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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지 말고 뛰어라! 런닝맨 수학놀이의 神 은 누구?

Lees, 최영준 기자


앗! 미션 지령이 왔네? “역대 런닝맨 역사상 최고의 지능 레이스가 시작된다. 이름하여 ‘수학놀이의 神’을 찾아라?” 오~. 우승한 사람은 ‘수학놀이 명예의 전당’에 오르고, 상품도 받게 된다고? 좋아! 그럼 내가 먼저~.
어딜! 우리도 모두 미션 지령 받았지롱~. 다섯 가지 수학 놀이 대결에서 승리한 사람이 수학놀이 명예의 전당에 등극한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어? 근데 ‘국민 메뚜기’ 형은 어디 가셨지?


예선 Round 1 종이와 펜으로 승부하라!

흠하하! 호랑이 녀석과의 대결이군. 나도 이제 더 이상 호랑이에게 당하지 않겠어! 게다가 머리로 승부하는 수학 놀이 레이스라면 더더욱 물러설 수 없지!
내 별명 중 하나가 ‘끝판왕’이라는 사실을 잊었군. 내가 힘만 센 호랑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지. 흠…. 첫 번째 게임은 고대 이집트 때부터 즐겼다는 ‘틱택토’ 게임이라고?

불꽃 튀는 O X 대결, 틱택토!


틱택토는 오목처럼 두 사람이 종이와 펜으로 직접 써가면서 하는 게임이다. 그 유래가 고대 이집트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추정될 정도로 역사가 깊다.

게임은 종이에 펜으로 3행 3열의 격자판을 만든 뒤,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와 ×를 써넣으면서 진행된다. 둘 중에서 먼저 가로나 세로, 대각선 세 칸을 ◦나 ×로 채우는 사람이 승리하게 된다.
 

수학자들은 단순해 보이는 틱택토를 조합 이론으로 분석했다. 조합이론이란, 어떤 일을 할 때 가능한 방법이 몇 가지인지 알아내는 방법이다. 틱택토 게임은 총 9개 빈 칸 중에서 한 곳에 ◦나 ×표를 하면, 앞으로 표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하나씩 줄어든다. 따라서 게임을 하는 방법이 9!(9×8×7×6×5×4×3×2×1)=362880가지나 된다.

하지만 3×3 격자판은 위아래와 좌우 구분이 없으므로, 게임판을 회전시키면 똑같아지는 경우가 생긴다. 수학자들은 이런 경우를 제외한 게임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2002년 스티브 쉐퍼라는 수학자가 컴퓨터를 이용해 26830가지라는 걸 알아 냈다.

또한 수학자들은 먼저 게임을 시작한 사람이 ×를 선택했을 때 ×와 ◦가 각각 이기는 경우의 수를 구해 보았다. 그랬더니 ×가 이기는 경우는 91가지, ◦가 이기는 경우는 44가지가 되었다. 즉, 먼저 게임을 시작한 사람이 이길 확률이 두 배 정도 높은 셈이다. 또 실력이 막상막하인 두 사람이 서로 최선의 수를 두었을 때는 비기는 경우는 3가지로 나타났다.


내가 기린이랑 비기다니! 기린 너 두뇌 회전이 빨라졌는데?
흥! 너야말로 힘만 센 줄 알았더니, 한머리 하는구나! 좋다. ‘새싹게임’으로 결판을 내자!

최후에 새싹을 틔우는 사람은?


이름도 생소한 새싹게임은 영국 수학자 존 콘웨이가 캠브리지대에 다닐 때 만든 게임으로, 틱택토처럼 종이와 펜만 있으면 게임을 할 수 있다. 주어진 점에서 시작해 두 점 사이를 선으로 연결하고 선분을 둘로 나누는 점을 찍거나, 한 점에서 시작한 선을 다시 그 점으로 돌아오게 한 뒤에 선분을 둘로 나누는 점을 찍는 방식이다. 이때 한 점을 셋 이상의 선과 연결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다. 결국 더 이상 선을 연결하고 점을 찍을 수 없는 사람이 지는 것이다.
 

이렇게 번갈아가며 선을 긋고 점을 찍는 동안 새싹을 닮은 모양의 그림이 만들어진다. 새싹게임은 틱택토처럼 두 명이 겨루는 방식이지만, 무조건 승패가 결정된다.

