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비눗방울! 반짝이는 표면도 예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터진다는 긴장감 또한 큰 매력이죠. 그런데 변덕스러워 보이는 거품의 상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신기한 연구 결과나 나왔어요.
거품 씨, 안녕하세요? 거품 씨의 생애를 알아냈다고 사람들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몸 안 가득 공기를 머금고 있는 얇은 비눗방울입니다. 모양은 주변 환경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해요. 사람들은 제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저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규칙대로 살아가고 있답니다. 다만 그 규칙이 너무 복잡해서 그 동안 사람들이 이해를 잘 못했던 것이죠.
그렇군요. 그렇다면 어렸을 때 이야기와 미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거품의 일생은 액체의 표면에서 막이 얇게 퍼지는 것으로 시작해요. 세이 교수는 이 단계를 ‘액체 유출’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옆에 있던 거품의 막에서 퍼져나간 액체로 인해 태어났어요. 액체 유출 단계를 마친 지금의 저는 평형한 상태예요.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 막이 얇아지기 마련이죠. 그러면 결국 ‘팡’하고 터지는 파열 단계를 맞이합니다.
그 후에는 재배열이 될 운명이랍니다. 재배열이란, 하나의 거품이 터지고 나면 그 주변의 나머지 거품들이 새롭게 자리를 잡는 과정이에요. 남은 거품들끼리 새로운 평형상태를 이루어야 하거든요.
와! 세이 교수는 이 복잡한 현상을 어떻게 알아낸 것일까요?
당연히 컴퓨터의 힘을 많이 빌렸죠. 그렇지만 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도록 수학 모델을 세운 사람이 바로 세이 교수입니다. 기본적으로 ‘다중규모 모형’을 사용했어요. 다중규모 모형은 여러 단계의 규모들을 동시에 계산하는 방법이에요. 이번 경우에는 가장 큰 규모인 거품 덩어리의 전체 모양부터, 분자 간의 힘처럼 미세한 규모까지 한꺼번에 계산해야 했어요. 세이 교수는 제 얇은 막의 표면 장력, 유체역학, 다른 거품과 붙어있을 때 상호 작용과 재배열 등을 모두 고려해 수학 모델을 세웠습니다.
대단한 연구네요! 그래서 거품 씨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된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던가요?
저를 본떠서 다양한 물건을 만들고 싶다고 하네요. 발포 스티로폼 등 기포를 이용한 재료들이 좋은 예가 될 수 있겠죠. 그 외에도 충격 흡수제나 화재를 막는 특수 재료 등의 개발을 위해서 저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그러니 앞으로 제 활약을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