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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2월 7일 18시 28분에 오일러를 만난 까닭은? 고등과학원 e day e time을 가다


 
갑자기 찾아온 강추위에 세상이 움츠러 들었던 어느 토요일 저녁. 고등과학원은 위대한 수학자를 찾아 온 사람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지금부터 수학동아 독자기자단과 함께 그 뜨거웠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지난 2월 7일 18시 28분. 고등과학원에서 한 수학자를 기리는 특별한 강연이 열렸다. 과연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평소 수학동아를 열심히 읽은 독자라면 벌써 눈치 챘겠지만, 주인공은 스위스의 위대한 수학자 오일러였다. 고등과학원은 오일러를 기념하기 위해 ‘e day e time’을 기획했다.

왜 하필 2월 7일이었을까? 비밀은 오일러가 기호 e로 이름 붙인 자연상수에 숨어 있다. 자연상수는 2.71828… 같이 끝나지 않는 무리수다. 수를 사랑하는 수학자들은 여기서 2월 7일이라는 날짜를 읽어냈다. 18시 28분이라는 독특한 강연 시작 시간도 여기서 따왔다.

수 중의 수, 자연상수 e

이 날 첫 번째 강연자는 김재완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였다. 김 교수는 ‘이’라고 발음하는 다양한 글자와 기호를 보여 주며 과학에서 수가 중요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일반 언어로는 정확한 양을 나타내기 힘듭니다. 객관성을 추구하는 과학의 언어가 수인 이유입니다.”

김 교수는 자연상수를 특별히 강조했다. 고등 수학으로 갈수록 자연상수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진다는 설명이었다. 자연상수를 밑으로 갖는 지수함수($e^{x}$)는 미분과 적분을 해도 모양이 그대로다. $e^{x}$의 지수 부분에 허수를 대입하면 삼각함수가 나타난다. 자연상수 속에서 기하와 대수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수학동아 1월호 ‘영양만점 오일러 공식’ 참고)

김 교수는 자연상수가 0, 1이나 $π$ 같이 자연 속에서 발견한 수와는 달리 인간이 인공적으로 고안해 낸 수라는 점도 힘주어 설명했다.

“자연상수는 이자율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발견됐습니다. 지금도 금융시장에서 자연상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독자기자와 김재완 교수의 만남

수학동아 독자기자단은 강연 전에 미리 김재완 교수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오일러 데이는 물론 김 교수의 전공인 계산과학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었다.

Q1 지수상수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요?
지수상수는 변화를 나타내는 상수입니다. 극한의 경우를 계산하다 보면 지수상수를 발견 할 수 있죠.

Q2 컴퓨터가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 넘을 수 있을까요?
질문을 한번 곱씹어 봅시다. 컴퓨터가 인간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 판단은 누가 해야 할까요?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겁니다. 앞으로 수학,과학,철학을 아우르는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누가 똑같나? 오일러 특성수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영주 고등과학원 수학부 연구교수는 오일러 특성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일러 특성수를 알면 도형끼리 위상동형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위상동형은 어떤 도형을 찢어지지 않게 이리저리 변형했을 때 같은 모양이 나오는 경우를 뜻한다. 오일러 특성수★가 같으면 서로 위상동형이다. 예를 들어 오일러 특성수가 2로 같은 구와 정다면체는 위상동형이다.

아무리 복잡하게 생긴 도형이라도 꼭짓점, 모서리, 면의 개수만 셀 줄 알면 어떤 위상동형을 갖는지 알 수 있다. 김 교수는 오일러 특성수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즉석에서 청중에게 문제를 내기도 했다. 처음엔 답을 말하는 목소리가 적었지만, 문제가 이어질수록 자신 있게 정답을 외치는 소리가 커져갔다.

김 교수는 “오일러 특성수의 매력에 이끌려 수학자가 됐다”며 “이번 강연을 통해 위상수학이나 리만기하학 같은 현대 수학의 새로운 장을 연 오일러 특성수의 매력을 대중들도 조금이나마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연에는 수학동아 독자기자단도 함께 했다. 다소 어려운 강연이었음에도, 기자단은 두 교수의 말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조서영 기자(양진중 2)는 “좀 어렵기 했지만, 위상동형을 재밌게 배울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을, 황우성 기자(양영중 2)는 “자연상수가 복리 계산에 쓰일 정도로 실용적인 점이 흥미로웠다”는 소감을 남겼다.

정다면체의 오일러 특성수 N★ N=V-E+F. V는 꼭짓점 개수, E는 모서리 개수, F는 면의 개수.

2015년 03월 수학동아 정보

  • 이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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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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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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