콘웨이가 새싹게임을 만든 뒤 많은 수학자들이 이 게임이 가진 수학적인 특징을 연구했다. 특히 점의 개수에 따라서 처음 시작한 사람과 이어서 하는 사람 중 누가 더 유리할지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를 계산할 수 있는 적절한 이론이 없어서 수학자들은 일일이 손으로 풀면서 정답을 찾았다. 점이 두 개일 때는 두 번째 그리는 사람이 이긴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점이 6개만 되어도 누가 이기는지 답을 찾는 데만 무려 47장의 A4용지가 필요할 정도로 복잡해진다.

지난 2001년, 수학자 리카르도 포카르디는 점이 7개일 때는 두 번째로 게임을 하는 사람이 이긴다는 것을 밝혔다. 그리고 이후에는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서 이 게임을 연구하고 있다.


예선 Round 2 실과 손가락으로 승부하라!

쯧쯧~. 호랑이도 이제 한물 갔구먼? 기린한테 당하다니 말이야. 지난 번 산수 레이스에 이어서 이번에도 우승은 내 차지다~. 음하하! 그런데 나랑 대결할 사람은 누구지?
호호호. 나 좋다고 졸졸 쫓아다니더니, 또 원숭이 너로구나? 이걸 어째~. 결과는 이미 결정난 것 같은데? 오늘 대결은 내 주특기인 실뜨기 놀이야!


실뜨기 놀이는 적도지방에서 북극에 사는 에스키모들까지 전세계에서 즐긴 전통놀이로, 각종 고대 문헌과 기록에 흔적이 남아 있다. 덕분에 실뜨기는 인류학자들이 고대인들의 문화를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놀이 방법은 양끝을 묶은 줄을 손가락에 끼우고 혼자 또는 여럿이 돌아가며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이때 실이 풀리거나 엉키면 안 된다는 규칙을 적용하면 승패를 겨루는 게임으로 즐길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실뜨기 모양은 무려 2000여 개나 될 정도로 다양하고, 각각에 ‘고양이 요람’이나 ‘물고기’ 같은 이름도 붙어 있다.

그런데 이런 실뜨기 놀이에서도 수학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실이나 줄로 만드는 다양한 모양의 매듭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매듭이론이다.

19세기 물리학자 윌리엄 톰슨은 매듭을 이용해서 우주에서 물질이 생겨나는 원리를 설명하고자 했다. 그는 원자가 우주를 가득 채운 ‘에테르’라는 물질 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고리 모양의 물체일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여러 원자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매듭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톰슨이 생각한 원자 모형은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가 도입한 ‘매듭’은 ‘매듭이론’이라는 독자적인 이론으로 발전했다.

매듭이론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는 매듭 모양을 구별하는 것이다. 실이 최소로 교차하는 수에 따라서 교차수가 0인 ‘풀린 매듭’, 3인 ‘세잎 매듭’, 4인 ‘8자 매듭’ 등이 있다.

매듭의 수는 교차수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는데, 이때 아무리 매듭 모양이 다양하더라도 같은 모양으로 변형할 수 있는 것들은 동일한 매듭으로 간주한다.
 

마틴 프로버트라는 고고학자는 매듭이론을 적용해 수많은 실뜨기 모양을 구별하는 법을 생각해냈다. 우선 실뜨기로 만드는 모든 매듭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고리를 변형시킨 것이기 때문에, 모두 ‘풀린 매듭’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크게 보면 모두 같은 매듭이다. 하지만 2000개가 넘는 실뜨기 모양은 각각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일부는 매우 비슷해서 서로 구별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그림➊과 ➋는 똑같은 모양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림➊은 ‘돌 돈(Stone Money)’라는 이름의 실뜨기 모양이고, 그림➋는 ‘별(Star)’라는 이름의 실뜨기 모양이다. 자세히 보면 이 둘의 차이를 알 수 있는데, 그림➊에서 E, F, G로 표시한 지점이 그림➋에서는 반대로 교차한다.

그렇다면 혹시 그림➊에서 E지점만 반대로 교차하는 새로운 실뜨기를 할 수도 있을까? 마틴 프로버트는 이렇게 모양은 똑같지만 실이 교차하는 방식이 다른 실뜨기가 얼마나 가능한지 매듭이론으로 설명했다.
 

