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을 막는 데 쓰이던 백신의 원리를 암이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질환에도 적용하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어. 백신으로 정말 독감뿐 아니라 다른 병까지 치료할 수 있을까?
면역력으로 몸을 지키는 원리
백신은 홍역이나 독감 같은 감염병을 예방하는 데 주로 사용돼 왔어요. 최근 과학자들은 백신의 원리를 감염병이 아닌 다른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연구 대상은 암과 알츠하이머병, 고혈압 등이에요. 질병과 관련된 특정 물질을 면역세포가 알아보고 공격하거나 제거하도록 유도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는 방식이지요.
특히 암 분야에서는 mRNA를 활용한 백신 연구가 활발해요. mRNA를 정교하게 설계해 암세포에서만 발견되는 특정 단백질이나 변이를 백신으로 면역세포에 알리는 원리예요. 아직 예방보다는 치료를 목표로 해요. 이미 생긴 암을 없애기 위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도록 훈련하는 원리예요.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암 변이는 환자마다 달라서 개인 맞춤형 mRNA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며 “mRNA 암 백신은 아직 모든 사람에게 효능을 보이지 않아 효능을 더 끌어올리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최근에는 췌장암 위험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KRAS라는 유전자 변이를 겨냥한 예방용 mRNA 백신도 시험 중이에요. 암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게 아니라 암이 생기기 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어요.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불필요한 단백질 조각이 쌓여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질병이에요.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면 기억력과 인지능력 등이 점차 나빠져요. 이때 뇌에 쌓인 단백질 조각들을 면역체계가 찾아 없애도록 하는 백신이 연구되고 있어요.
고혈압은 혈관 속 혈액의 압력이 높아져 몸에 나쁜 영향을 주는 병이에요. 최근에는 혈압을 높이는 물질을 공격하도록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고혈압 치료용 백신도 시험 중이에요.
이런 연구가 성공하면 일부 질환에서는 약을 자주 복용하는 부담을 줄이거나 새로운 예방·치료 방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요. 이미 진행된 병을 늦추는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도 있죠. 아직 대부분은 연구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로 사람에게 얼마나 안전하고 효과적인지는 더 확인해야 해요.
예병일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는 “백신을 ‘감염병을 막는 예방약’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력을 이용해 병과 싸우게 하는 방법’이라고 넓게 보면 암이나 알츠하이머병 치료 백신이 왜 연구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오랫동안 감염병 예방에 도움을 준 백신이 암과 같은 질병을 극복하는 데도 쓰일 날을 기대해 봐요!
흑색종
mRNA 암 백신으로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 흑색종의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어요. 환자의 종양 조직에서 유전 정보를 얻어 개인 맞춤형 백신을 만들어요.
뇌종양
환자의 면역세포를 채취해 암세포의 항원을 알아보도록 훈련한 뒤 다시 몸에 넣어요. 이 면역세포는 몸속 다른 면역세포에 암세포의 특징을 알려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도록 이끌어요.
알츠하이머병
백신으로 백혈구의 일종인 면역 B세포를 자극해요. B세포가 만든 항체는 뇌에 쌓이는 불필요한 단백질을 찾아 제거하도록 도와요.


