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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보던 시집을 뺏어들고 천천히 책장을 넘기는 소희. 이상의 시를 읽다가 갑자기 웃음을 띤다. 나름 재미있는 시를 발견했나보다.
 

역삼각형의 유희
 

아하, 새로운 걸 알았네요. 아빠, 그런데 ‘∇의유희’는 다른 시와 달리 흥겨운 느낌이에요.

‘∇은춤을추었다’고 하는데, 여기서 역삼각형은 촛불을 의미한단다. 즉 촛불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춤을 춘다고 말한 거지. 또 굴곡한 직선은 촛불의 심지가 타들어가며 돌돌 말린 모습을, 마지막 연에 나오는 1, 2, 3은 촛불의 불꽃이 점점 커지면서 사방이 밝아지는 모습을 수를 통해 시간적으로 표현한 거란다.

아빠의 설명을 들으니 촛불이 연상돼요. 그러고 보니 가수들이 춤추는 구도도 역삼각형이었는데, 그걸 쓰고도 깜박했네요. 히히. 그런데 왜 시에 띄어쓰기가 없어요?

아, 그건 너가 본 대부분의 시가 일본어로 쓰여져서 그래. 일본어는 원래 띄어쓰기가 없단다.

아하, 전 다른 의도가 있는 줄 알았어요. 시를 보면서 설명을 들으니 이상의 문학적 재능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수학적 재능을 보여 준 실제 사례가 있나요?

이상은 건축기사로 총독부에 재직할 때 독특한 계산법을 발견해 동료를 놀라게 할 정도로 수학적 재능을 보였단다. 수학자들은 그가 현대수학을 배우지 않았음에도 탁월한 통찰력으로 현대수학의 양상을 직관적으로 알았다고 생각하지. 김용운 교수님은 그의 탁월한 수에 대한 감각과 비상한 계산력을 볼 때 그가 수학자였다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야.

이야, 정말 대단한 분이네요. 다 이해하진 못 했지만 아빠 덕에 오늘 좋은 분을 알았어요.

그래, 우리 소희 덕분에 아빠도 자료에 쌓인 먼지를 털 수 있게 됐구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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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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