 
 

예선 Round 3 승리의 숫자를 선점하라!

키득키득. 짝사랑의 슬픈 결말이여~! 나와 함께 우승했던 원숭이가 떨어지다니! 그럼 이제 우승은 내 차지겠군!
어림없는 소리! 나 임팔라를 빼놓고 놀이를 논하지 말라. 나야말로 이번 레이스의 진정한 우승 후보라고! 흠~. 이번엔 두 가지 게임으로 승패를 결정하는군.


손가락으로 승부하는 제로 게임


제로 게임은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참가자들은 두 손을 가운데 모으고 순서에 따라 수를 부르면서 엄지손가락을 들거나 내리는데, 0부터 모인 사람 수의 두 배까지 부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명이 모이면 0~4까지 부를 수 있다. 서로 돌아가며 수를 부르는데, 참가한 사람들이 자기가 부른 수만큼 엄지손가락을 들면 승리하게 된다. 이때 진 사람들은 모두 미리 정한 벌칙을 받게 된다.

그런데 제로 게임도 수학적으로 생각하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비밀은 바로 경우의 수에 있다.

먼저 두 명이 게임을 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수는 0, 1, 2이고, 두 사람이 손가락으로 만들 수 있는 수의 조합은 아래 표와 같다.

즉, 0부터 최대 4까지 수를 만들 수 있지만 가장 많이 만들 수 있는 수는 2가 된다. 따라서 자기 차례가 되면 되도록 2를 말하는 것이 유리하다. 물론 이 확률은 두 사람 모두에게 동일하기 때문에, 상대방 차례가 됐을 때 상대가 2를 부르면 내가 걸릴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2가 나올 확률이 1/3이라는 점을 안다면, 상대방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게임을 할 수 있다. 게임에 참가한 사람이 많아지더라도 이런 식으로 경우의 수를 구한 뒤 확률을 계산하면 ‘이기는 수’를 찾아낼 수 있다.
 

후훗~, 어떠냐? 마지막 게임인 ‘베스킨라빈스 31 게임’은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이제 슬슬 포기하시지?
에잇! 내가 이대로 질 줄 알고? 초능력을 쓸 테닷! “수를 지배하는 자!”


31을 피하는 수학적인 방법!


마지막 대결인 베스킨라빈스 31 게임은 참가하는 사람들이 순서를 정한 뒤, 서로 돌아가면서 1부터 31까지 수를 말하는 게임이다. 한 사람이 부를 수 있는 수는 한 개부터 최대 세 개까지로, 돌아가며 수를 부르다가 31을 말하는 사람이 지게 된다.

이 게임은 여러 명이 참가할 수 있는데, 특별히 두 사람이 대결하는 경우는 수학자들이 연구하는 ‘님(NIM)’ 게임이 된다. 님 게임은 두 사람이 돌아가면서 수를 말하거나, 구슬 또는 동전 무더기에서 몇 개씩 물체를 집어오는 식의 게임을 말한다. 자기 차례에 마지막 수가 나오거나 아무 것도 가져올 수 없게 되면 지게 된다.

이제 베스킨라빈스 31 게임에서 이기는 법을 알아보자. 두 명이 게임을 할 경우, 자기가 30을 말하려면 상대방이 27을 말하게 해야 한다. 즉, 내가 부르는 수의 끝이 26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또 26을 말하려면 22를 말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이기기 위한 기본 조건은 2를 먼저 부르는 것이 된다. 게임을 먼저 시작하는 쪽이 유리한 것이다.

3명이 게임을 하는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 역시 지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꼭 불러야 할 수들을 30부터 거꾸로 찾아보면 된다. 이렇게 했을 때 자기 차례에서 마지막에 꼭 불러야 할 ‘승리의 수’들은 30, 29, 23, 16, 9가 된다. 1부터 9까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두 명이 게임을 할 때와 다르게 게임 순서와는 큰 관계가 없다.


준결승전 semi final 의자 뺏기 게임을 변형하라!

아니 갑자기 초능력을 쓰는 게 어디 있어~. 이건 반칙이야, 반칙!
크크크~. 반칙이라니? 엄연한 능력이라고~! 자, 그럼 이번엔 준결승전인가? 세 명 중 한 명이 탈락하는 의자 뻿기 게임이로군. 그런데 이번에는 게임을 변형해야 한다고?
흥! 이번엔 내가 초능력을 쓸 테다. “수학자를 지배하는 자!”


