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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큐피트상들의 음모로 희생당한 앨리스가 파티장에서 데카르트와 춤을 추고 있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분명, 침통한 분위기의 데카르트는 집에 돌아갈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 달에는 시공간 여행이 부린 마법과 같은 러브 스토리가 펼쳐진다.

미션 ❶ 자선 파티 티켓을 확보하라!


“데카르트 님, 한 번만 더 함께 하시겠어요?”
폴리스의 뜻밖의 제안에 모두 깜짝 놀라 폴리스를 바라봤다. 아무런 상관도 없던 앨리스가 희생당한 건 안된 일이지만, 괜히 또 여행을 하다가 또다른 부작용을 낳는 건 아닐까? 데카르트 역시 그 점을 고민하는 것 같았다.
“자네의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나?”
폴리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데카르트가 말했다.
“좋네. 한 번 더 도전해 보지.”
그렇게 해서 데카르트와 함께 하는 두 번째 여행이 시작됐다. 얼마 뒤 시공간 우주선이 도착한 곳은 초고층 빌딩 사이로 엄청난 수의 플라잉카가 날아다니는 최첨단 도시였다. 데카르트는 예상치 못한 낯선 도착지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날 이곳에 왜 데려온 건지 이유를 말해 보게.”
“지난 번 앨리스의 저택에서 떠나기 전, 그녀의 머리카락을 주워왔어요. 그리고 시공간 우주선에게 그녀의 유전자를 추적해 우리를 데려다 줄 것을 명령했지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했지만, 결국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우리가 있던 곳에서 앨리스가 있는 가장 가까운 시공간입니다.”
“뭐? 여기 또 다른 앨리스가 존재한다고?”
“이번에는 가장 높은 단계의 추적 방지 시스템을 가동했으니 걱정 마세요. 데카르트 님, 주의할 점은 딱 한 가지입니다. 혹시 이곳에 당신이 존재한다면 절대 당신과 마주쳐선 안 됩니다.”
폴 일행은 우주선 밖으로 나왔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그때 피타가 소리를 질렀다.
“피타피타!”
“어!? 광고 영상 속 저 얼굴은 설마 앨리스…?”
하루가 근처에서 재빨리 신문을 사서 펼치자, 거기에도 앨리스에 관한 기사가 써 있었다.
“그녀가 개발한 수많은 발명품들이 아니었다면 인류는 최첨단 문명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 이곳에 사는 앨리스는 대단한 발명가인가 봐! 어? 오늘 그녀가 주최하는 자선 파티의 티켓을 두고 광장에서 이벤트가 열린대! 가 보자!”
이벤트가 개최되는 광장에 가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마침 진행자가 티켓을 두고 말하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앨리스가 주최하는 자선 파티의 입장 티켓입니다. 이 티켓의 주인공이 되는 방법은 바로…!”

미션 ❷ 무적 코인을 획득하라!

티켓을 확보한 데카르트는 폴 일행과 함께 앨리스의 자선 파티에 입장했다.
“앨리스는 어디 있지?”
“쉿!”
그들은 파티장에 들어와 눈에 띄게 두리번거리며 앨리스를 찾았다. 그때였다.
“데카르트!”
“헉! 데카르트라고? 숨어요!”
폴 일행이 당황해서 허둥거리는 사이 옆으로 웬 개 한 마리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러더니 지난번 저택에서 봤던 그림 속 여성과 꼭 같은 모습의 앨리스가 나타나 개를 안아 들었다.
“데카르트, 이 말썽꾸러기 녀석! 자꾸 말 안 듣고 장난칠 거야?”
“멍멍!”
앨리스는 개를 안고는 도도하게 사라졌다. 데카르트는 혹시나 이 공간에 사는 자신과 마주칠까 봐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몸을 피했는데, 데카르트가 개의 이름이라니 허탈하기까지 했다.
“허…. 개 이름이라고? 이 세계에선 내가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군.”
투덜대던 데카르트는 고개를 들어 앨리스 쪽을 바라봤다. 한 잘생긴 청년이 앨리스의 옆에 찰싹 붙어 말하고 있었다. 그 청년은 친근한 척 말했지만 앨리스는 어딘지 불편한 기색이었다. 데카르트는 걱정스런 마음이 들어 그들 근처로 바짝 다가갔다.
“앨리스! 아무 문제 없다니까? 그냥 발표하자고. 내가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서둘러서 발표할 필요 없어요. 아침에 문제가 발견됐잖아요. 아니, 그보다 이제 그 제품은 폐기돼야 해요. 너무 불안정하다고요!”
“뭐? 말도 안 돼!”
그는 갑자기 화가 난 듯 홱 돌아 행사장을 나갔다. 앨리스가 당황한 얼굴로 그를 불렀지만 소용 없었다. 그녀는 한숨을 쉬다가 걱정스러운 표정의 데카르트를 보고는 희미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파티에 참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일 아니니 걱정 말고 파티를 즐기세요. 전 잠시….”
앨리스는 그를 뒤따라 나갔다. 데카르트는 걱정됐지만 손쓸 도리가 없었다. 그때 행사 진행자가 활기찬 목소리로 말했다.
“자선 행사의 일환으로 퀴즈 이벤트가 있습니다. 파티 주최자인 앨리스가 직접 낸 퀴즈를 맞히고 무적 코인을 받아갈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미션 ❸ 미로를 통과해 앨리스를 구출하라!

