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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와 감성이 공존하는 브라운아이드걸스 BA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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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6집 ‘BASIC’이 나왔다. 재미있게도 이번 앨범은 곡명이 대부분 신의 입자, 웜홀, 아토믹, 프랙탈처럼 물리학·수학 용어다. 제작자는 “세상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우주의 본질을 알아가는 데 필요한 과학적인 키워드를 사람의 감정에 빗대어 가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SF영화 속 단골손님, 웜홀

들썩들썩 경쾌하고 신나는 업비트와 ‘firein the hole’이란 가사가 반복돼 한 번 들었을 뿐인데 벌써 흥얼거리게 된다. 노래 제목이기도한 ‘웜홀’은 ‘인터스텔라’를 비롯한 SF영화 속 단골손님이다. 이론적으로 웜홀은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이어주는 통로로, 블랙홀이 아주 빠른 속도로 회전할 때 만 생긴다. 영화에서는 우주 벽에 시커먼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으로 표현한다.

과학자들은 사과의 좌우에 점을 찍고 벌레가 한 점에서 다른 점으로 기어가는 모습에 빗대었다. 벌레가 사과 표면을 기어서 이동한다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이미 파먹은 구멍을 뚫고 지나가면 훨씬 빨리 도착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태양계와 별 사이, 또는 은하와 은하 사이처럼 우주의 한 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다른 곳까지 가려면, 웜홀을 지나야 훨씬 빠른 시간에 도착한다. 출발지점에서 가까운 블랙
홀로 들어가 도착지점에 가까운 화이트홀로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화이트홀은 이론일 뿐, 아직까지 실제로는 밝혀지지


















마음 속 쿼크의 장난

노래 제목인 ‘신의 입자’가 가리키는 것은 지난 2012년에 존재가 밝혀진 힉스 입자다. 가사에 나오는 쿼크는 더 이상 쪼갤 수없을 만큼 아주 작은 기본 입자로,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든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모이면 원자핵이 되고, 원자핵과 전자가 모이면 원자가 된다.

과학자들은 우주를 이루는 물질을 설명하기 위해 표준모형을 제시했다. 기본 입자들끼리 중력과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으로 상호작용한다는 이론이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양자역학과 특수상대성이론, 게이지 대칭성처럼 현대물리학에서 아주 중요한 이론을 설명했다.

하지만 한 가지 수수께끼가 있었다. 물질에는 질량이 있는데 기존의 표준모형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1960년대 영국 이론물리학자 피터 힉스 박사는 빅뱅이 일어났을 때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드는 쿼크 같은 기본 입자가 생겨났으며, 이때 물질에게 질량을 주는 힉스 입자도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힉스 입자는 순간적으로 생겼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존재를 밝히기가 쉽지 않았다.

이를 밝히기 위해 지난 2013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과학자들은 ‘미니빅뱅’을 재현했다. 거대 강입자가속기(LHC)로 에너지가 약 1000억 eV(전자볼트)나 되는 양성자를 서로 빛에 가까운 속도로 부딪혀 태양 중심부보다 30만 배 뜨거운 약 4조℃의 극초고온 상태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실험을 통해 힉스 입자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세상에 있는 모든 물질은 힉스 입자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질량이 생긴다. 상호작용이 강할수록 질량이 크다. 힉스 입자와 힉스 메커니즘을 처음 주장한 힉스 박사와 벨기에의 프랑수아 앙글레르 교수는 201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기억, 프랙탈

‘프랙탈’은 작은 구조가 전체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 되는 것을 말한다. 나
뭇가지와 나무, 번개줄기, 꼬불꼬불한 해안선, 뭉게구름, 산맥처럼 작은 일부분과 전체가 거의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노래는 헤어진 연인과 함께 했던 추억 일부분을 끊임없이 생각하다가 결국 그게 감정의 전부가 돼버린 상태를 프랙탈에 빗대었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선이 1차원, 면이 2차원, 입체적인 공간이 3차원이지만,프랙탈 기하학에서는 선이나 면이 구부러지고 접혀 있는 정도에 따라 차원이 커진다. 예를 들어 구불구불한 해안선은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선이지만, 프랙탈 기하학에서는 선과 면 사이의 차원으로 볼 수있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길이가 1인 선과 넓이가 1인 면, 부피가 1인 정육면체에서
길이나 가로세로, 또는 가로세로높이를 n배씩 늘이면 각각 길이가 n, 넓이가 n2, 부
피가 n3이 된다. 즉 D차원 물체를 n배 늘리면 nD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프랙탈 기하
학에서는 차원이 높아질수록 좀 더 복잡해진다. 도형을 a등분했을 때 b개의 닮은 도
형이 생기면 프랙탈 차원은 logab가 된다.

이외에도 ‘BASIC’에는 사랑이 빛이나 소리의 파장처럼 존재한다는 ‘Wave’, 힘든 시기에 놓인 청년들이 빛을 찾아낸다는 ‘Light’, 사랑의 본질을 물리적으로 해석하는 ‘Atomic’, 너와 내가 만난 일이 확률이 아닌 운명이라는 내용의 ’주사위 놀이‘처럼 물리학·수학 용어를 제목으로 한 곡이 있다. 사랑이나 추억, 운명 등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밝히는 일이 불가능하겠지만, 일반인에게 어려울 수도 있는 용어를 이용해 추상적인 개념을 노래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

























사진 및 가사 : 에이팝엔터테인먼트 논문 및 도서 Universitat Auto ´noma de Barcelona, 다다 쇼의 ‘유쾌한 우주 강의’,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Heinz-Otto Peitgen의 ‘Chaos and Fractals New Frontiers of Science’, 논문 ‘Emergence of fractal geometry on the surface of human cervical epithelial cells during progression towards c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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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수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기타

    [사진 및 가사] 에이팝엔터테인먼트
  • 기타

    [논문 및 도서] Universitat Auto´noma de Barcelona, 다다 쇼의 ‘유쾌한 우주 강의’,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Heinz-Otto Peitgen의 ‘Chaos and Fractals New Frontiers of Science’, 논문 ‘Emergence of fractal geometry on the surface of human cervical epithelial cells during progression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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