의자 뺏기 게임은 참여한 사람보다 하나 적은 의자를 두고 그 주위를 빙글빙글 돌다가 사회자가 신호를 하면 재빠르게 의자를 차지하는 방식이다. 여러 사람이 경쟁을 하다가 결국 앉지 못하는 사람이 탈락하게 된다. 이렇게 한 사람이 탈락할 때마다 의자를 하나씩 줄여 나가고, 결국 마지막에 남는 사람이 이기게 된다.

의자 뺏기 게임은 일종의 짝짓기 게임으로,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학 개념이 따로 있지는 않다. 하지만 짝짓기라는 요소에 수학 개념을 적용하면 게임을 새롭게 변형해 볼 수 있다. 19세기 프랑스 수학자 에두와드 루카스가 제기한 ‘부부 문제’라는 짝짓기 문제는 이 게임에 적용하기 좋은 수학적인 개념이다.

부부 문제는 여러 커플이 둥근 테이블에 둘러앉을 때, 남녀가 번갈아 가며 앉되 부부끼리는 떨어져 앉는 방법이 커플 수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지 묻는 문제다. 세 커플이 테이블 위에 둘러앉는다고 가정하고, 경우의 수를 구해 보자.

세 커플이 아래 그림처럼 둘러앉았다고 하자. A와 D가 커플일 때 동성끼리는 이어서 앉을 수 없으므로 A는 B 또는 F하고만 앉을 수 있다. 먼저 A와 B, C와 D, E와 F를 한 묶음으로 생각하면,각 묶음이 가, 나, 다 구역에 둘러앉는 방법은 세 가지다. 각 구역에서 남자와 여자가 자리를 바꿔 앉을 수 있으므로 가, 나, 다 구역에서 둘러앉는 방법은 총 여섯 가지가 된다. 마지막으로 각 묶음의 구성원을 한 번 더 바꿀 수 있으므로, 다시 여섯 가지 둘러앉는 새로운 방법이 나온다. 즉, 세 커플이 남녀가 번갈아 앉되 부부끼리 않지 않도록 하는 방법의 수는총 12가지가 된다.
 

하지만 커플 수가 많아질수록 그 방법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일일이 구할 수 없다. 그래서 수학자 자크 투차르는 커플들이 둘러앉는 방법을 계산하는 공식을 만들었다.
 

이 개념을 이용하면 의자 뺏기 게임을 변형할 수 있다. 우선 참가자들을 동성 또는 이성으로 짝을 지어 준 뒤, 원래 의자 뺏기 게임과 같은 규칙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 이전에는 한 명씩 탈락했다면, 변형한 게임에서는 커플 별로 대결하게 된다.

게임에 참가한 커플이 많을 경우, 한 가지 규칙을 더하면 게임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의자에 둘러 앉되, 매번 다른 사람과 짝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즉, 부부문제처럼 미리 정해 놓은 짝과 이어서 앉으면 탈락한다는 조건이다. 이렇게 하면 자리에 앉지 못하는 커플 말고도 탈락하는 커플이 더 생기면서 게임이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아예 의자 뺏기 개념을 없애고, 둘러앉는 방법을 매번 다르게 하도록 게임을 진행할 수도 있다.

가위바위보 변형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가위바위보 최종 형태’라는 그림이 관심을 모았다. 가위와 바위, 보로 서로 이기고 지는 관계를 설정해 놓은 게임에 다양한 요소를 추가한 것이다.

예를 들면 가위가 이기는 것은 원래 보 하나였지만 여기에 뱀과 사람, 나무, 늑대, 스펀지, 종이를 추가했다. 또 가위를 이기는 것은 주먹을 포함해 물, 용, 악마, 빛, 총, 불이 되게 했다.

즉, 원래는 둘이 할 경우 이길 확률이 1/3인 게임이었지만, 다양한 요소를 더해 이길 확률이 7/15인 게임으로 변형된 것이다.


결승전 final 상상 속에서 승부하라!

꺄울~! 깜짝 놀랐네. 하마터면 탈락할 뻔했지 뭐야~. 고양이랑 짝꿍을 하길 잘 했네.
꼬마 펭귄이 제법인걸? 우리 둘 다 초능력을 썼으니, 마지막 게임은 실력으로 겨뤄야 해. 결승전 게임은…, 뭐? 가녀린 나보고 소파를 옮기라고?