폴 일행은 퀴즈를 맞히고 무적 코인을 획득한다.
“그런데 이게 어디에 쓰는 거지?”
그때 피타가 모두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조심해요!”
피타의 말과 동시에 건물이 심하게 진동하며 요동쳤고, 웬 남자가 크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흥! 내가 이 엔트로피 집중 장치를 만드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내 위대한 작품을 폐기한다니 말도 안 되지. 그 어리석은 여자는 세상에서 사라지는게 마땅해! 이 장치를 켜기만 하면…!”
아까 앨리스와 말다툼을 벌이던 청년이었다. 그가 웬 조그만 장치의 버튼을 누르자 건물은 다시 한번 심하게 요동쳤다.
“꺄악!”
“다들 비상구로 피하세요!”
파티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건물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 남자는 사람들이 공포에 질린 모습을 보며 웃더니 한쪽 문으로 사라졌다.
“앨리스는…, 앨리스는 어떻게 된 거지?”
또다시 앨리스에게 위기가 닥치자 데카르트는 자신 때문인 것 같아 절망감에 빠졌다.
“또다시 그녀를 잃을 수 없어. 이번만큼은 내가 반드시 앨리스를 구하겠어!”
데카르트는 비장한 얼굴로 그를 쫓아 뛰어 나갔다. 폴 일행도 데카르트를 따라 나갔다. 그 남자는 잠시 멈추어 서더니 또다시 조그만 버튼을 누르려고 하고 있었다. 데카르트와 폴 일행은 그 남자의 뒤에 숨어 있다가 장치를 누르려는 순간, 그를 덮쳐 제압했다.
“이거 놔! 웬 녀석들이냐!”
폴리스는 그의 장치는 빼앗아 들고는 장치를 살폈다.
“뭐 하는 장치지?”
“칫, 이런 멍청한 것들에게 잡히다니.”
그 남자는 폴 일행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폴을 뿌리치고는 도망가 버렸다. 폴 일행이 뒤따라갔지만, 그 곳에는 거대한 미로가 놓여 있었다.
“어디 한번 쫓아와 보라고! 여기 어딘가 앨리스도 있는데, 너희들이 과연 찾을 수 있을까?”
“데카르트 님과 하루는 앨리스를 구하러 가세요! 저흰 저 남자를 뒤쫓을게요!”

미션 ❹ 물이 차오르는 방에서 앨리스를 구출하라!

