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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명당, 통계로 찾는다!


 
완두콩 오형제는 콩꼬투리에서 나올 채비를 하고 있었어요. 각자 조용한 숲속, 넓은 세상 등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상상하며 하늘을 바라봤어요. 그런데 막내는 지도와 통계 자료만 살펴보고 있었어요.
“형, 나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완두콩이 되고 싶어.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픈 소녀가 내가 크는 모습을 항상 볼 수 있게 소녀 방 앞뜰에 심어졌으면 좋겠어. 적당한 장소도 통계 자료를 통해 알아봤거든. 바로 여기야!”

명당 찾아내는 통계


우리 조상들은 풍수를 중요하게 여겼어요. 땅속에 돌아다니는 기운이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믿었거든요. 즉 땅속에 흐르는 기운이 좋은 곳을 도읍으로 정하면 그 나라 백성들이 모두 부유하게 살고, 그곳에 조상의 묘를 쓰면 훌륭한 사람이 많이 태어난다고 생각한 거예요. 여기서 풍수는 기후와 풍토, 물에 관한 모든 것을 일컫는 말이에요. 일정한 경로를 따라 돌아다니는 땅속 기운을 사람이 이용해 복을 얻고 불행을 피하자는 의미죠.

그런데 이런 명당을 찾는 일은 오늘날에도 이뤄지고 있어요.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손님이 많은 장소를 찾고 싶어 하기 때문이에요. 즉 손님이 많은 자리가 명당인 셈이죠.

만약 여러분이 아이스크림 가게를 차린다고 가정해 봐요. 아무 곳에나 가게를 열 수는 없어요.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으면 곤란하니까요. 실제로 같은 아이스크림을 팔아도 그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장사가 잘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어요. 따라서 가게를 차릴 장소를 정하는 건 무척 중요한 일이죠.

그렇다면 아이스크림 가게의 명당은 어떻게 찾을까요? 먼저 아이스크림을 자주 사먹는 고객이 누군지, 그 사람들이 어느 지역에 많이 사는지, 어느 지역에 많이 가는지를 알아내야 해요. 그리고 3~4곳의 후보 장소를 고른 뒤, 각각 예상 매출액을 구해 이중에서 가장 높은 곳을 가게를 차릴 장소로 정하면 돼요.

이렇게 조사를 하고 결과를 얻는 것이 바로 ‘통계’예요. 다시 말해 통계를 알면 명당도 과학적으로 쉽게 찾아낼 수가 있답니다.

명당을 찾기 위해 필요한 조사는?

여러분은 최근 일주일을 어떻게 보냈나요? 시간을 되돌아보면 오늘도 어제도, 또 엊그제도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있었을 거예요. 물론 그렇지 않은 날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주일에 5일은 같은 일상을 보낸 답니다. 즉, 우리는 시간에 따라 특정한 장소로 움직이며 살고 있죠.

예를 들어 오전 8시에 학교에 가서 오후 3~4시까지 머물고, 이후 학원이나 친구 집에서 시간을 보낸 뒤 밤 10시에 집으로 돌아오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일주일, 한 달, 일 년을 단위로 반복적인 생활을 합니다.

한편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연령대, 가족 구성원이나 관심사까지 비슷한 경향이 있어요. 사람들은 본인의 여건에 맞게 거주할 집을 선택하기 때문이에요. 즉 생활 환경, 가족 구성원 수, 지역의 시세 등을 고려하여 집을 고르죠. 따라서 삶의 수준이 비슷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신도시 아파트에는 20~30대 부부가, 학군이 좋은 곳에는 중고등학생이 있는 가족이 많이 살아요. 또 오피스텔에는 20~30대 1, 2인 가구가 많이 살지요.

그래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 일정 지역에 반복적으로 오는 사람을 같은 삶의 패턴을 가진 집단으로 보고 마케팅에 활용해요. 생활 방식이나 물건 구매 유형이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거죠.

그렇다면 어떤 내용을 조사해야 할까요? 우선 그 지역의 특징을 알아야 해요. 해당 지역에 주택은 얼마나 있는지, 어떤 연령대가 많이 사는지, 소득 수준은 얼마인지, 상점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이죠. 이건 통계청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는 지역 통계 자료를 통해 쉽게 알아낼 수 있어요.

여기서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 중 하나는 이 지역이 주택가인지, 상업지역인지 하는 거예요. 사실 상품도 종류에 따라 많이 구입하는 지역이 따로 있거든요. 우선 생활용품은 생활하면서 많이 사용하는 상품으로, 구매를 위한 노력이나 비용이 크지 않아요. 따라서 집 근처 가게에서 쉽게 구입하죠. 슈퍼, 과일가게, 세탁소, 편의점, 미용실, 배달 전문 음식점, 빵집, 약국 등이 생활용품을 사는 곳이에요.