문제 1
폭이 1m이고 ‘ㄱ’자 모양으로 꺾인 복도가 있다. 이 통로에서 옮길 수 있는 소파의 최대 단면적은 얼마일까?

이 문제는 캐나다 수학자 레오 모저가 1966년에 만든 것으로, ‘소파 옮기기 문제’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소파가 통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소파의 길이와 폭 같은 요소들만 생각하면 된다. 수학자들은 이 문제를 2차원 평면 문제로 바꿔서 풀이를 시도했는데, 통로를 통과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소파의 모양과 최대 면적을 밝히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통로를 통과하기 위한 소파의 최대 면적은 답이 여러 개 있을 수 있는 ‘열린 문제’로, ‘소파 상수’라고도 부른다.

소파 상수는 1968년 존 해머슬리라는 수학자가 처음 근사값을 구한 이후로 많은 학자들이 연구해 왔다. 해머슬리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소파 문제의 답을 찾았다.


소파 옮기기 문제, 어떻게 풀까?

해머슬리는 통로를 지날 수 있는 소파 중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것은 무엇일지 생각했고,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➊ 소파 폭은 최대 1m다.
➋ 모서리는 반지름이 최대 1m인 사분원이 돼야 한다.
➌ 모서리를 돌아가려면 소파 가운데 부분이 반원 모양으로 파여야 한다.

이 조건에 따라 소파 면적을 구해 보면, 양쪽 사분원의 최대 넓이의 합은 π/4×2=π/2가 된다. 그리고 가운데 부분 넓이는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2r, 1인 직사각형에서 반지름 r인 반원 면적을 빼면 되므로 2r- 1{2}πr²이다. 따라서 소파 상수의 최댓값은 π/2+2r-1/2πr²가 된다.
 

어우~, 무슨 퀴즈가 이렇게 어려워? 게임인지 수학인지 통 알 수가 없네!
어쨌든 둘 다 문제를 못 풀었으니 다시 대결을 해야겠지? 재대결 문제는…, 동전과 치킨으로 만들 수 없는 수를 찾으라고?

문제 2
2펜스와 5펜스 동전, 그리고 각각 다른 수의 치킨 조각을 담은 상자가 있다. 동전과 치킨 조각으로 만들 수 없는 숫자 중 최댓값을 구하라!

수학자들은 동전과 치킨처럼 수학과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것에서도 수학적인 요소를 찾아내곤 한다. ‘동전 문제’는 수학자 퍼디난드 프로베니우스가 2펜스나 5펜스 같은 동전의 단위에서 착안한 문제로, 주어진 몇 가지 단위의 동전으로 만들 수 없는 가장 큰 수가 얼마인지를 묻는 문제다.

동전마다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동전 조합이 주어지냐에 따라 만들 수 없는 가장 큰 수가 달라지는데, 이 수를 ‘프로베니우스 수’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2펜스와 5펜스의 프로베니우스 수는 3이다.

얼핏 보기에 간단해 보이는 이 문제의 풀이는 사실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수학자들은 두 가지 단위의 동전이 주어지는 경우에 대해서는 프로베니우스 수를 구하는 공식을 알아 냈다. 하지만, 세 개 이상의 단위가 주어졌을 때 프로베니우스 수를 구하는 일반적인 공식은 아직까지 풀지 못했다.

그래도 몇몇 세 가지 이상의 단위에 대한 프로베니우스 수는 이미 알려져 있다. 그 중에는 ‘맥너겟 수’도 있다. 맥너겟은 한 패스트푸드 회사에서 만드는 치킨 상품으로, 상자의 종류에 따라 치킨이 6개, 9개, 20개가 들어간다.

앙리 피치오토라는 수학자는 6과 9, 그리고 20으로 만들 수 없는 가장 큰 수가 무엇인지 찾아보았고, 이 세 가지 수로 43보다 큰 모든 정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 냈다. 즉, 치킨 조각 6개와 9개, 20개가 들어 있는 상자로 43개보다 많은 치킨은 얼마라도 딱 맞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피치오토는 이 숫자에 맥너겟 수라는 별명을 붙였다.


