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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반장은 쓰러진 노인이 남긴 퍼즐을 단서로 영등포구를 샅샅이 조사했다. 그 결과 공범자 노인이 자주 드나들었다는 한 건물의 방을 찾게 되었고, 왕 반장은 박 형사와 소마를 데리고 현장에 직접 찾아갔다. 이곳이 정말 K의 은신처일까?

다트판에 숨겨진 퍼즐


K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방에 들어선 왕 반장 일행은 천천히 방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완벽하게 정돈된 먼지 한 톨 없는 방. 벽에는 세계 주요 국가의 시각을 알 수 있도록 여러 개의 벽시계가 걸려 있었고, 무엇보다도 책장을 가득 채운 퍼즐 책과 벽에 그려진 기하학적인 그림이 눈에 띄었다. 세 사람 모두 각자 말없이 방을 살핀 지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 때, 뭔가를 찾은 듯 소마가 먼저 말을 꺼냈다.
“반장님, 여기 좀 보세요! 여기 다트판이 벽에 걸려 있는데, 반장님 사진이 있어요.”
방 한쪽에는 다트판이 걸려 있었고, 다트 화살은 왕 반장의 사진과 함께 꽂혀 있었다. 다트판을 본 박 형사가 왕 반장에게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반장님, 여기가 K의 은신처라는 것은 확실하네요! K가 반장님을 상대로 지금껏 사건을 저지른 게 틀림없어요.”
소마와 박 형사의 말을 들은 왕 반장은 다트판이 걸려 있는 벽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다트판에 꽂혀 있는 자신의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무려 10년 전에 찍은 사진이었다.
‘10년 전부터 나를 지켜봤다는 뜻인가….’
왕 반장이 잠시 생각에 잠기며 다트판에 꽂혀 있는 자신의 사진을 뜯어냈다. 그런데 사진을 뜯어내자, 사진이 꽂혀 있던 자리에 ‘?’가 있는 게 아닌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던 찰나, 소마가 왕 반장에게 말을 꺼냈다.
“반장님, 그러고 보니 다트판에 여러 개의 수가 적혀 있어요. 이 다트판, 마치 퍼즐 같아요.”

기하학적인 그림의 비밀

첫 번째 퍼즐을 해결한 왕 반장은 아무래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박 형사, 윤소마! 여기 아무래도 K의 은신처가 맞는 것 같아. K를 찾을 수 있을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좀 더 찾아 보자고!”
박 형사와 소마는 왕 반장의 지시에 따라 방 안을 더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소마는 방 벽면에 걸려 있는 기하학적인 그림 앞에 잠시 서서 그림을 쳐다보았다. 흰색의 격자 칸에 검은색 칸이 불규칙적으로 채워진 독특한 그림이었다.
‘정말 독특한 그림이야…. 뭔가 특별한 점이 있는 것 같은데….’
혼잣말을 내뱉고 있던 바로 그 찰나, 소마는 뭔가를 깨닫고 소리쳤다.
“그래, 이 그림! 이 그림도 퍼즐이야.”
소마의 말을 듣던 박 형사가 소마에게 물었다.
“윤소마! 그림이 퍼즐이라고? 무슨 뜻이야?”
박 형사가 물었다.
“반장님, 그리고 박 선배! 이 그림을 자세히 보세요. 뭔가 미완성된 그림처럼 보이지 않으세요?”
소마의 말을 들은 왕 반장도 뭔가를 눈치챈 듯 이어 말을 꺼냈다.
“소마의 말에 일리가 있어. 그림에 어떤 규칙이라도 있는 건가?”
“네! 이 그림을 세로로 반을 접으면 완벽하게 대칭이 될 거예요. 일부 검은 칸이 지워졌지만, 남아 있는 검은 칸을 보면 알 수 있어요.”

고장난 벽시계?!

