에는 크고 작은 산호와 말미잘, 그리고 형형색색의 열대어 떼가 살아가고 있었다. 이 중 ‘니모’로 알려진 흰동가리와, 별이 밤하늘에서 떨어진 듯한 불가사리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기자와 몇몇 탐사대원은 밤송이처럼 삐죽빼죽한 성게로부터 격한 환영을 받기도 했다. 성게 가시에 찔린 곳이 파랗게 부어오르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함께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이곳에는 크고 작은 70여 개의 섬이 각각 독특한 환경을 자랑한다. 거북 떼가 알을 낳으러 온다는 뜻의 카이 섬은 산호 가루로 이뤄진 하얀 모래가 햇볕에 반짝였다. 탐사대원들은 자갈이 갑자기 다다다 움직이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자세히 보니 해변 위로 수많은 코코넛게와 소라게가 쇠사슬 같은 흔적을 남기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게들의 천국이었다. 하지만 거북은 사람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모두 사라졌다.

리페 섬은 거의 유일하게 관광지로 발달했다. 하지만 유네스코가 리페 섬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하면서 리조트를 모두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세다. 탐사대원들도 이곳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발길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환 탐사대원은 “바다와 섬을 찾는 사람들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또 자기가 만든 쓰레기를 스스로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따뜻한 바닷물에 안겨 동식물을 실컷 탐사한 대원들은 다음 날 ‘인어공주’를 만나기 위해 리봉 섬으로 향했다.





‘인어공주’와 바다 살리는 해초 심기 프로젝트

리봉 섬은 듀공이 좋아하는 해초가 풍부하다. 섬 끝자락에 있는 약 111m 높이의 바투부대 언덕에서는 해초를 먹으러 오는 듀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듀공이 고작 160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아,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 번 보기도 어려워졌다. 20분 넘게 기다려도 듀공이 나타나지 않자 탐사대원들은 발을 동동 굴렸다.

듀공의 천국인 리봉 섬에서마저 멸종 위기를 맞은 까닭은 여기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듀공이 살아갈 터전을 잃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크나큰 쓰나미로 해초밭이 사라져 버린 것도 이유다.

“듀공아~, 우리 공듀(공주)야~!”

듀공에 대해 조사하다가 사랑에 빠졌다는(?) 천지안 탐사대원이 애틋하게 부른 덕분인지, 듀공이 세 마리나 나타났다.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수면 위로 회갈색을 띠는 듀공이 숨 쉬기 위해 잠시 떠올랐다가 다시 물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정말 인어공주 같았다.

보힌 팜스테이의 반 종 대표는 지난 2005년 ‘해초 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해초 씨앗에서 싹을 틔워 모종으로 키운 다음, 썰물일 때 갯벌에 심는 것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로 작은 해초 숲이 탄생했다.

그를 비롯해 이 지역 사람들은 해초를 심어야만 바다가 살아난다고 믿고 있다. 해초는 듀공이 좋아하는 먹이일 뿐 아니라 물고기와 오징어가 알을 낳는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힌 팜스테이는 해초 모종을 7만 개 심는 게 목표다.

탐사 여섯 번째 날, 태국 탐사대는 반 종 대표와 지역 학생들과 함께 해초 심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해변으로부터 약 200m 정도 떨어진 갯벌로 나가 구역을 정했다. 그리고 서로 한 뼘 정도 떨어지게끔 6×6 대열로 모종을 심었다. 삽으로 갯벌을 살짝 들춰 모종을 꽂는 식이었다.

이날 심은 모종은 약 1년이 지나면 듀공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란다. 또 2년이 지나면 해초끼리 뿌리가 엉키면서 단단해지고 옆으로 점점 퍼지면서 숲을 이루게 된다.

김민상 탐사대원은 “우리가 직접 심은 해초 숲에서 듀공이 배불리 먹을 상상을 하니 뿌듯하다”고 밝혔다. 왕서영 탐사대원은 “기회가 된다면 몇 년 뒤 찾아와서 내가 심은 해초가 정말 숲을 이뤘는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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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사진

    이정아,고은영 기자
  • 사진

    남원희 어스커뮤니케이션 대표, PD
  • 도움

    태국정부관광청 서울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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