수학놀이의 神 명예의 전당 수학자들이 사랑한 레크리에이션 수학!

크핫핫! 역시 승리의 여신은 언제나 나의 편! 산수 레이스에 이어 수학 놀이 레이스까지 우승하다니~, 이제 다들 내가 석사 출신인 거 인정하지? 상금으로 동전 문제에서 쓴 동전과 치킨 조각 43개까지 받았더니, 주머니와 뱃속 모두 두둑하군~!
수학놀이 레이스에서 우승한 것을 축하합니다! 자, 그럼 이제 수학놀이의 神 명예의 전당으로 들어오시죠!

 

1. 루이스 캐럴(1832~1898)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지은 19세기 영국 수학자. 본명은 찰스 럿위지 도지슨이다. 기하학과 행렬, 퍼즐과 게임 분야에서 12권 안팎의 책을 낼 정도로 수학 분야에서도 왕성히 활동했다.

2. 헨리 듀드니(1857~1930)
19세기 영국 수학자이자 작가로,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퍼즐 발명가로 불린다. 주로 신문과 잡지에 수학 퍼즐을 연재하면서 활동했는데, ‘SEND+MORE=MONEY’처럼 문자의 뜻까지 통하는 복면산을 만들었다.
 

3. 마틴 가드너(1914~2010)
20세기 최고의 놀이 수학 전문가로 꼽힌다. 종이를 접어 만든 6면체인 플렉사곤과 정사각형 퍼즐인 폴리노미노, 소마 큐브, 펜로즈 타일링 등 사람들이 즐기는 수많은 수학 게임들을 가장 처음 소개했다. 놀라운 점은 고등학교 이후로 학교에서 수학을 배운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이다.

4. 존 호턴 콘웨이(1937~)
지금도 왕성히 활동하는 천재 수학자이자 게임이론의 대가. 새싹게임을 비롯해 생명게임, 읽고 말하기 수열 같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었다. 콘웨이가 만든 게임은 일반인 뿐 아니라 수학자들도 즐겨 연구하고 있으며, 컴퓨터과학과 경제학 등에도 쓰이고 있다.

우리말로 ‘놀이수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 수학’은 엄연한 수학의 연구 분야 중 하나다. 수많은 수학자들이 새로운 게임을 만들거나, 때로는 사람들이 즐기는 놀이와 게임 속에서 수학적인 요소를 찾아내는 연구를 해왔다.

수학자들이 이렇게 레크리에이션 수학을 연구하는 이유는 그 자체로도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나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의 규칙과 참가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연구하는 ‘게임 이론’은 2012년 노벨상 수상자인 로이드 섀플리와 앨빈 로스 교수를 비롯해 수많은 수학자들이 연구하는 현대 수학의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크하하! 그럼 내가 수학 대가들과 함께 ‘수학놀의 神’으로 명예의 전당에 등극하는거로군. 좋아~. 그럼 나도 사진을 찍어야 하나?
자~. 우승자님은 여기를 봐 주세요. 이제부터 수학놀이 명예의 전당에 보관할 초상화를 그릴 예정입니다. 제가 포즈를 말씀드릴 테니, 그림을 그리는 동안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 주시기 바랍니다.
어? 국민 메뚜기 형! 형이 여긴 웬일이야?
에헴! 국민 메뚜기라뇨? 금시초문인데요? 자, 시간이 없으니 어서 포즈를 취해 주세요. 한 손에는 상금으로 받은 동전을 손바닥에 올려 주시고~, 다른 손에는 치킨 조각을 들고 있어 주세요. 그리고 한쪽 다리는 이렇게 들어 주시면 됩니다. 그렇게 다섯 시간 동안 서 계시면 제가 아주 멋진 초상화를 그려 드리겠습니다.
뭐야, 이거 뭔가 이상하잖아! 이게 무슨 상이야~? 이건 벌이라고! 나 완전 속은 거 맞지? 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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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3월 수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 일러스트

    소슬랑
  • 사진

    Lees, 최영준 기자, 동아일보, 위키미디어, 포토파크닷컴, KBS, SBS, Shutterstock Photo 외
  • 도움

    강우석(고려대학교 수학과 박사), 고기형(카이스트 수리과학부 교수), 방승진(아주대 수학과 교수)
  • 기타

    [참고자료] 마틴 프로버트의 논문 <String Figures and Knot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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