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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서양수학사에 한 획을 그은 수학의 명가 베르누이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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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수학자를 3대에 걸쳐 무려 8명이나 배출한 위대한 가문이 있다. 17, 18세기 서양수학계를 주름잡았던 스위스의 베르누이 가문이다. 오는 12월 27일, 야곱 베르누이의 탄생 360주년을 맞아 베르누이 가문을 조명해 본다.

大상인 집안에서 수학 가족이 탄생하다!


수학과 과학의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가문을 꼽으라면 단연 베르누이 가문이다. 야곱 베르누이와 요한 베르누이를 필두로 총 8명의 수학자를 배출해 후대에 ‘신비의 베르누이가’라고 불릴 정도였다. 족보에 올라와 있는 120명의 자손 대부분이 법률과 문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본래 베르누이 가문은 현재는 벨기에 땅이지만 당시에는 네덜란드에 속했던 안트베르펜에 살고 있었다. 그들은 칼뱅주의를 믿었다. 칼뱅주의란 16세기 프랑스에서 일어난 종교개혁으로 생긴 새로운 기독교 사상이다. 그런데 16세기 말 칼뱅파에 대한 박해가 심해지자 158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피난을 갔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오래 머물지 못했고, 마지막으로 스위스 바젤에 정착했다.

바젤에서 베르누이 가문은 가장 오래된 상인 집안과 혼인을 맺고 상인이 되었다. 그리고 자손 대대로 상인의 딸과 결혼해서 막대한 재산을 모았다. 베르누이 가문의 수학자 계보에서 처음 등장한 니콜라우스도 향신료를 판매하는 상인이었다. 이어서 그의 자녀 중에서 걸출한 수학자가 두명 탄생했다. 바로 야곱과 요한이다.
 

두 형제의 치열한 싸움, 불화의 사과

야곱과 요한 둘 다 처음부터 수학을 공부했던 것이 아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야곱은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고, 요한은 가업을 이으려고 했다. 하지만 흥미도 소질도 없었던 탓에 아버지의 눈을 피해 수학을 공부했다. 그러다 독일의 수학 잡지 <;학술기요>;에 실린 독일의 수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의 논문을 읽고 미적분학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수학자로 진로를 바꾼 야곱과 요한은 라이프니츠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 1690년에는 세 사람이 연구팀을 결성해 함께 미적분학을 연구했다. 그 결과 야곱은 미적분학책을 썼고, 요한은 극한값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계산법인 ‘로피탈의 정리’를 발표했다.

그러나 두 형제의 사이가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니다. 둘은 싸우는 일이 빈번했다. 너그러운 야곱이 언제나 동생의 비위를 맞춰, 언제 싸웠냐는 듯이 다시 함께 연구하곤 했지만 ‘최단강하선’ 문제를 풀 때만은 아니었다. 요한이 야곱의 식을 똑같이 베끼면서 둘 사이에 불화가 생긴 것이다. 두 형제간의 논쟁은 4년 동안이나 이어졌고, 화해를 하지 못한 채 야곱은 세상을 떠났다.
 

최단강하선 문제란 중력장에서 주어진 두 점 사이를 움직이는 질점★ 중 가장 빠르게 하강하는 곡선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다. 답은 사이클로이드의 한 호다. 이는 요한의 업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야곱이 밝혀낸 것이다. 사실 사이클로이드는 ‘등시곡선’ 문제의 답이기도 하다. 등시곡선 문제란 질점이 곡선 위의 어느 점에서 출발하든지 관계없이 같은 시간에 주어진 점까지 도달하는 곡선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다. 당시 많은 수학자들이 최단강하선과 등시곡선 문제에 대해 제각기 답을 발표했는데, 서로 자신이 답이 맞다고 우기거나 먼저 발견했다고 싸웠다. 그래서 사이클로이드에는 ‘불화의 사과’라는 별명이 붙었다.

질점★ 물체의 질량이 모여 있는 점.

서양수학사를 이끈 베르누이 가문

베르누이 가문은 야곱과 요한 이외에도 6명의 걸출한 수학자를 배출해 냈다. 또한 요한은 18세기 가장 위대한 수학자 중 한 명인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를 발굴했다. 신학자의 길을 걷고 있었던 오일러를 수학의 길로 인도해 미적분학과 기하학, 해석학의 발전은 물론 근대 정수론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사실 요한 베르누이를 시작으로 오일러, 라그랑주, 푸리에, 클라인, 힐베르트 등으로 이어지는 사제지간은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서양수학사를 주도했다. 이처럼 서양수학계에서 베르누이 가문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2014년 12월 수학동아 정보

  • 이광연 교수
  • 사진

    위키미디어
  • 진행

    조가현 기자
  • 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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