“반장님, 아무래도 이상해요. 이 방 곳곳에 퍼즐이 숨겨져 있고, 그 퍼즐의 정답은 모두 수로 이뤄져 있어요.”
이번에도 역시 퍼즐 해결사답게 퍼즐을 해결한 소마가 왕 반장에게 말했다.
“내 생각도 그래. 퍼즐의 답을 찾았는데도 영 찝찝하단 말이지. 퍼즐이 끝난 게 아닐 거야. 더 찾아보자고.”
왕 반장은 소마, 박 형사와 방 안에 있는 작은 소품도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왕 반장은 소마가 찾은 기하학적인 그림 옆에 있는 여러 개의 벽시계를 주목하고는 옆에 서 있던 박 형사에게 물었다.
“박 형사, 이 시계 좀 봐 봐. 이 시계에도 뭔가가 있을 것 같지 않아?”
박 형사는 갑작스러운 왕 반장의 질문에 당황했는지,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그…, 글쎄요. 녀석이 다른 나라에서도 뭔가 일을 꾸미는 걸까요?”
왕 반장은 소마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반장님! 그런데 이 시계들 말이에요. 모두 고장난 것 같아요. 도시에 해당하는 시각도 전부 틀렸고, 움직이지 않고 있어요.”
소마의 대답을 들은 왕 반장은 박수를 치며 큰 소리로 말했다.
“하하하, 그래! 이 시계들은 모두 가짜야. 그리고 이 시계들도 퍼즐을 암시하고 있어. 잘 봐 봐. 맨 왼쪽에 있는 시계부터 차근차근 오른쪽 시계를 살펴보면 규칙이 있다고.”

K의 은신처에서 탈출하라!

“윤소마, 지금이 몇 시지?”
시계 퍼즐을 푼 왕 반장이 소마에게 물었다.
“정확히 10시 45분이에요.”
소마가 대답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현관문에서 음성메시지가 나왔다.
“띠리릭. 문이 잠겼습니다.”
“앗! 이건 뭐지?”
당황한 소마가 서둘러 현관문을 열어 보았다. 문은 굳게 닫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큰일 났어요. 반장님 어쩌죠? 저희 갇힌 것 같아요.”
“이런! 미처 그 생각은 하지 못했어. 어쩐지 들어올 때 문이 열려 있던 게 이상했는데 말이야. 그래도 문을 열 방법이 있을 거야. 암호의 단서가 이 근처에 있을 거라구.”
바로 그때, 박 형사가 현관문 옆에 있는 작은 우체통 안에서 쪽지를 발견했다. 예상대로 K가 남긴 쪽지였다. K의 은신처임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역시, 예상대로 이곳이 K의 은신처였어.’
왕 반장이 생각해 잠겨 있을 때, 박 형사가 신발장에서 딸깍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반장님! 폭탄이에요! 60초부터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요. 어서 문을 열어야 해요!”
박 형사가 서두르자, 소마는 지금껏 푼 퍼즐의 답을 하나씩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퍼즐을 통해 찾은 두 자리 수는 모두 4개예요. 한 가지를 더 찾아야 해요.”
남은 한 개의 수를 더 찾아야 하는 급박한 상황! 바로 그때 왕 반장의 눈에 쓰레기통이 보였다. 쓰레기통 안에는 5개의 종이 조각이 들어 있었다.

이 방에서 찾은 5개의 두 자리 수를 작은 수부터 순서대로 입력하면 문이 열릴 것이다. - K -
★주어진 시간은 단 1분!


K가 나타날 다음 도시는?

“반장님, 두 자리 수를 찾았어요!”
소마가 놀라운 속도로 종이 조각을 맞춰 두 자리 수를 찾아냈다.
“정확히 47초! 잘 했어! 역시 퍼즐 해결사답군. 그렇다면 이제 5개의 두 자리 수를 모두 찾은 건가? 어서 폭탄이 터지기 전에 입력해!”
“네. 모두 찾았어요. 이 방에서 찾은 퍼즐의 정답 두 자리 수는 10, 12, 20, 45, 88이에요.”
소마가 K의 은신처에서 찾은 5개의 두 자리 수를 작은 수부터 순서대로 입력했다.
“딸각.”
굳게 닫혔던 현관문이 열렸다. 현관문이 열림과 동시에 폭탄의 시계도 멈췄다. 왕 반장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두 사람에게 말을 꺼냈다.
“휴~. K의 은신처에서 뭔가를 찾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곳에 갇혀 버리다니! 언제까지 이렇게 K한테 당해야 하는 건지…. 박 형사와 소마 앞에서 부끄럽군.”
“반장님, 비록 K의 은신처에서 분명한 단서를 찾지는 못했지만, 이 사람 결벽증일 만큼 꼼꼼하고 깔끔한 사람인 건 분명해요. 박 형사님도 무척 깔끔하신데, K도 보통이 아니네요!”
소마의 말이 끝나기도 전, 박 형사가 바로 말을 이었다.
“앗! 반…, 반장님! 저기 좀 보세요. 현관문 밖에 웬 봉투가 있는데요?”
 

2014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장경아(kate103@donga.com) 기자
  • 진행

    김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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