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수학동아가 도서관으로 찾아간 그 두 번째 이야기. 아직도 기자의 팔을 잡아당기며 매주 수업하고 싶다던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이번 MIE(Magazine In Education) 수업은 조금 특별한 만남이었습니다. 아마도 수학동아 독자들 중 가장 어린 독자들일 거예요.
지난 4월 12일,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근처에서 학교를 다니는 초등학교 1~3학년 학생들 20명과 함께했거든요.
이날 찾아간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은 1979년 ‘세계 어린이의 해’ 를 기념하며 우리나라에 최초로 세운 어린이도서관이에요. ‘어린이와 함께 성장하며 미래를 열어가는 도서관’ 이라는 슬로건 아래 어린이들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곳이기도 하고요. 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 어린이들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어요. 실내가 정말 예쁘게 잘 꾸며져 있었거든요.
기자는 수업을 준비하면서, 저학년 학생들이라 기사 내용이 너무 어려우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어느 때보다도 긴장한 채, 학생들을 만났죠. 이날은 수학동아 4월호 기획기사 ‘지도는 지구의 전개도?’ 를 함께 공부했는데, 입체도형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학교에서 공부하지 않은 저학년 학생들이어서 간단한 종이접기로 수업의 문을 열었어요.
간단한 방법으로 만든 삼각기둥을 이용해 각자 예쁜 이름표를 만들었어요. 처음 만나는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불러주기 위해 생각해낸 ‘깜짝 아이디어’ 였죠. 삼각기둥 이름표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삼각기둥을 비롯한 입체도형을,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사물에서 찾아볼 수 있었어요. 필통은 사각기둥, 연필은 육각기둥, 색연필은 원기둥인 것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이 모두 입체도형이라는 사실을 공부했죠.
다른 것보다 입체도형을 먼저 공부한 이유는 공 모양인‘지구’를 이해하기 위해서였어요. 공 모양을수학에서는‘구’라고 부르거든요. 안수민(서울 미동초 3년) 학생은“구는 지구의 모양을 닮아서, 지‘구’의 뒷글자를 본떠 ‘구’ 라고 부르는 것 같다”고 상상력을 발휘해 말하기도 했답니다.
때마침 4월은‘지구의 날(4월 22일)’이 있는 달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날 평소 지구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을 마구 쏟아내며 지구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죠.
특별히 100분으로 구성된 수업시간이라 쉬는 시간을 가진 뒤, 두 번째 시간에는‘지도’에 대해 집중했어요. 지도를 잘 그리기 위해선 맞닿아 있는 나라를 다른 색으로 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학생들과 함께 직접 색칠해 봤어요. 간단한 다각형 모양의 지도부터 MIE 워크시트에 나와 있는 복잡한 모양의 지도까지 5가지 색으로 칠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색을 하나씩 줄여가며 최소한의 색으로 지도를 색으로 칠하는 활동을 했답니다. 어떤 지도는 3가지 색으로 칠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지도는 4가지 색을 이용해야 했어요. 서예찬(서울 개운초 3년) 학생은 직접 색칠하면서 깨달은 점을 발표했어요.
“3가지 색으로 칠할 수 없는 지도를 살펴보니, 어떤 한 지역을 빙 둘러싸고 있을 때, 둘러싸고 있는 지역의 개수가 짝수라면 3가지, 홀수라면 4가지 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는 ‘4색 정리’ 라고 하고, 어떤 지도든지 4가지 색이면 맞닿아 있는 지역을 모두 구분할 수 있다는 수학 이론 중 하나죠. 참여한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궁금증도 많고 호기심도 왕성한 학생들이라 어느 때보다 재미있고 알찬 수업이었어요. 만약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