이에 반해 선호품은 여러 가게에서 상품을 비교한 뒤 구매해요. 우리가 옷을 살 때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가서 사잖아요? 이처럼 거리가 조금 멀어도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특정 장소로 사러 가는 상품을 선호품이라고 해요. 선호품을 사는 곳으로는 백화점, 쇼핑몰, 재래시장, 병원, 음식점이 있어요.

따라서 가게에서 팔려고 하는 상품이 옷이라면 상업지역에, 우유라면 주택가에 가게를 내는 것이 유리해요. 이 때문에 지역 통계를 활용해야 해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지역을 선택했더라도 가게 앞으로 지나가는 사람이 없다면 손님은 많지 않을 거예요. 따라서 반드시 유동인구를 알아봐야 해요. 유동인구는 ‘그 가계 앞을 지나는 사람 수’예요. 물론 배달을 중점적으로 한다면 유동인구에 영향을 받지 않아요.

유동인구는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의 수를 세거나,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서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설문조사를 할 때 반드시 조사해야 할 항목이 있어요. 요일과 시간에 따라 지나가는 사람의 수와 그 사람의 연령, 성별, 직업, 그리고 이곳을 지나가는 목적이에요. 연령과 성별에 따라 구매하는 상품이 다르고, 출퇴근과 같이 특정한 목적을 위해 지나가는 거라면, 주변 가게에서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에요.
 

이곳에 가게를 내면 얼마나 벌 수 있을까?
 

지금까지 파는 상품에 따라 어떤 지역에 가게를 열면 좋은 지에 대해 살펴봤어요. 이제 해당 지역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곳에 가게를 열어야 손님이 많은지 알아봐요.

가게에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들은 대개 가게 근처에 살고 있어요. 따라서 가게마다 고객이 오는 지리적 범위가 있어요. 이런 영역을 ‘상권’이라고 해요. 상권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요.

1차 상권은 가게에 아주 가까운 지역으로, 고객의 60∼70%가 이곳에 살거나 자주 머물러요. 2차 상권은 1차 상권 주변 지역으로, 15∼25%의 고객이 있죠, 3차 상권은 외곽 지역으로, 5∼10%의 고객이 방문하는 영역이에요. 상권의 모양은 도로망이나 지형적인 특징에 따라서 다양해요.

상권의 크기는 가게에서 발급한 고객카드를 통해 알 수 있어요. 카드를 발급할 때는 고객이 사는 곳을 적게 되어 있죠? 그 주소를 지도 위에 표시하면 고객이 어디에 사는지 알 수 있지요. 상권의 크기는 업종이나 지형, 지역 특성, 가게의 밀집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어요. 생활용품을 파는 곳이라면 상권의 크기가 작고, 선호품을 파는 곳이라면 상권의 크기가 커요. 일반적으로 상권의 크기가 클수록 고객이 많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 상권 안에 사는 사람이 적은 경우에는 상권이 아무리 커도 고객이 많지 않거든요. 반대로 상권이 작아도 그 안에 사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으면 고객이 많을 수 있어요.

이제 예상 매출액을 추정해 봐요. 여기에 가게를 차렸을 때 얼마나 벌 수 있는지 알아야 이곳에 가게를 내는 것이 타당한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거든요. 예상 매출액을 추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을 소개할게요.

매출액을 예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예상 고객수를 구해야 해요. 예상 고객수는 매장의 규모, 교통의 편리성, 영업 능력 등에 영향을 받아요. 하지만 여기서는 매장의 크기로 구해 볼게요.

매장의 크기는 매장이 얼마나 눈에 잘 띄는지를 나타내요. 아무래도 가게가 크면 사람들 눈에 잘 보이겠죠? 그런데 예상 고객수는 주변 인구에 비례하고, 잠재 고객의 거리에는 반비례해요. 따라서 매장의 크기를 거리로 나누고, 주변 인구수를 곱해 구할 수 있어요.

예상 고객수를 이용하면 잠재 구매력도 구할 수 있어요. 바로 팔고자 하는 상품의 평균 금액을 곱하면 되죠. 이런 잠재 구매력을 상권 내 경쟁업체 수로 나누면, 예상 매출액을 구할 수 있어요. 경쟁 업체끼리 잠재 고객을 나눠가지기 때문이에요.

예상 고객수 = (매장의 크기 ÷ 잠재 고객마다의 거리) ×인구수
잠재 구매력 = 예상 고객수 × 평균 구입 금액
예상 매출액 = 잠재 구매력 ÷ 상권 내 경쟁 업체 수


거리로 나가면 수많은 가게를 볼 수 있어요. 길을 가면서 왜 이곳에 이런 업종의 가게가 들어섰는지, 왜 이곳에 있던 가게가 사라졌는지, 나는 왜 이곳에서 상품을 구입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통계와 친근해지는 건 물론 통계적으로 사고하는 합리적인 습관을 기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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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김영진 부장
  • 사진

    동아일보
  • 사진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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