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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헤는수학] 초신성 사냥꾼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 초신성

[수학동아×과학동아천문대] 시민 참여 천문프로젝트

 

※ 편집자 주 
수학동아는 과학동아천문대와 함께 매달 천문학 분야의 시민과학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과학동아천문대에서 진행하는 왜소은하 찾기 프로젝트의 새로운 소식도 전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밤하늘은 한결같습니다. 매일 같은 별이 뜨고 지죠. 그런데 가끔은 특별한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혜성과 유성우, 오로라 등 다양한 이벤트가 있지만, 가장 희귀한 이벤트는 초신성 폭발일 겁니다. 일반인은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데요, 그런 초신성을 직접 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알려드립니다.

 

초신성은 수명을 다한 별이 폭발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뿜는 현상을 말합니다. 무려 원자폭탄이 방출하는 에너지의 1027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의 내부에서 폭발한 초신성은 맨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빛을 내뿜습니다. 실제로 1604년 우리은하의 별자리 ‘뱀주인자리’에서 폭발한 초신성 ‘SN 1604’는 밤하늘에서 금성 다음으로 가장 밝게 빛났다고 합니다. 독일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가 이 초신성을 관측한 기록을 남겨 ‘케플러 초신성’이라는 별명이 붙었죠.


자랑스러운 사실은 조선시대 조상들이 케플러보다 더 정밀한 기록을 남겼다는 것입니다. 천문관측기관인 서운관의 관측관들이 그 주인공이죠.

 

 

 

케플러보다 정밀한 조선의 초신성 관측 기록


우리 조상들의 기록이 얼마나 정밀한지는 그래프로 그려 보면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래프의 가로축을 첫 관측 이후 경과일로 두고 세로축을 초신성의 밝기로 둔 뒤 기록된 밝기에 해당하는 위치에 점을 찍으면 다음과 같은 그래프를 얻을 수 있습니다.

 


관측 기간은 케플러가 훨씬 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신성의 유형을 분류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밝기가 최대치에 달했다가 약해지는 부분에 대한 관측은 조선의 기록이 훨씬 정밀합니다. 이 기록만으로도 초신성의 유형이 I형이라는 것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초신성은 크게 I형과 Ⅱ형으로 나뉘는데, I형은 밝기가 최대치에 이르렀다가 약해지는 형태인 반면, Ⅱ형은 밝기가 약해졌다가 다시 밝아지기도 하고 한동안 일정한 밝기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케플러의 기록에는 약 30일에서 100일 사이의 관측 기록이 거의 없는데 이 시기의 밝기 변화가 I형과 Ⅱ형을 구분하는 데 핵심적인 자료이기 때문에 학술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진 속 숨은 초신성 찾기


‘초신성 사냥꾼’은 하와이 할레아칼라 천문대에서 우주를 관측 중인 망원경으로 촬영한 사진을 시민 천문학자가 직접 보면서 사진 속에 초신성이 있는지 찾아내는 프로젝트입니다. 


망원경이 촬영한 사진에는 우리은하에 있는 많은 별과 우리은하 밖에 있는 수많은 은하가 들어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보통 은하 1개당 몇백 년에 한 번꼴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늘에는 1000억 개가 넘는 은하가 있다고 하니, 운이 좋으면 하루에도 몇 개의 초신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죠.


하지만 문제는 관측 사진이 너무 많다는 것! 수많은 사진 속에서 초신성을 찾는 데에만 시간을 쓰면 발견한 뒤에는 실제 초신성의 밝기가 이미 약해져 중요한 정보를 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시민 천문학자가 관측 데이터를 보면서 초신성으로 추정되는 것을 골라내면 그것을 자세히 분석하는 방식으로 연구합니다.

 

 

 


사진 속 물체가 초신성 후보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자료[1]처럼 같은 영역을 촬영한 과거 사진과 비교하는 겁니다. 왼쪽은 최근에 찍은 사진이고, 가운데는 과거에 찍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가장 오른쪽은 첫 번째 사진에서 초신성으로 추정되는 십자 표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천체를 제거한 사진입니다. 십자 표시와 그 표시를 제외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은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합니다. 


문제는 자료[2]와 같은 사진입니다. 자료[1]과 마찬가지로 과거에 촬영한 사진에는 없지만 최근 촬영한 사진에는 밝게 빛나는 새로운 물체가 있습니다. 이 사진 속 물체가 초신성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은 궤적을 보고 쉽게 알 수 있죠. 하지만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자료[1]과 자료[2]의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수많은 사진을 분석해 인공위성의 궤적 같은 것을 제외하고 초신성 후보를 골라내는 것이 시민 천문학자가 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걸러진 사진을 천문학자가 본격적으로 관측해 초신성인지 아닌지를 판단합니다.

 

 

 

초신성 발견하고 내 흔적 남기자!


초신성 사냥꾼 프로젝트에는 2020년 7월 20일까지 1만 1385명의 시민 천문학자가 참여했고, 39만 4681장의 사진을 분류했습니다. 그 결과 757개의 초신성 후보 천체를 발견했고, 연구팀은 그중 190개 천체의 변화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15개의 초신성을 공식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새로 발견한 초신성에 대한 기록에 해당 초신성을 발견한 시민 천문학자의 닉네임을 표기했습니다. 앞으로 연구팀은 사람들이 분류한 사진을 이용해 관측 사진 속에서 초신성 후보를 정교하게 구분하는 인공지능 알고리듬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초신성을 보고, 초신성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며, 우주의 비밀을 밝히는 데도움 주는 일석삼조의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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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기자
  • 사진

    NASA
  • 디자인

    오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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