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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활 속 안전 지킴이

21개, 4.6cm, 100m. 이미 정해진 수에는 안전을 위한 수학적 계산이 숨어 있다.

병뚜껑의 톱니 수는 왜 21개?
 

병뚜껑에는 다양한 문양을 새길 수 있어 수집가의 소장품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병뚜껑 안쪽에 글씨를 넣어 경품 행사에 활용하기도 한다.


음식점에서 시원한 콜라를 주문하면 항상 병따개가 따라온다. 꺼끌꺼끌한 콜라병의 뚜껑을 따려면 병따개를 대고서 약간 힘을 줘야 한다. 사이다병이나 맥주병도 하나같이 금속 재질에 뾰족한 톱니가 달린 병뚜껑이 달려 있다. 톱니 수를 세어 보면 똑같이 21개다. 병뚜껑의 톱니 수에 무슨 비밀이 숨겨진 건 아닐까?

톱니 모양의 병뚜껑은 아일랜드 출신의 미국 발명가 윌리엄 페인터의 집요한 노력의 결실로 탄생했다. 그는 1887년 몇 번이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병마개를 먼저 개발했다. 하지만 병마개를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부서지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병에 담긴 내용물에 대한 품질을 인정받기 힘든 것도 문제였다. 비싼 술을 담아 팔려고 해도 똑같은 병에 값싼 술을 담아 재활용한 병마개를 쓰면 둘을 구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원점으로 돌아간 그는 딱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병뚜껑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맥주거품이 새나가지 않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방법에 더욱 집중했다. 마침내 1891년 병의 끝부분에 홈을 파고 톱니모양으로 생긴 병뚜껑으로 입구를 막는데 성공했다.

톱니의 수는 병 속 가스의 압력을 버틸 수 있으면서도 병을 딸 때 너무 힘들지 않을 정도가 적당했다. 1892년 미국 특허를 받을 때 톱니의 수는 24개였다. 그 뒤 자동기계가 나오고 주석판을 입힌 새로운 재질이 개발되면서 톱니를 21개로 줄이고도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됐다. 현재 병뚜껑 톱니 수의 세계 규격은 21개다. 이보다 적으면 병을 흔들 때 가스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뚜껑이 열릴 수 있다. 21개보다 많으면 병을 딸 때 힘이 너무 들어가 병이 깨져 다칠 수도 있다. 이 병뚜껑은 톱니모양이 왕관과 비슷하다고 해서 ‘왕관뚜껑’(crown cap)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안전띠의 폭에 숨겨진 비밀

수학여행 철을 맞아 간간히 고속버스 교통사고 소식이 들린다. 안전띠가 큰 사고를 막았다는 기사는 안전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사람은 시속 7km로 달리다 부딪히는 사고에서는 스스로를 보호 할 수 있다. 천천히 자전거를 타다가 갑자기 멈추는 때와 비슷한 경우다. 보통 사람이 두 팔로 버틸 수 있는 힘은 50kg, 다리로는 100kg, 합치면 120∼200kg 정도다. 하지만 시속 20km로 달리다가 사고가 나면 몸무게의 6~7배에 이르는 충격을 받는다. 시속 60km로 달리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몸무게 60kg인 사람이 사고가 나서 0.02초동안 충격을 받았을 때 운전자가 받는 힘을 살펴보자.
 


 

이것은 5층 건물에서 떨어지는 충격과 같다. 머리나 무릎의 한 부위에 이 힘이 그대로 전해지면 크게 다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전띠는 이 힘을 몸 전체로 넓게 나눠주는 역할을 한다. 폭 5cm, 몸에 닿는 길이가 1m인 안전띠를 착용했을 때 몸이 받는 압력은 다음과 같다.
 


이 크기의 압력이면 안전띠 주변의 피부 혈관을 터뜨려 멍이 들 수 있지만, 비록 멍이 들더라도 더 큰 부상을 막을 수 있기에 안전띠는 생명띠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물론 안전띠의 폭을 넓게 만들면 더욱 안전할 수 있다. 경주용 차에 쓰이는 안전띠는 폭이 7.6cm나 된다. 하지만 안전띠의 폭이 넓으면 띠가 꼬이기 쉽다. 매일 자동차를 탈 때마다 안전띠가 꼬이는 것을 신경쓰기는 어려운 일이다. 현재 자동차 안전띠 폭의 국제규격은 4.6cm 이상이다. 국산차에 달려 있는 대부분의 안전띠는 폭이 약 4.7cm다. 안전띠의 넓이가 이보다 좁으면 몸이 받는 압력이 커져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안전띠가 꼬인 채로 착용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안전띠의 역사
 

미국안전협회는 안전띠를 착용하면 사고가 났을 때 골절상은 2.7배, 의식불명은 8.4배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안전띠는 1800년대 후반 영국의 항공기술자인 조지 케일리 경이 처음으로 개발했다. 하늘에서 흔들리는 비행기에서 비행사를 좌석에 고정시키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자동차용 안전띠는 1885년 미국의 에드워드 클래그혼이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1936년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이 등장하면서 안전띠는 점차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때까지 안전띠는 허리만 감싸는 게 전부였지만 1951년 미국의 닐스 볼린이 어깨도 함께 감싸는 안전띠를 개발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우리나라는 1987년에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했다. 2001년부터 안전띠매기 운동을 펼치면서 차를 타면 안전띠를 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로 자리잡았다.


앞차와의 안전거리 구하기

고속도로에는 앞차와의 안전거리 100m를 유지하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체육시간에 100m 달리기할 때를 생각하면 꽤 먼 거리인데 앞차와 이렇게 멀리 떨어져야 하는 이유는 뭘까? 안전거리는 엄밀한 계산 끝에 나온 결과다.
 

앞차가 갑자기 정지했을 때 충돌을 피하려면 정확한 계산에 따른 안전거리를 지킬 필요가 있다.


운전자의 눈이 앞에 일어난 상황을 발견하고 머리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라는 명령을 내리기까지 0.4~0.5초가 걸린다. 오른발을 가속페달에서 브레이크로 옮기는 데는 0.2~0.3초, 브레이크가 실제 작동하는 데는 0.1~0.2초가 걸린다. 총 0.7~1.0초가 걸리는 셈이다. 이 시간 동안 차는 계속 달린다. 차의 속력이 시속 100km라면 1초에 27.8m를 움직인다. 같은 방법으로 80km일 때는 22m, 50km일 때는 14m가 나온다.
 


브레이크가 작동하더라도 멈출 때까지 차는 일정 거리를 미끄러지듯이 움직인다. 도로의 상태나 차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아스팔트 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던 차는 49.3m가 지나서야 멈춘다.
 


 시속 80km일 때는 31.4m, 50km일 때 는 12.3m를 나가서야 자동차가 멈춘다. 그러므로 안전거리는 속력에 따라 각각 약77m, 53m, 26m가 나온다. 여기에 자동차의 길이와 여유거리를 포함한 것이 안전거리다. 빙판길이나 빗길에서는 마찰력이 더 낮아져 속력을 낮추거나 안전거리를 더 길게 잡아야 한다. 고속도로에선 흰색 실선 하나의 길이가 10m, 간격도 10m이므로 흰선 5개 사이의 거리를 100m로 계산하면 안전거리를 가늠하기 쉽다.
 

도로의 마찰계수는 도로와 자동차가 서로 닿아있을 때, 접촉면에 작용하는 마찰력의 크기와 자동차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힘의 크기의 비율이다. 마른 아스팔트의 마찰계수는 0.8, 빗길은 0.5, 빙판길은 0.3이다.
 

2009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이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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