“데카르트, 여긴 아까 왔던 곳이잖아요!”
“헉헉, 뭐라고? 어서 앨리스를 구해야 하는데…!”
데카르트와 하루는 벌써 한 시간째 미로를 헤매는 중이었다. 수학적 지식이 풍부한 데카르트지만, 아무래도 미로에는 영 소질이 없는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어디선가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하루가 데카르트를 멈춰 세우곤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했다.
“쉿! 잠시만요!”
가만히 들어보니 누군가의 신음 소리 같았다.
“이 소리는…. 어? 앨리스? 앨리스야!”
“이 근처인 것 같아요.”
데카르트와 하루는 차분히 앨리스의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움직였다. 그러자 웬 방 문이 하나 나오며, 그 문 안쪽에서 앨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방 문 안쪽에 앨리스가 있는 것 같아요!”
“으으…. 밖에…, 밖에 누가 있나요? 조심해요! 문을 만지면 안 돼요! 그가 문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했어요. 메시지를 읽는 자만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다고 했는데….”
“폭발물이라고? 앨리스, 어디 다친 데는 없소?”
“크게 다친 데는 없어요. 그런데 아까 건물이 요동을 칠 때 방 한쪽이 무너져 조금씩 물이 차오르더니 벌써 허리까지 잠겼어요.”
“뭐요?!”
그때 하루가 말했다.
“데카르트, 문에 이상한 글이 쓰여 있어요! 이게 메시지인가 봐요. 대체 이게 무슨 말이죠?”
“TOOP ENDO ORPU SH…? ”
“제가 미래에서 고대 언어학부터 웬만한 언어는 다 배웠는데, 이건 생전 처음 보는 말이에요. 그럼 혹시 암호일까요?”
“암호라…. 내 생각이 맞다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설마 그게 답일까? 아니면 그 남자의 장난일까?”
하루는 초조하게 데카르트를 지켜보다가 그를 재촉했다.
“데카르트, 뭔가 생각이 났나요? 메시지가 뭔가요? 뜸들일 시간이 없어요!”
“너무 간단해서 설마 이게 답인지 고민이야. 만약 이게 답이 아니라면 폭발이 일어날 텐데…. 내 잘못된 판단 때문에 앨리스가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데카르트는 심한 고뇌에 빠져 있었다. 문 안쪽에서 앨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물이…, 물이 벌써 목까지 차올랐어요. 조금…만 서둘러 주세요.”

데카르트의 선택

앨리스는 지친 듯 고개를 떨구고 있다가 데카르트가 다가가자 힘겹게 눈을 뜨며 말했다.
“또 당신이군요. 혹시 우리 만난 적 없나요?”
데카르트가 쓸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젓자, 앨리스는 데카르트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말했다.
“이상하네요. 어쩐지 당신이 눈에 익는데….”
앨리스가 데카르트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을 때, 뒤에서 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데카르트 님! 앨리스! 무사하군요!”
폴의 말에 앨리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데카르트를 쳐다봤다.
“당신 이름이 데카르트…라고요? 제가 사랑하던 사람과 이름이 같군요. 생김새도 분위기도 그와 너무나도 닮았어요. 하지만 그는 10년 전에 세상을 떠났는데…. 당신은 누구인가요?”
“데카르트 님, 저희는 먼저 가 있을게요. 잠시 뒤에 떠날 테니 앨리스 님과 인사 나누세요.”
폴 일행은 먼저 우주선으로 갔다. 그런데 우주선을 만지던 폴리스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주선이 움직이질 않아! 아까 앨리스의 유전자를 추적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쓰긴 했지만, 집으로 돌아갈 정도의 에너지는 남아 있었는데….”
“뭐라고!?”
그 때 우주선으로 앨리스와 데카르트가 들어왔다.
“당신 말이 사실인 것 같군요. 당신이 평행우주에서 온 데카르트란 말이죠? 그런데 지금 이 우주선은 동력에 문제가 생긴 것 같군요. 어쩌면 제가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는데요?”
앨리스는 성공한 발명가답게 자신있게 말했다.
“아까 받은 무적 코인의 정체는 무한궤도 에너지 장치예요. 제가 이 장치의 사용법을 알려 드릴게요. 폴리스님, 이쪽으로….”
그때 데카르트가 말했다.
“난 이곳에 남겠네.”
“네에!? 하지만 그렇게 하면 데카르트 님이 사는 시공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에요?”
“피타피타!”
피타가 시공간 정보 사전을 손에 들고 있었다. 거기에는 데카르트의 정보가 적혀 있었다.
“1596년부터 1650년까지? 1650년? 우리가 데카르트 님을 처음 만났던 시간이잖아?”
“그렇군. 난 곧 생을 마감할 예정이었군. 그렇다면 이렇게 사라지는 것도 괜찮지 않겠나?”
모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앨리스는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자, 다들 떠나기 전에 아까 못다한 파티를 마저하죠. 잠시 마음 편히 파티를 즐기다 가세요.”
앨리스와 데카르트가 즐겁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폴 일행의 마음도 즐거워졌다.
“다음 번 여행은 제발 평화롭길 바라며…! 일단 파티를 즐겨 볼까?”
 

2013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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