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임+수학=‘마임-매틱스’
안녕하세요! 응용수학자 팀 샤르티에입니다. 저는 인터넷 검색을 할 때, 정확도에 따라 검색 결과 순위를 정하는 데 쓰이는 응용수학을 연구하고 있죠.
응용수학이 제 전공이라면, 부전공은 ‘마임-매틱스’라고 할 수 있어요. 독자 여러분은 마임에 대해 알고 있나요? 마임은 소리를 내지 않고 몸동작만으로 가상의 상황을 연출하는 예술 분야를 말해요. 아내인 타냐와 함께 수학과 마임을 융합한 ‘마임-매틱스’를 공연하는 일이 저의 또 다른 직업이랍니다.
그런데 마임으로 어떻게 수학을 표현하냐고요?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마임은 복잡한 수식을 사용할 수 없고,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몸으로 보여 주는 직관적인 방법을 사용한답니다.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은색 물체는 마치 스프링처럼 자유자재로 늘었다 줄어드는 튜브예요. 저와 타냐는 이 튜브를 이용해서 ‘위상수학’이라는 개념을 설명해요.
위상수학은 도형의 연결 상태나 공간과의 관계 등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으로, 흔히 도넛과 머그컵이 위상수학적으로는 똑같은 사물이라는 예를 들어 설명하지요. 저와 타냐는 은색 튜브를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시키면서 재미있는 상황극을 꾸민답니다. 그 상황극을 통해 튜브의 모양이 아무리 달라져도 위상은 변함없다는 것을 이해시키죠. 그밖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끝없는 밧줄을 이용한 공연을 통해서 ‘무한’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대학교 수업에서도 마임을 활용해요. 학생들이 잘 이해하지 못해 혼란스러워 할 때면, 잠시 동안 그 개념을 몸으로 표현해서 이해를 돕는답니다.
마임-매틱스의 달인, 아시아 첫 공연은 한국에서!
저희가 마임-매틱스 공연을 시작한 지도 벌써 12년이나 됐네요.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서 100회가 넘는 공연을 해왔어요. 하지만 아직까지 아시아에서 공연한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올 여름 한국에서 열리는 융합수학학회인 ‘2014 서울브릿지학회’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답니다. 저와 타냐 모두 한국에서의 공연을 무척 기대하면서 새로운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보통 마임 공연을 보면 즉흥적으로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섬세하게 계획된 움직임이랍니다. 실제로 새로운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과정을 거쳐요.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표현하고자 하는 수학 개념을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런 뒤에는 우리가 표현하려는 개념과 동작이 관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을지 평가해 봐요. 이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린이와 어른, 수학 전문가와 마임을 하는 예술가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공연을 구성하는 거예요.
저에게는 이번 한국 방문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제 누나가 한국인 입양아거든요. 저는 어릴 때부터 늘 누나가 태어난 나라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왔어요. 8월에 있을 공연을 통해서 한국 문화를 흠뻑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한국 학생들이 수학을 잘하지만 수학에 대한 흥미가 많지 않다고 들었어요. 저희 공연을 통해 한국 학생들이 수학을 즐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